손태영 논란, 특혜논란이 팬덤을 만났을 때[기자수첩]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8.12.03 17:50 / 조회 : 7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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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손태영 / 사진=스타뉴스


지난 1일 열린 2018 멜론뮤직어워드에 시상자로 참석했던 배우 손태영과 관련한 '특혜 논란'이 뜨겁다. 손태영을 따라 시상식에 갔던 아들과 조카가 가수들이 앉는 자리에 앉아 공연을 관람하는 모습이 팬들의 카메라에 포착됐기 때문이다.

시상식 직후만 해도 인증샷을 SNS에 게재하는 등 문제를 감지하지 못했던 손태영 측은 뒤늦게 사과와 해명에 나섰다. SNS 사진도 삭제했다. 손태영 소속사 H8컴퍼니의 미숙한 초기 대응은 불필요한 논란을 키웠다. 3일 재차 사과한 소속사 측은 주최 측의 인솔에 따랐던 것이라고 난감해 했지만 "아이들이 가수석에 앉았다는 사실을 처음엔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 "그 자리에 앉았던 자체가 잘못이다. 인정하며 거듭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럼에도 논란은 쉬 가라앉지 않았다. 시상식의 한 순간에서 불거진 사안이 연이틀 인터넷을 달구며 이슈를 독점하다시피 한 셈이다.

축제이자 이벤트인 시상식이나 공연장에선 공과 사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일이 왕왕 있다. 하지만 지켜야 할 선이 있다. 문제가 된 '가수석'은 시상식의 수상자이자 공연장의 주인공인 가수들을 위한 자리다. '가수석'은 팬들에게는 의미가 더 크다. 시상식 티켓을 확보하기 위한 엄청난 경쟁률을 견디고 스타들을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엄청난 투자를 아끼지 않는 팬들은 '특혜'라며 격분했다. '특혜'라는 말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수시로 카메라가 비추는 자리에 시상식이나 공연과 무관한 시상자 가족을 앉혔다는 자체가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임은 분명하다.

금수저와 흙수저란 말이 공공연히 쓰이는 시대. 공정한 출발선에 대한 갈망이 뜨거울수록 '갑질'과 '특혜'에 민감하다. 비록 손태영 측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지만, 아이들이 쓰던 담요를 가수에게 넘기고 간 게 아니냐며 '담요 논란'까지 인 것은 사건을 바라보는 일반의 시선이 어떠한가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비록 가요 시상식의 한 순간이었다 하나 그것이 촉발시킨 금수저, 특혜, 갑질이란 단서들이 인기 가수의 팬덤을 건드렸으니 폭발력이 더하다. 아이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주고 싶었던 손태영의 심정을 십분 이해한다 해도 공과 사의 희미한 경계, 개인의 추억과 공적인 활동의 오묘한 경계 속에서 선을 넘은 처신이었다는 점은 아쉽다.

뒤늦게 입장을 밝힌 멜론뮤직어워드 측은 "현장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 것은 우리의 책임"이라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시상식에 참석한 아티스트, 팬 분들에게 너무 죄송하다. 이번 사례를 교훈 삼아 더 운영에 주의를 기울이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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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영화대중문화 유닛 김현록 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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