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 몸값 기준은 '황재균 88억'... LG·롯데 움직일까 [FA 리포트 ②]

박수진 기자 / 입력 : 2018.11.21 15:17 / 조회 : 53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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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골든글러브상을 수상한 직후 최정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FA 리포트]

'스토브리그의 꽃' FA(프리에이전트) 시장이 문을 열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20일 2019년 FA 자격 선수로 공시된 22명 중 권리 행사의 승인을 신청한 선수 15명의 명단을 공시했다. SK 이재원, 최정, 두산 양의지, 한화 송광민, 이용규, 최진행, 넥센 이보근, 김민성, 삼성 윤성환, 김상수, 롯데 노경은, LG 박용택, KT 금민철, 박경수, NC 모창민 등이다. 스타뉴스는 이들 FA 승인 선수들의 강점과 약점, 거취 전망, 그리고 적정 몸값 등을 집중 분석해 차례로 연재한다.

① '최대어' 양의지, 적정 몸값은? "김현수에 근접할 것"

② 최정, 몸값 기준은 '황재균 88억'... LG·롯데 움직일까

이번 FA 시장의 '최대어'로는 양의지(31·전 두산)뿐 아니라 최정(31·전 SK)을 빼놓을 수 없다. 명실상부한 리그 최고의 홈런왕이 매물로 나왔다. 최정은 지난 2015시즌을 앞두고 맺은 첫 FA 계약(4년 보장금액 86억원)을 마치고 두 번째 FA 대박을 노린다.

◆ 장단점 - SWOT 분석

S(Strength : 강점)

지난 2005년 1차 지명으로 SK 유니폼을 입은 최정은 신인 시절부터 줄곧 1군 무대에서 활약했다. 어린 나이부터 1군 생활을 시작한 최정은 KBO 리그와 SK를 대표하는 야수이자 거포로 성장했다.

최정은 2년 차 시즌인 2006년부터 꾸준히 10홈런 이상을 기록하며 올해까지 13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냈다. 2016년 40홈런으로 생애 첫 리그 홈런왕에 올랐고, 2017년 46홈런으로 2년 연속 홈런왕에 등극했다. 2018년엔 35홈런으로 다소 주춤하긴 했지만 OPS(출루율+장타율) 0.915로 리그 전체 3루수 가운데 가장 높았다.

타선에 최정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무게감이 크게 달라진다. 최정은 2018 한국시리즈 두산과 6차전에서도 3-4로 뒤진 9회초 2사 후 조쉬 린드블럼을 상대로 극적인 솔로 동점포를 쏘아올리며 '게임 체인저'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만큼 상대 투수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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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의 수비 장면
수비 역시 준수한 편이다. KBO 리그 골든글러브 수상 경력 5회로 현역 3루수 가운데 가장 많다. 2018시즌 규정 이닝을 채운 3루수 가운데 수비율 0.958(11실책)로 리그 5위에 해당하는 수치이지만, 여전히 리그 최고의 3루수라는 데 대해선 전혀 이견이 없다.

야구 선수로 전성기로 향하는 시점에서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4개나 가지고 있는 것도 강점이다. 무엇보다 우승팀의 3루수라는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 우승 DNA를 갖고 있다는 이야기다.

W(Weakness : 약점)

최정의 약점을 찾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지만, 굳이 꼽자면 많은 삼진이다. 홈런 타자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이기도 하다. 최정은 2018 정규시즌 129개의 삼진을 당했다. 리그 9위에 해당한다.

또 이번 시즌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가운데 타석당 삼진율 역시 26.4%로 매우 높다. 한화 이성열(27.1%), 넥센 임병욱(26.6%)에 이은 3위다. 쉽게 말해 전체 타석의 1/4 이상이 삼진이라는 이야기다.

몸에 맞는 공으로 인한 부상 우려도 잠재적인 약점이다. 최정은 통산 226사구로 리그 역사를 통틀어 가장 많이 투구에 얻어맞는 선수다. 이번 시즌도 23개의 사구로 2위 KIA 나지완(19개)과 꽤 많은 차이를 보였다. 상대 투수의 몸쪽 공략, 최정의 타격 위치 등 복합적인 이유가 있지만 부상의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는 점은 분명 강점보다는 약점이다.

O(Opportunity : 기회)

야구에서 3루수라는 포지션은 매우 중요한 자리다. 비교적 빠른 타구가 많이 오는 자리이기 때문에 '핫 코너'라는 별칭이 붙는다. 기습 번트와 까다로운 땅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1루와 거리가 가장 멀기 때문에 수비 부담이 다소 높다. 그렇지만 유격수만큼의 부담은 없기에 평균 이상의 타격 능력을 요구하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SK의 3루는 2007년부터 모두 최정의 몫이었다. 그만큼 최정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최정의 맹활약에 힘입어 SK는 4번의 한국시리즈 우승(2007, 2008, 2010, 2018년)을 차지했다.

그만큼 SK에서의 최정의 위상은 절대적이다. 김광현(30)과 함께 SK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이다. 나주환, 최항, 강승호 등 3루 수비가 가능한 내야수들이 꽤 있지만 최정을 대체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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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최정(오른쪽)이 극적인 동점 홈런을 쏘아올린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사진=SK 제공
SK는 최정을 무조건 잡는다는 입장이다. 단장에서 감독으로 자리를 옮긴 염경엽 신임 감독은 취임 선물로 내부 FA인 이재원과 최정을 동시에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구단도 전담 협상팀을 꾸려 내부 FA에 대한 협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최정과 긍정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다른 팀의 참전 등 외부적인 변수가 있지만 내부적으로 몸값에 대한 적정선을 정한 상태다. 조만간 최정 선수와 만남을 가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T(Threat : 위기)

예년보다 얼어붙는 시장 환경이 위기다. 각 구단의 전반적인 기조가 FA 구매보다는 육성으로 바뀌는 흐름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 9월 10개 구단과 협의를 거쳐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에 제시했던 FA 제도 개선안도 이같은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선수협의 반대로 도입이 무산됐지만 FA 계약 최대 금액을 4년 80억원으로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

최정은 2015시즌을 앞두고 이 금액을 넘어서는 조건으로 한 차례 계약을 맺었다. 불과 1년 전 비슷한 비교 대상인 3루수 황재균(31)이 KT 위즈와 4년 88억원에 계약한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10개 구단이 합의했던 4년 80억원의 심리적 제한선이 분명 존재한다.

◆ 행선지 - 3루수 급한 LG·롯데, 참전할까

현재 3루수가 가장 급한 팀으로는 LG와 롯데가 꼽힌다. LG의 2018시즌 주전 3루수는 양석환이었다. 144경기 가운데 109경기에 선발 출전했고, 수비 이닝은 882이닝에 달한다. 3루수로 활용할 계획을 갖고 영입했던 외국인 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는 부상으로 인해 3루수 선발 출장 경기가 32경기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양석환이 2019시즌을 앞두고 군 입대를 준비하고 있다.

롯데 역시 3루가 고민이다. 2017시즌과 2018시즌 마땅한 3루수를 찾지 못했다. 2018시즌 신인 한동희를 비롯해 김동한, 전병우, 황진수를 기용해 봤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다만, LG와 롯데는 최근 수년간 FA 시장에 쏟아부은 금액이 수백억원에 달하는 것이 부담이다. LG는 차우찬(4년 95억원)과 김현수(4년 115억원)를 잇달아 영입했고, 롯데 역시 손아섭(4년 98억)과 민병헌(4년 80억원) 계약에 거금을 투자했다.

LG와 롯데보다는 떨어지지만 한화도 무시할 수 없는 팀이다. 주전 3루수 송광민이 FA 선언을 함에 따라 3루 자리를 채워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우선 송광민 잔류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되지만, 최정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몸값 - 황재균 88억원이 참고사항 될 듯

그렇다면 최정의 적정 몸값은 얼마일까. 야구계 관계자들은 최정의 1차 FA 계약 규모(4년 보장금액 86억원)보다는 적은 계약이 나올 것이라 바라보고 있다. 2018시즌 예상치 못한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 해설위원은 최정에 대해 "이번 시즌 부상도 있었고, 부진도 있었다"며 "다시 한 번 큰 액수의 계약을 맺기에는 개인적으로 미지수로 본다. 분명 SK에서 재계약 의지는 있는 것 같지만, 홈팀 디스카운트가 적용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대 의견도 있다. 한 관계자는 "최정은 SK의 상징적인 선수"라며 "FA 재취득을 앞두고 우승을 차지했을 뿐 아니라 3년 연속 30홈런 이상을 때려낸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다. 1년 전 체결된 황재균의 계약 조건(4년 88억원)을 분명 참고할 것이다. 예우 차원으로 황재균보다 높은 금액을 안겨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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