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JK "RM과 함께한 'Timeless', 가장 멋진 음악 중 하나"(인터뷰③)[스타메이커]

[스타메이커]⑭ 필굿뮤직 타이거JK 대표

이정호 기자 / 입력 : 2018.11.21 10:30 / 조회 : 2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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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창현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올해로 데뷔 20주년이다.

▶이런 부분에 무감각하다. 주변에서 20주년이라고 해서 그때 알았다. 특별한 소감은 없지만 지난 20년을 돌아보면 감회가 새롭긴 하다. 제 인생은 힙합을 시작한 이후 투쟁의 연속이었다. 아무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할 때 전인권, 이소라, 유리상자 같은 선배님들이 제가 노래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셨다. 늘 욕먹고 지적당하면서도 목숨을 다 바치며 음악을 해왔는데 어느 순간 팬들이 생기고 앨범 100만장을 팔았다. 척수염 투병부터 각종 사건들까지 사고들도 많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다 고마운 기억이다.

-지난 20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무브먼트 콘서트가 기억에 남는다. 그때도 함께하던 친구들 모두 회사가 달랐는데 하나의 콘서트로 뭉친 것이다. 지금이라면 불가능한 일이다. 다행인 것이 그때는 우리의 움직임과 뜻을 회사에서 이해해줬다. 특히 콘서트가 기억에 남는 것은 제가 그때까지만 해도 척수염 투병 사실을 숨겼다. 무브먼트 동료들에게도 숨겼었다. 그러나 나 하나 때문에 이 무대가 망가지는 것이 싫었다. 걷는 것도 힘든 상황에서 지팡이를 집고 무대에 올랐다. 마이크를 잡으니 에너지가 생기더라. 무대를 마치고 쓰러졌다.

-마지막 앨범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의 성적이 눈길을 끈다.

▶제가 20년 동안 한 길만 파니까 다들 '힙합의 선구자', '힙합의 전설'이라고 말씀해주시는데 사실 저는 차트에 오른 적이 없다. 늘 마니아층의 음악이었고, 팝 시장의 흐름과는 상관없이 새로운 것만 시도했었다. 심지어 팬들 사이에서도 욕도 많이 먹었다.(웃음) 그러나 차트에 맞춰서 음악을 만들면 개성이 없다. 모두 똑같다. 그런 음악을 하긴 싫었고 지금도 싫다. 이번에도 차트에서 순식간에 없어지길래 신경도 쓰지 않았는데, 밤에 윤미래가 "큰일 났다"며 깨우더라. 보니까 미국에서 1위를 했다. 제가 평소에 좋아했던 아티스트들이 내 밑에 있더라. 물론 RM의 힘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도 그 곡을 통해 30곡이나 발표한 드렁큰타이거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앨범을 듣다가 팬이 됐다는 반응이 많다. 앨범을 만드는데 고생을 많이 했다. 보상받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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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창현 기자


-RM의 참여는 어떻게 이뤄진 것인가.

▶5년 전에 방시혁이 방탄소년단을 소개해주며 RM과 친분을 쌓았다. 그러다 RM과 드렁큰타이거 마지막 앨범 콘셉트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비트를 고르면서 자연스럽게 진행하게 됐다. 원래는 다른 곡을 하려고 했는데 RM도 욕심이 생겼는지 붐뱁을 하고 싶다고 하더라. 또 가사에 대해 길게 고민을 했다. MC로서는 당연히 해야되는 일이다.

-타이거JK를 향한 헌사가 담긴 가사가 인상적이다.

▶가사를 처음 보고선 '이럴 필요가 없다'고 했다. 쉽게 말해서 자기 자랑이 담긴 요즘 트렌디한 랩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전혀 다른 방향의 가사가 나왔다. 굳이 오마주할 필요 없다고 했는데 이렇게 하는 게 맞다며 자신을 믿으라고 하더라. RM이 드렁큰타이거 이름이 가지는 가치를 역사적인 의미로 남겨야 한다고 했다. 누군가는 드렁큰타이거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 한다면서. 정말 고마웠다.

-RM과 함께 아예 대중적인 곡을 했다면 반응은 더욱 뜨거웠을 것이다. 고려는 하지 않았나.

▶물론 RM과 대중적인 노래를 함께 했으면 큰 수확을 거둘 수 있다. RM은 생각하는 것보다 큰 영향력을 가진 친구다. 유엔에서 연설을 하고, 그 친구들의 공연 때문에 뉴욕 지하철이 연장됐다. 그런 RM과 오리지날 붐뱁 사운드에서 랩을 한다면, 지금 시대에서 가장 멋있는 음악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인터뷰④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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