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천의 얼굴' 조우진, 이번엔 분노유발자③

[★리포트]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8.11.20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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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국가부도의 날'의 조우진 / 사진='국가부도의 날' 스틸컷


조우진이 대중에 처음 발견된 건 불과 3년 전. 영화 '내부자들'에서 직업적인 무표정을 띠고서 이병헌의 손목을 자르던 무명의 배우는 강렬하고도 무시무시했다.

그렇게 단숨에 관객을 사로잡아버린 조우진은 현재 충무로에서 가장 바쁜 배우다. 드라마 '도깨비'와 '미스터 션샤인', 영화 '더킹', '보안관', '남한산성', '강철비', '1987', '창궐' 등 수많은 작품을 거쳤다. 흰 피부에 다소 왜소한 체구, 날렵한 눈매가 작품마다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다가올 만큼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오는 28일 개봉하는 '국가부도의 날'에 이르러 조우진은 다시 한 번 작심한 악역을 선보인다. 1997년 대한민국 국가 부도의 위기에 벌어진 IMF 협상의 막전막후를 그린 이 작품에서 그는 재정부 차관 역할을 맡았다. 경제부처 관계자들이 모인 위기대책반을 이끌면서 김혜수가 맡은 한국은행 통화정책팀 팀장 한시현과 사사건건 대립하는 인물이다. 그는 걷잡을 수 없는 위기를 나라를 바꿀 기회로 여기고 IMF를 협상 테이블에 끌어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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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국가부도의 날'의 조우진 / 사진='국가부도의 날' 스틸컷


조우진은 여전히 놀랍다. 어느 순간에도 긴장하거나 당황하는 법 없는 조우진의 재정부 차관은 국가의 위기상황을 부도 위기 1주일 전까지도 몰랐던 정부 엘리트의 안일함을 보여주는 듯하다. 하지만 단순한 무지가 아니다. 그 속내는 더 시커멓다. 국민들의 삶이 걸린 위기를 도리어 새로운 판을 짤 기회라 생각하는 그는 유리한 협상 결과를 끌어내기보다는 한 몫을 챙기는 데 급급한 모양새다. 그 과정에서 엘리트 관료의 권위의식, 여성에 대한 차별의식을 드러내는 데도 거침없다.


내내 김혜수와 대립했던 조우진은 "하버드 출신 정치관료가 지닌 우월감과 확신을 표현하려고 했다"면서 "어떻게 도와드릴까 하는 고민에서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재정국 차관을 "한시현과 건강한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대척점에 있는 사람이자 피가 거꾸로 솟게 하는 사람"으로 보고 접근했다는 설명이다.

"피가 거꾸로 솟게 하는 사람"을 고민했다던 조우진의 노림수는 이번에도 통할 듯하다. 조우진은 재정부 차관의 그 모든 모습을 체화한 듯 그려내 보인다. 권위를 앞세워 논리를 무시하고, 상대를 무시하며 비릿한 웃음을 짓는 순간순간 울화가 치민다. '국가부도의 날' 조우진은 올 연말을 사로잡을 스크린의 분노유발자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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