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어' 양의지, 적정 몸값은? "김현수에 근접" [FA 리포트 ①]

김우종 기자 / 입력 : 2018.11.21 05:43 / 조회 : 45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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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양의지 /사진=뉴스1

'스토브리그의 꽃' FA(프리에이전트) 시장이 문을 열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20일 2019년 FA 자격 선수로 공시된 22명 중 권리 행사의 승인을 신청한 선수 15명의 명단을 공시했다. SK 이재원, 최정, 두산 양의지, 한화 송광민, 이용규, 최진행, 넥센 이보근, 김민성, 삼성 윤성환, 김상수, 롯데 노경은, LG 박용택, KT 금민철, 박경수, NC 모창민 등이다. 스타뉴스는 이들 FA 승인 선수들의 강점과 약점, 거취 전망, 그리고 적정 몸값 등을 집중 분석해 차례로 연재한다.

① '최대어' 양의지, 적정 몸값은? "김현수에 근접할 것"

이번 FA 시장에서 양의지(31·전 두산)는 최대어로 꼽힌다. 양의지는 수비는 물론 막강한 공격력을 갖추고 우승 경험까지 있는 국가대표 포수다. 그는 과연 두산에 남을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둥지를 찾을 것인가.

◆ 장단점 - SWOT 분석

S(Strength : 강점)

지난 2006년 두산에 입단한 뒤 2010년부터 주전으로 활약했다. 9시즌 동안 풀타임 활약을 펼친 끝에 올해 처음으로 FA 자격을 취득했다. 양의지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좋은 기량을 보여줬다.

올해에는 133경기에 출전해 타율 0.358(439타수 157안타) 23홈런 77타점 84득점, 장타율 0.585, 출루율 0.427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그의 가치는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에서도 잘 나타난다. 양의지의 WAR(스탯티즈 기준)는 6.64였다. 이는 10개 구단 타자들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치로, 대체 선수들과 비교해 약 7승가량을 더 팀에 안겨줬다는 뜻이다.

또 국내 포수들 중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했을 정도로 체력에도 아무 문제가 없다. 무엇보다 타율과 출루율 전체 2위, OPS(1.012) 4위를 기록할 정도로 공격력이 뛰어나다.

홈런도 포수들 중에서는 가장 많은 23개를 때려냈다. 상대적으로 큰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막강한 장타력을 뽐냈다.

무엇보다 수비력도 안정돼 있다. 양의지의 도루 저지율은 37.8%로 올 시즌 60경기 이상 출전 포수들 중 1위다. 아울러 국가대표팀 경기와 포스트시즌과 같은 큰 경기서 뛴 경험도 매우 큰 가치다.

W(Weakness : 약점)

사실 올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양의지의 약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굳이 꼽는다면 블로킹 능력이다. 올해 그가 포수 마스크를 썼을 때 투수의 폭투가 48차례 나왔는데, 이는 유강남(LG·60회)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아울러 대부분의 포수가 그렇듯 양의지의 발 역시 그렇게 빠른 편이 아니다. 그럼에도 그는 올 시즌 6차례 도루를 시도해 6번 모두 성공했다. 도루 성공률 100%다.

O(Opportunity : 기회)

두산은 2015년부터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판타스틱 4'로 꾸려진 막강 선발진과 탄탄한 불펜진이 마운드를 든든하게 이끌었다. 여기에 양의지의 투수 리드도 큰 몫을 했다. 특히 그는 2015년과 2016년 안방을 든든하게 지키며 팀의 한국시리즈 2연패를 견인했다.

야구에서 포수는 그라운드의 야전 사령관으로 불린다. 수비 시 유일하게 홈플레이트 쪽이 아닌 나머지 야수들을 전체적으로 쳐다보며 투수를 리드한다. 우승권에 근접한 팀들은 늘 훌륭한 포수를 보유했다.

두산은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쳤다. 내년 시즌 만약 주전 포수 양의지가 두산에 잔류한다면 다시 한 번 통합 우승에 도전해 볼 수 있다. 물론 대체 자원 박세혁이 있긴 하지만 양의지의 존재감에는 못 미치는 게 사실이다.

두산 역시 양의지 잡기에 적극적으로 나설 뜻을 보였다. 두산 관계자는 "그동안 무언의 교감 같은 걸 계속 나누고 있었다"면서 "21일 협상 일자가 시작되면 그때부터 적극적으로 협상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T(Threat : 위기)

역시 '시장 상황'이 변수다. 지난 9월 한국야구위원회(KBO)는 FA 몸값을 4년 간 최대 80억원으로 제한하겠다는 'FA 제도 수정안'을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에 전달했다. 하지만 선수협이 반대를 분명히 하면서 이와 같은 논의는 없었던 일로 됐다. 만약 선수협이 이 제안을 수용했다면 양의지가 제대로 직격탄을 맞았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각 구단들이 '4년 80억원'을 암묵적인 FA 최대어 영입 기준으로 삼을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양의지에게 거액을 쏟아붓는 팀이 한 팀이라도 생긴다면 이 기준은 깨질 가능성이 높다. 두산 관계자 역시 "양의지가 그것에 제한을 받을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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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의 2019 시즌 행선지는 과연 어디일까
◆ 행선지 - 롯데·KIA, 영입전 뛰어들까

최근 구단들은 지갑을 닫는 대신, 내부 육성을 강화하는 추세다. 두산과 넥센이 '화수분 야구'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했고, SK 역시 큰 FA 투자 없이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반면 민병헌을 영입한 롯데, 황재균을 영입한 KT 등은 재미를 보지 못했다.

각 구단의 포수 상황을 보면 양의지가 필요한 팀들은 2~3개 구단으로 좁혀진다. SK는 내부 FA 이재원 잡기에 나섰다. 넥센은 김재현과 주효상 등 두 젊은 포수들을 중심으로 플레이오프까지 치렀다. 한화는 최재훈, 삼성은 강민호, LG는 유강남이라는 든든한 주전 포수가 있다.

그렇다면 포수 포지션이 취약한 롯데와 KIA가 양의지에게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롯데는 최근 이대호(4년 150억원), 손아섭(4년 98억원), 민병헌(4년 80억원) 등에게 막대한 자금을 쏟았으나 성적을 내지 못해 부담을 안고 있다. 그런 롯데가 양의지에게 거금을 또 투자할지는 미지수다. KIA는 임창용과 김진우를 방출하는 등 팀 체질 개혁에 나서고 있다. 또 주전 포수로 도약한 김민식이 김기태 감독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어 양의지 영입전에 뛰어들지는 불투명하다.

◆ 몸값 - 포수 최초 100억원 시대 열까

그렇다면 양의지의 적정 몸값은 어느 정도일까. 야구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최소 강민호(삼성)의 4년 80억원(계약금 40억원·연봉 총액 4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 보고 있다. 여기에 상징성이 있는 포수 최초 100억원, 더 나아가 LG 김현수(4년 115억원)에 버금가는 금액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민훈기 야구해설위원은 "FA 시장이 예전에 비해 위축될 것 같다. 또 묘하게 이번 년도에 베테랑들이 많이 나왔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양의지는 상황이 다를 것 같다. 포지션도 모든 팀이 원하는 포지션이다. 공격력뿐 아니라 투수를 이끄는 능력이 매우 좋다. 역대 포수 최고액은 될 것이라 본다. 몇 개 구단 단장들과 이야기를 나눠봐도, 지금은 고액 FA를 요구하던 시대와는 시장 상황이 반대인 것 같다. 그럼에도 김현수 정도에 근접하는 계약이 나오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

수도권 구단의 한 핵심 관계자는 "민병헌이 없는 두산은 괜찮았다. 많은 선수가 두산을 떠났지만 그래도 버텨왔다. 그러나 양의지가 없는 두산이 마운드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그리고 여기서 두산이 입는 타격은 적지 않을 것이라 본다. 또 양의지가 가는 팀은 공격 쪽에서 플러스 요소가 크다"면서 "상징성이 있는 이대호만 제외한다면, 김현수까지 포함해 역대 FA 최고 금액을 경신해도 무리는 없을 것 같다. FA 최고 금액에 도전해 볼 만한 선수다. 포수 자리가 주는 상징성, 포지션이 주는 절대적인 효과는 분명히 있다고 본다. 최소 강민호의 80억원에서 김현수의 115억원 사이가 되지 않을까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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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양의지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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