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아카데미에 갈 수 있을까..골든프로그 수상에 부쳐

[전형화의 비하인드 연예스토리]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8.11.19 12:30 / 조회 :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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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감독 최고 권위인 캐머리매지 시상식에서 최고상을 수상한 '남한산성'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노미네이트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영화 '남한산성'의 김지용 촬영감독이 전 세계 촬영감독들을 대상으로 한 애너가 캐머리매지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골든 프로그(최고 촬영상)를 수상했다. 촬영감독계의 오스카라 불리는 애너가 캐머리매지 시상식에서 한국 촬영감독이 수상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지용 촬영감독은 지난 17일(현지시간) 폴란드 비드고슈치에서 열린 제 26회 애너가 캐머리매지(EnergaCamerimage)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골든 프로그(최고 촬영상)을 받았다.

캐머리매지 시상식은 전 세계 900여 촬영감독들을 대상으로 한 시상식으로 영화촬영에선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 김지용 촬영감독은 2등상인 실버 프로그을 받은 '콜드워', 3등상인 브론즈 프로그를 받은 '로마'를 제치고 수상해 기쁨을 더했다. '콜드워'는 '이다'로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됐던 루카스 잘 촬영감독이, '로마'는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직접 촬영했던 작품이라 '남한산성' 김지용 촬영감독의 수상이 더욱 빛난다.

아쉬운 건, '콜드워'와 '로마'는 내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촬영상 후보에 오른 반면 1등상인 '남한산성'은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는 점이다. 통상 캐머리매지 시상식에서 수상한 영화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유력한 촬영상 후보로 꼽힌다. 미국 촬영인협회 회원들 상당수가 애너가 캐머리매지 시상식에 참여하는 데다 수상의 권위를 인정하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는 '남한산성'과 '콜드워' '로마' 등 수상작들 외에 '라라랜드'로 아카데미 촬영상을 수상한 라이너스 산드그렌 촬영감독의 '퍼스트맨', '아멜리에' '인사이드 르윈' 등으로 다섯 차례 오스카 촬영상에 노미네이트됐던 브루노 델보넬 촬영감독의 '카우보이의 노래', '블랙스완'으로 아카데미 촬영상 후보에 올랐던 매튜 리바티크 촬영감독의 '스타 이즈 본' 등이 캐머리매지 후보에 올랐다.

'남한산성' 김지용 촬영감독은 이런 쟁쟁한 영화들의 촬영감독들을 제치고 최고상을 수상했기에 아쉬움을 더한다. 이에 대해 남한산성 제작사인 싸이런 픽쳐스 김지연 대표는 스타뉴스에 "미국촬영인협회측에서 '남한산성'이 오스카 후보에 오르지 못한 데 대해 아쉬움을 표하면서 협회측에서 아카데미 위원회에 노미네이트가 가능한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아카데미 촬영상은 미국에서 개봉한 영화들을 대상으로 한다. 외국어영화인 경우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출품작들이 기술상 후보에 오르는데 플러스알파로 작용한다. '남한산성'은 미국에서 개봉했기에 자격요건은 되지만 외국어영화상 후보는 아니다.

사실 '남한산성'은 그간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오르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지난해 한국영화진흥위원회에서 선정하는 미국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신청한 데 이어 올해도 후보로 신청했다. 그 과정에서 영진위를 상대로 행정소송까지 진행했다.

지난해 신청했을 때는 '남한산성' 개봉이 10월 3일로 결정되면서 사실상 자격요건이 맞지 않아 탈락했다. 당시 자격 기준이 2016년 10월1일부터 2017년 9월30일까지 한국에서 개봉했거나 개봉을 예정하고 있는 영화였기 때문이다. '남한산성' 제작사에서 영진위에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신청했을 때는 개봉이 9월로 예정됐으나 이후 개봉이 10월 3일로 변경됐다. 그해는 '택시운전사'가 한국 대표로 결정됐다.

'남한산성' 제작사 싸이런픽쳐스는 올해 영진위에 다시 한번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신청하려 했지만 영진위에서 지난해 신청했기 때문에 올해는 안된다며 제지했다. 영진위가 내건 자격요건에는 '남한산성' 출품에 문제는 없었다. 이에 싸이런픽쳐스는 영진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날짜가 확정되자 영진위에서 합의를 요청해 비로소 올해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한국영화 후보로 신청할 수 있었다.

영진위 심사결과 올해는 이창동 감독의 '버닝'이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한국영화 대표로 선정됐다.

스타뉴스가 입수한 올해 영진위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출품작 심사 회의록과 점수평가표에 따르면 '남한산성'은 미국 현지심사 결과는 최고점이었지만 한국 심사위원들의 심사에서 '버닝'에 밀렸다. 미국 현지심사 결과는 '남한산성'이 최고점이었고, '1987' '버닝' '공작' '당신의 부탁' 순이었다.

한국 심사위원들의 심사를 폄훼 할 순 없다. '버닝'은 분명 올해 한국영화를 대표할 만한 작품 중 하나다. 문제는 심사결과 공개의 불투명이다.

영진위는 올해 심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심사위원 명단과 출품작들을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 과거에는 심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심사위원 명단과 심사평, 출품작들을 공개했다. 그랬던 것이 MB정권과 박근혜 정권 들어서부터 심사위원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정권이 바뀌었지만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영진위는 올해 심사위원 명단과 출품작들을 발표하지 않았다가 '남한산성' 제작사 측에서 정보공개 청구를 하자 일주일 뒤에 슬그머니 홈페이지에 올렸다. 매년 하던 보도자료 배포조차 하지 않았다.

'남한산성' 제작사쪽에서 어떤 노력을 했든, 심사위원들의 선택은 외압이 없는 한 존중받아 마땅하다. 지적을 받아야 하는 건, 영진위의 불투명한 일처리다.

더욱이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한국영화 선정은 2016년 '밀정'이 되면서 뒷말이 무성했던 터다. '아가씨'가 이듬해 각종 미국영화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휩쓴 반면 '밀정'은 아카데미 본선 후보조차 오르지 못했던 탓이다. 그렇기에 올해는 보다 투명한 일처리와 정보공개가 우선됐어야 했다.

한국영화는 아직까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른 적이 없다. 이창동 감독의 '버닝'이 후보에 오르고, '남한산성'이 촬영상 후보에 오른다면 수상여부를 떠나 한국영화계에 겹경사가 될 것 같다. 경사에 축하를 받으려면 뒷말이 적어야 한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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