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 수현 "나는 한국인..美 활동하며 책임감 느낀다"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8.11.18 09:00 / 조회 : 6037
  • 글자크기조절
image
배우 수현 /사진제공=문화창고


배우 수현(김수현·33)이 한국인 배우로서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며 느끼는 책임감에 대해 털어놨다. 수현은 한국계 미국인도 아니고, 교포도 아니며, 한인 2세나 3세도 아닌 '한국인'이기에 해외 활동을 하며 더욱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수현은 최근 개봉한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이하 '신동사2', 감독 데이빗 예이츠)에서 내기니 역할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수현이 맡은 역할인 내기니는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볼드모트가 소중히 여겼던 뱀이자 호크룩스. 그동안 '해리포터'에서 뱀으로 묘사됐던 내기니를 수현이 맡는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해리포터' 시리즈 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었다. '해리포터' 시리즈에선 내기니가 인간이었다는 사실이 전혀 언급이 없었기 때문. 마법사 순혈주의자인 볼드모트가 인간이 아닌 존재를 곁에 뒀다는 설정이 첨부되기에 '해리포터' 주요 설정이 흔들리는 탓이다. 게다가 백인 남성이 사역하는 동물이 알고 보니 아시아 여성이었다는 점도 논란의 여지가 크다.

이 같은 반응에 조앤 K 롤링은 트위터를 통해 "'나가'(Naga)는 인도네시아 신화에 등장하는 뱀같은 신화적 동물로, 내기니는 이 '나가'에서 유래한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그들은 때로는 반 인간, 반 뱀으로 때로는 날개 달린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인도네시아는 자바인 중국인 베타위인 등 수백가지 인종 그룹으로 구성돼 있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수현은 자신의 캐릭터가 논란이 될 줄은 몰랐다고 털어놨다.

"내기니 캐릭터 논란은 생각지 못한 부분이다. 제가 내기니라는 역할을 맡는다고 이야기 들었을 때, 그냥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제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중요도가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내가 중요한 인물을 연기하게 돼 기쁘게 생각했다. 백인 배우들이 많은 프랜차이즈인데, (제가 이 역할을 한다면) 관객들도 그것을 기뻐해주시지 않을까 생각했다."

image
배우 수현 /사진=문화창고


수현은 한국에서 태어난 한국인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미국에서 살았지만, 한국으로 돌아와서 살았다. 지금도 할리우드에서 촬영이 없을 때는 한국에서 지내고 있다. 수현은 자신을 섭외하기 위해 전화했던 한 방송국 예능프로그램 작가가 자신을 마치 외국인처럼 대하더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저는 코리안 어메리칸(한국계 미국인)도 아니고, 교포도 아니고 2세도 아니다. 외국에 살지도 않는다. 한국에서 부모님과 살고, 한국에 반려견도 키우고 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제가 교포라고 생각하거나 외국에 산다고 생각하시더라"라며 "제가 초등학교 5학년때까지 미국에 살았는데 저희 아버지께서 시민권을 포기하셨다. 한국 사람은 한국에서 살아야 하고 역사도 알아야 된다고 하셨다. 처음 한국에 와서 정체성 혼란도 있었고 문화 충격도 있어서 다시 미국으로 가자고 했는데 안된다고 하셨다."

할리우드에서 연기하는 한국인이기에 힘든 점도 있지만, 그녀는 그만큼 느끼는 자부심도 크다고 말했다. 인종차별 논란에도 더 잘하고 싶은 생각만 했다고.

"어렸을 적 정체성 혼란을 느끼고, 그때 힘들었던 것들이 지금은 저의 장점이 된다고 생각한다. 저처럼 완벽한 한국인이 미국에서 활동하는 배우로는 배두나 선배님, 이병헌 선배님 정도라고 생각한다. 저 같은 배우만의 장점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에 내기니의 인종 차별 논란에도 책임감이 컸고 더 잘해내 싶은 생각이 들었다."

image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스틸컷


내기니는 '해리포터'에서는 뱀으로만 등장했다. 결국 인간에서 뱀으로 변하는 저주 받은 피를 가진 내기니가 앞으로 시즌5까지 진행된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에서는 어떻게 될까?

"저도 내기니 운명 모른다. 조앤 K 롤링 작가님이 안 알려준다. 작가님이 가끔 파티장이나 사적인 자리에서 조금씩 흘려주실때가 있는데 그런거 말고 모른다.(웃음)"

image
배우 수현 /사진제공=문화창고


수현은 영화 속에서 함께 파트너로 호흡을 맞추는 에즈라 밀러와 돈독한 케미를 보여줬다. 촬영장에서 실제 에즈라 밀러와 호흡은 어땠을까.

"처음부터 케미가 좋았다. 에즈라가 저에게 '네가 내기니 역을 맡게 될 줄 알았다'라고 말해줬다. 에즈라는 저와 결이 다른 사람이다. 그런 배우들을 보면서 자극 받는다. 어떻게 저렇게 자유롭게 살면서 새로운 것을 해볼 수 있을까 생각하고 고민한다."

수현은 앞으로도 해외활동을 병행하며 자신의 목표를 향해 달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할리우드에서 아시아 배우들이 해보지 못한 구역을 가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할리우드에서 연기하기 전에는 '내기 이걸 해야하는게 맞을까' 고민했다. 3년 가까이 고민했고, 일단 해보자 결심하고 시작했다. 뭔가 나에게 사명이 있고, 또 뜻이 있으니까 이런 길을 가게 됐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아시아인들이 이전에 해보지 못한 일들, 가보지 못한 구역들을 가보고 싶다고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더욱 열심히 하게 된다."

기자 프로필
김미화 | letmein@mt.co.kr 트위터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미화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