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신비주의 아닌데"..이나영이 밝힌 #6년만의 복귀 #원빈

영화 '뷰티풀 데이즈'로 6년 만에 컴백..배우 이나영 인터뷰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8.11.18 12:00 / 조회 : 18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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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뷰티풀 데이즈' 이나영 인터뷰 / 사진제공=이든나인


이나영(39)을 마주한 건 6년 만이었다. 전작은 영화 '하울링'(2012). 신작영화 '뷰티풀 데이즈'(감독 윤재호·제작 페퍼민트앤컴퍼니)를 내놓은 그녀는 여전하고도 새로웠다. 커다란 눈과 날렵한 콧날, 야무진 입술이 다 들어간 자그마한 얼굴은 변함없는 아우라를 풍겼다. 빈말 없이도 툭툭 이어지는 반전의 입담도 전과 다름없었다. 하지만 스크린에서 만나지 못했던 지난 6년, 그녀는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됐다. '뷰티풀 데이즈'에서 그녀는 처음으로 엄마를 연기했다.

'뷰티풀 데이즈' 속 그녀에겐 이름이 없다. 탈북여성인 그녀는 살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린 선택을 해야 했다. 영화는 14년 만에 그녀를 찾아온 아들, 이제야 드러나는 과거의 이야기, 그리고 다시 지금을 그려낸다. 이나영은 사무실 책상에서 읽은 얇은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의 감정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주위에서도 '쟤 정말 왜 그러니' 그러시더라고요. 전 거짓말이 아니라 시나리오가 정말 재미있었어요. 어떤 고민 없이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극중 인물이 이름이 없이 그저 엄마인 것도 정말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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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뷰티풀 데이즈'의 이나영 / 사진=스틸컷


탈북자들과 함께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에 담아온 감독과 만난 뒤 결심은 더 확고해졌다. 그리고 이나영은 북한을 빠져나온 10대, 중국에서 어린 아들을 키우던 20대, 그리고 전혀 다른 모습으로 한국에서 살아가는 30대의 모습에 하나하나 녹아들었다. 그는 14년 만에 찾아온 아들을 받아들이는 주인공의 마음도 이해가 됐다고 말했다.

"이야기가 흘러가지만 하나하나 짚으면 굉장한 일들을 겪었잖아요. 이 여성은 담담하게, 그저 생존하기 위해서 가요. 그렇게 자신의 삶을 받아들이는 여성 같았어요. 그래서 아들이 찾아왔을 때도 놀라지 않아요. 그 상황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걸 하는 느낌이었어요."

이나영은 '시골여자'를 연기하고 싶다는 오랜 바람이 있었다고도 고백했다. 이나영은 정말 좋아하는 영화라며 중국 장이머우 감독과 배우 공리가 호흡을 맞춘 영화 '인생', '귀주 이야기'를 언급했다. 이나영은 "그 여인의 이야기, 그 영화가 너무너무 부러웠다"며 "그래서 '뷰티풀 데이즈도 좋아했나보다. 그런 이야기를 너무 하고 싶다"고 말했다.

'뷰티풀 데이즈'를 보고 나면 더욱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야기다. 반가움만큼 궁금증과 아쉬움도 생겼다. 스크린을 떠나 있던 시간, 연기에 대한 갈증은 없었을까. 이나영은 "갈증은 항상 있다. 느려서 그렇죠"라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좋은 영화, 좋은 연기를 보면 항상 부러움을 느꼈단다.

"고민했던 시나리오들은 있었는데, 제가 자신있게 할 수 있는 어떤 이야기들을 던져보고 싶었어요. 공백기가 길어질수록 부담은 있었죠. 하지만 '애매하게 하느니 뭐라 말을 듣더라도 내 호흡대로 최대한 기다렸다가 자신있게 내보이고 싶었어요."

지난 6년의 시간. 이나영은 그저 "정말 평범하게 지냈다"고 했다. "저는 신비주의가 아닌데 신비주의라고 하니까. 왜 신비주의인지 모르겠다"며 답답해하는 눈치다.

"정말 많이들 물어봐요. 예전 인터뷰 때도 평소 뭐하냐고 물어보시고. 제가 정말 하는 걸 다 말씀드리면 '정말 평범하시네요' 하다가 또 궁금해하시고.(웃음) 너무 없어서 있어 보이는 게 있나봐요. 아무래도 그 사이 가정이 생겼고, 일도 하고, 아이도 돌보고, 운동도 하고, 그러며 나름 대본 회의도 했어요."

이제 말귀가 통하는 아이와는 친구처럼 이야기를 나눈다고. 남편 원빈은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다. 복귀에 앞서 시나리오 모니터링도 함께 했다. 이나영은 '녹록지 않은 연기, 표현보다도 갖고 있어야 하는 감정이 녹록하지 않으니 어려울 것'이라는 게 원빈의 평이었다며 "잘 하라고 했다"고 웃음지었다.

'아저씨'(2010) 이후 기약 없이 늦어지고 있는 원빈의 연기 복귀에 대한 이야기도 이나영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

"왜 그렇게 안 하는지, 왜 그렇게 없는지 모르겠어요. 원빈씨도 그런 게 있어요. 작품으로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 같아요. 휴머니즘이라든지, 본인도 관객들에게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서 그런 장르의 시나리오를 찾는데 많지 않더라고요. 거기도 본의 아니게 욕을 먹고 해요. (부부가 함께 작품에 출연할 계획은?) 장난으로는 같이 해볼까 생각도 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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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뷰티풀 데이즈'의 이나영 / 사진제공=이든나인


차기작은 이미 촬영 중이다. 이종석과 호흡을 맞춘 tvN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이다. 데뷔 초부터 이나영을 이상형으로 언급했던 이종석을 두고 '성덕'(성공한 덕후) 소리가 나온다. 정작 아니영 본인은 "주위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면 '지금은 아닌 것 같아'라고 한다"며 덤덤히 너스레를 떨었다. 본인도 이종석의 팬이라며 "이종석만의 분위기가 있다"고 귀띔했다.

지난 공백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 얼마 전 만난 사람처럼 다가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전한 이나영은 참 반가웠다. 이나영이라는 매력적인 배우가 카메라 앞에 돌아와 연이어 작품을 한다는 자체도 반가웠다. 이제 자주 보는 건가? "죄송하지만 그런 결심도 아직"이라고 수줍게 웃은 이나영. 하지만 연기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만은 분명히 느껴졌다.

"연기는 늘 매력적인 것 같아요. 어려워서 더 매력적이에요. 배우의 연기가 어떻게 매번 완벽할 수 있겠어요. 어떤 작품의 캐릭터와 딱 맞아 떨어졌다는 말은 할 수 있지만, 개인으로 봤을 때는 하나를 잘 해냈다고 해도 다음 프로젝트를 완벽하게 계속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인생사가 그런 것도 같지만… 그래서 그런지, 어려워서 더 연기에 매달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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