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링 팀 킴 "감사에서 진실 밝혀지길... 현 감독단과 함께 못 해" [호소문 전문]

올림픽파크텔=김동영 기자 / 입력 : 2018.11.15 12:12 / 조회 : 2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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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컬링 국가대표 '팀 킴'. 왼쪽부터 김경애-김영미-김선영-김은정-김초희. /사진=뉴스1

전 국가대표 여자 컬링팀 '팀 킴(김은정, 김영미, 김경애, 김선영, 김초희)'이 기자회견을 열고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과 김민정, 장반석 감독에 대한 폭로를 이어갔다.

팀 킴은 15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앞서 팀 킴은 대한체육회, 경북체육회, 의성군 등에 호소문을 보낸 바 있다.

김경두 전 회장과 김민정, 장반석 감독으로부터 부당대우를 받았으며, 욕설과 폭언을 들었다고 폭로했다. 이에 장반석 감독이 반박하면서 논란이 커졌고,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는 합동감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감사를 앞두고 팀 킴이 기자회견을 열었고, 또 한 번 호소문을 내놨다. 김선영은 "우리는 가족이라 칭하는 틀 안에서 억압, 폭언, 부당함, 부조리에 불안해했고, 무력감과 좌절감 속에 힘겨운 시간을 보내왔다"며 "절박함에 용기를 내어 호소문을 냈다"고 말했다.

이어 장반석 감독의 반박을 재반박했고, 상금 통장의 존재, 팀 분열 시도 등에 대해 언급했다. 이와 함께 팀 킴은 현재 감독단과는 함께할 수 없으며, 새 감독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감사에서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아래는 팀 킴의 호소문 전문

안녕하세요. 컬링선수 김선영입니다.

먼저 저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신 기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진정한 가족 스포츠는 서로를 존중하고, 충분히 소통하고, 최대한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그 가족이라 칭하는 틀 안에서 억압, 폭언, 부당함, 부조리에 불안해했고, 무력감과 좌절감 속에 힘겨운 시간을 보내왔습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더 이상 팀 킴은 존재할 수 없고, 운동을 그만두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운동을 계속 하고 싶다는 절박함에 용기를 내어 대한체육회, 경상북도, 경북체육회, 의성군에 호소문을 낸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감독단에서 반박한 내용을 보면, 저희들의 호소문이 전부 거짓인 것처럼 주장하고 있습니다.

선수들이 왜 호소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조금도 신경 쓰지 않으시는 감독단의 반박에 대하여 진실을 말씀드리고, 저희가 왜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는지 다시 한 번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먼저 장반석 감독님께서 반박하신 내용 중 어린이집 행사에 사전 동의를 받았다는 주장은 일방적으로 통보하신 것을 사전에 협의했던 것처럼 말씀하신 것입니다.

장 감독님이 유치원 행사 관련하여 말씀하신 5월 3일에는 선수들은 전혀 들은 바가 없습니다.

5월 중순경, 선수들이 어떤 일인지 김 감독님께 물어보았으나, 김 감독님은 장 감독님 개인적인 일이라 자기는 모른다며 대답을 회피하셨습니다. 하루 전날인 5월 24일 밤 11시 51분 운동회 일정표를 뒤늦게 보내주었지만, 아들 운동회이니 못 가겠다고 말하기 어려웠습니다.

장 감독님은 김은정 선수 본인이 성화봉송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조직위에 전달하였다 들었습니다. 하지만 김은정 선수는 패럴림픽 성화봉송과 관련하여 아무런 내용도 들은 적이 없고, 성화봉송 행사일을 앞두고, 행사에 참석하라는 통보를 장 감독님께 받았습니다.

패럴림픽 행사장 조직위 관계자분께서 김은정 선수 섭외가 너무 힘들었고, 안 오시면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 많았다는 상황을 듣고 어떻게 된 일인지 영문을 알 수 없었습니다.

행사 이후 김민정 감독님은 김경두 교수님의 배려와 노력으로 김은정 선수를 성화봉송 최종주자로 만들었다고 기자에게 인터뷰하였습니다.

선수들 동의하에 통장을 개설하였다고 장 감독님이 주장하시는 것에 대해서는, 2015년 상금통장으로 사용할 통장을 개설한다고 선수들에게 통보만 하였습니다. 사전에 김경두 교수님 명의로 진행할 것이라는 것은 언급해준 것이 없었고, 선수들에게 동의를 요구한 적도 전혀 없었습니다.

장 감독님이 공개한 내역서에 대하여, 2015년부터 2018년 올림픽 종료시까지 상금의 입출금에 대해서는 선수들에게 정보를 제공한 적이 없습니다.

2018년 7월에 장 감독님이 직접 작성한 지출내역서에 장비구입내역이라 말씀하시며 서명하라 하셨습니다. 장 감독님이 상금통장 사용의 증거로 기자님들께 제시한 내역서는 전체적인 상금의 사용내역이 아닌, 장비구입 내역과 소정의 교통비, 식비입니다. 세부적인 사용 내역에 대하여 장 감독님이 일방적인 통보만 하였을 뿐, 그 어떤 사전 동의도 없었습니다.

저희는 감사에서 이와 관련하여, 통장 사본, 영수증, 잔액의 현황과 내부 사용 내역이 밝혀지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행사 및 기금, 포상금 관련하여 주최측에서 선수 개인에게 입금해준 격려금은 선수 개인계좌로 모두 입금되었으나, 팀 이름으로 받은 격려금은 행방을 알 수 없습니다. 장 감독님이 증거로 배포하신 고운사 1200만원도 카톡에서 의견만 물었을 뿐, 그 후로 언제, 얼마만큼 사용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습니다. 고운사 외에도, 기사에도 언급이 된 의성군민 기금 또한 행방을 알 수 없습니다.

김은정 선수와 관련해서도, 결혼을 하였으니, 새로운 스킵을 준비해야 했다고 장 감독님이 주장하였는데, 올림픽 이전에도 이미 김은정 선수의 입지를 줄이려 하고 있었고, 결혼을 한 후에는 다른 선수들이 이해할 수 없는 포지션 변경에 대한 훈련을 강요하였습니다.

팀을 나누고 숙소까지 떨어뜨려 놓으며 선수들을 분리시켜 놓은 것은 어떻게 설명하실지도 궁금합니다. 저희는 단순 김은정 선수만이 아닌, 팀 전체를 분열시키려 하는 목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결혼 후 임신을 계획한다는 이유로 여자 선수로서 운동을 그만두어야 하는지도 저희는 의문입니다.

호소문 외에도, 올림픽 이후에 저희에게 온 팬분들의 선물과 편지는 항상 뜯어진 채로 받았습니다. 팀으로 온 선물들은 이해할 수 있으나, 선수 개인에게 온 선물들과 편지를 다 뜯어서 먼저 감독님이 확인하시고 선수들에게 준 것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올림픽 준비과정과 올림픽 기간 포함 약 3년 동안 선수들과 함께한 외국인 코치 피터 갤런트가 제3자의 입장에서 그 당시 팀의 상황을 말한 입장문을 첨부하였으니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감독단에서는 저희의 호소문의 많은 내용 중 일부에 대해서만 반박을 하고 있습니다. 정작 중요한 폭언과 억압에 관련한 내용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훈련, 팀 사유화, 인권에 대해 아무런 말씀이 없으십니다. 저희 선수들은 현재까지 언론에 나온 문제들보다 최초에 저희가 호소문에서 밝혔던 팀 사유화, 인권, 훈련적인 부분이 더욱더 세세히 밝혀지고,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저희 팀 킴은 이번 호소문을 계기로 많은 기자분들과 국민 여러분들께서 저희가 처한 상황을 이해해주시고, 용기를 북돋아 주신데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요청드리는 사항은 3가지입니다.

첫째, 저희가 호소문을 작성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호소문에서 밝혔듯이, 저희 팀을 분열시키려고 하는 감독단과는 더 이상 운동을 함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감사에서 더욱 더 철저히 밝혀지기를 바랍니다.

둘째, 컬링을 계속 하려면 훈련장이 있어야 합니다. 의성 컬린 훈련원에서 계속 훈련할 수 있도록, 훈련원이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라 선수와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완벽하게 분리되기를 바랍니다.

셋째, 저희 팀을 제대로 훈련시켜 주고 이끌어줄 감독단이 필요합니다. 컬링 선수로서 운동을 계속하고,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더 큰 목표에 도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감사를 통해 모든 진실들이 밝혀지기를 바라고, 저희 선수들도 감사에 적극적으로 임하겠습니다.

저희가 용기를 낼 수 있도록 팀 킴을 잊지 않고 응원해주시는 국민 여러분과 저희를 지지해주시는 후원사에게 감사드립니다.

다시 한 번 저희의 호소를 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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