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관객생활]'신동사2' 4DX, 객석 채운 마법의 무대

사진='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스틸컷

'신동사2'라고 불러야 할까, '신동범'이라고 해야 할까, 줄임말부터 고민되는 판타지 블록버스터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감독 데이빗 예이츠)는 조앤 K. 롤링이 창조한 '해리포터' 시리즈의 스핀오프 '신비한 동물사전'의 후속편이며, 총 5편으로 만들어지는 시리즈의 2번째 이야기다. 장황한 족보 정리에서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이 영화는 열성 팬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는 탄탄한 세계관 위에 그려진 이야기이며, 고로 시리즈나 전작의 사전정보 없이 즐기기가 쉽지가 않다. 여러 캐릭터가 마구 쏟아져 나와 이어지는 전개 또한 마찬가지.

하지만 관객을 마법 세계의 판타지로 인도하는 아름다운 장면들은 두말할 것 없이 매력적이다. 생소한 용어와 등장인물을 잠시 잊고 푹 빠져 즐길 수 있을 만큼. 개봉일인 지난 14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4DX with ScreenX로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를 관람했다. 한마디로, 영화의 장점을 만끽하기에 적절한 선택이었다. 4DX 할리우드 Studio에서 100% 연출을 맡은 탓일까. 환상적인 비주얼에 효과적으로 더해진 다양한 효과들이 쏟아진다. 간접적으로나마 마법의 세계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다.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의 문을 여는 건 '신비한 동물사전' 1편에서 잡혔던 악당 그린델왈드(조니 뎁)다. 그를 호송마차에 태워 미국에서 유럽으로 옮기는 작업이 한창 진행 중. 그러나 호언장담했던 대로 그는 폭풍우 속을 달리는 호송마차에서 탈출한다. 별다른 대사도 없이 진행되는 탈출신은 마치 4DX를 위해 준비한 게 아닌가 하는 느낌마저 들 정도. 시작부터 4DX 효과가 휘몰아치는데, 마차의 승차감을 재현한 모션체어의 진동에 더해 번쩍이는 라이트닝 효과를 시작으로 바람과 비 효과 등이 이어진다. 모션체어는 달리고 낙하하고 회전하는 마차의 움직임에 맞춰 추임새를 해주며 긴박한 추격전의 효과를 더한다.

사진='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스틸컷

신비한 동물들이 쏟아져나오는 시리즈답게 동물마다 승차감(?)이 달리 구현된 4DX 효과를 맛보는 재미도 상당하다. 뉴트 스캐맨더(에디 레드메인)가 켈피에 올라탔을 땐 모션체어가 물살을 가르는 부드러운 유영을 재현하고, 중국에서 온 반전 괴수 주우우에 올라탔을 땐 펄떡이며 거리를 질주하는 속도감과 거친 움직임에 맞춰 의자가 요동친다. 발목 티클러와 에어샷, 바람 효과 또한 적재적소에 쓰여 생동감을 더했다.


막바지 모든 인물이 한자리에 모이는 그린델왈드의 비밀 집회신 또한 개성 넘치게 구현됐다. 영화의 클라이막스답게 모션체어의 움직임, 에어샷과 티클러, 라이트닝 등의 효과가 쏟아지며 강력한 마법을 느끼게 한다. 특히 돋보이는 건 열풍 효과인데, 그린델왈드의 힘을 상징하는 듯한 푸른 불꽃이 화면을 휘감을 땐 목덜미부터 뜨근해지는 열풍 효과가 현장감을 더하며 극에 몰입할 수 있게 해준다.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4DX는 강렬함보다 섬세함이 인상적이다. 모션체어도 필요한 곳에서 콕콕 포인트를 짚어 움직이는데 그 리듬감이 느껴질 만큼 화면과의 싱크로율이 높다. 무엇보다 바람이 불고 연기가 피어오르며 향기까지 전해지는 극장 안이 마법의 무대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4DX 외에 스크린X 또한 근래 개봉작 가운데 뛰어난 완성도를 보여줘 만족스러웠다. 스크린X 장면의 분량이 절대적으로 많았을 뿐 아니라 넓은 공간, 좁은 공간에서 적절히 제 효과를 발휘한다. 슬기로운 관객생활에 부디 도움이 되시기를.

사진='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