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플레이어' 송승헌 "결혼? 50 전에는 해야죠"

한해선 기자 / 입력 : 2018.11.15 08:00 / 조회 : 2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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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승헌 /사진=더좋은이엔티


"그 동안엔 내숭을 좀 떨었는데 이번엔 연기하기 편했다."


배우 송승헌(42)이 몸에 꼭 맞는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지난 2014년 영화 '인간중독'으로 파격 변신을 하고 나서야 연기의 맛을 제대로 알았다는 송승헌. 그에게 OCN 주말드라마 '플레이어'는 그 진가를 입증할 수 있는 판이 됐다.

그간 '멜로 장인'이란 틀에 갇혀 있던 게 스스로도 많이 답답했는지 이번엔 '사기꾼' 캐릭터로 완벽 변신, 데뷔 23년 만에 새로운 송승헌을 보여줬다. 검사, 컴퓨터 수리기사, 보안요원, 기자 등 다양한 직업군과 캐릭터를 자유자재로 소화해내는, 그야말로 '사기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지난 11일 종영한 '플레이어'는 사기꾼, 드라이버, 해커, 파이터까지, 각 분야 최고의 플레이어들이 뭉쳐 '가진 자'들이 불법으로 모은 더러운 돈을 찾아 터는 드라마.

송승헌은 극 중 수려한 외모에 재치 있는 언변, 타고난 배짱까지 겸비한 천재 프로 사기꾼 강하리 역을 맡아 연기했다. 검사의 아들로 태어나 전국 상위 0.1%의 수재로 살았지만 아버지의 죽음 이후 거짓으로 둘러싸인 180도 다른 인생을 살게 되고 플레이어들을 모아 가진 자들에게 통쾌한 복수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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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승헌 /사진=더좋은이엔티


-'플레이어'가 마지막회 자체 최고 시청률 5.8%(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를 기록하고 종영했다.

▶ 그동안 어떤 드라마보다 여유 있게 촬영해서 빨리 끝났다. 대본을 미리 주셨기 때문에 물리적인 시간 여유가 있었다. 감독님이 2001년 '여름향기' 때 조연출로 만난 분이다. 사석에서 형, 동생으로 만났다가 지난해 '블랙'도 같이 했다. 그때부터 '플레이어'를 기획했다.

-시즌2를 기대해봐도 되나.

▶ 시즌제로 가자고 얘기가 나온 것도 사실이다. 우리 캐릭터의 조합이 좋아서 감독님이 한 번으로 끝내기는 아쉽다 하더라. 다들 기회가 된다면 또 하고 싶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시즌제를 못 할 건 없지 않나 생각한다.

-'블랙'에 이어 '플레이어'로 연이어 장르물을 했다. 장르물에 관심을 갖게 된 건가.

▶ '블랙'을 하면서 표현의 자유가 공중파보다 넓다는 걸 느꼈다. 영화 같은 느낌을 주면서 대사 수위도 자유로웠다. 기존에는 멜로가 기본인 작품을 했다. 진지하고 가슴 아파한 역할을 연기했다가 사건 속에서 갈등을 다루는 이야기를 다루니 재미있게 느껴졌다. 이번에 더욱 멜로 없이 사건 위주로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장르물이 재미있더라.

-'플레이어'에 출연한 결정적인 계기가 있을까.

▶ 감독님과 이전부터 얘기를 많이 했다. '플레이어'가 유치하고 허술해 보일 수 있지만 감독님께서 약간의 B급 정서를 노린 것 같다. 특별하지 않은 이들이 대단한 일을 벌인다는 것에서 시청자들이 감정 이입을 잘한 것 같다.

-강하리로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 이번에 많은 사기를 치면서 기자 변장으로 가발도 써보고 했다. 어릴 때의 나였다면 웃긴 가발을 쓰지 못했을 거다. 마음을 내려놓으니 되게 재미있게 촬영하게 되더라. 예전엔 뭘 할 때마다 힘을 주고 멋지게 하고 싶었는데 편하게 연기하니 반응도 달라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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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승헌 /사진=더좋은이엔티


-한 작품 안에서 가장 많은 변신을 감행했는데.

▶ 신기자로 변신했던 모습이 되게 재미있었다. 스태프들이

'승헌씨도 결국 머리발이었구나' 하더라.(웃음) 검사, 변호사, 택배기사, 골프선수, 수리공 등 다양하게 변신했다. 원래 골프를 좋아하는데 촬영하느라 못 치다가 골프장에서 촬영을 해서 너무 좋았다. 기존에 어떤 작품보다 가장 많은 변신을 했다.

-이시언, 정수정, 태원석과 4인방의 합이 좋았다.

▶ 네 명 다 대본연습을 하면서 처음 만났다. 이시언은 워낙 대배우이고 '나 혼자 산다' 출연으로 캐릭터를 알고 있어서 실제로 어떤지 궁금했다. 태원석은 신인이어서 궁금했다. 정수정은 낯을 되게 많이 가린다고 들어서 궁금했다. 내가 나이가 많으니 같이 현장에 모여서 밥도 먹고 오빠들이 편하게 해주려 했다. 이시언이 현장 분위기를 유쾌하게 해줬다. 정수정은 나중에 이 팀이 끝나는 걸 제일 슬퍼했고 연기하면서 제일 편한 현장이었다고 말했다. 단체 채팅방도 만들어서 얘기도 많이 나눴다. 이렇게 팀워크가 맞은 게 되게 오랜만이었다. 하루 이틀 지나면서 팀워크가 너무 좋게 끝났다.

-댓글 반응도 좋지 않았나.

▶ 정말 신기하게 다들 너무 좋아해 주셨다. 캐릭터의 힘도 컸던 것 같다. 작품이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지루함 없이 촬영하는 걸 첫 번째로 생각했다. 드라마가 너무 떠있는 게 아니냐는 반응도 있었는데 재미있고 웃을 수 있는, 통쾌하고 사회의 이면을 꼬집을 수 있는 걸 담고 싶었다. 그런 점에서 공감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송승헌 다시 봤다'는 반응이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나는 늘 똑같았다.(웃음) 그만큼 내가 배우로 가진 ‘송승헌’의 이미지가 무거웠구나 생각하게 됐다. 실제 나는 그렇지 않다.

-과거에는 멜로 이미지가 강했는데 많이 탈피한 것 같다.

▶ 배우가 굳이 신비감을 가져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할 때마다 모든 작품이 대박나기도 힘들다. 어떤 선배가 말해준 적이 있는데, 결국 남는 건 '작품'인데 우리나라 배우들은 작품을 너무 안 한다고 말하시더라. 20, 30대의 송승헌은 연기를 준비하지 않아서 그게 재미있지 않고 힘들었다. 방송국에 가서 연기하는 게 강압 아닌 강압이었다. 그러니 평가도 좋을 리가 없었다. 예전 '가을동화' 때의 연기를 이제 다시 못 보겠다. 욕 먹을 만하다 생각하면서 풋풋했다고 생각한다.

-연기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을까.

▶ 군대를 다녀오고 서른이 넘었을 때 한 팬이 준 팬레터가 계기가 됐다. 그 팬이 당신 때문에 작품 재미있게 봤다면서 누군가에게 행복을 주는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당신 자신에게 감사하며 살라고 하더라. 그 말이 되게 와 닿았고 내 일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그때부터 뭘 해도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솔직히 연기에 재미를 느낀 건 최근 3~4년 사이다. 좋은 작품이 있으면 최대한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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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승헌 /사진=더좋은이엔티


-지금 생각하는 연기의 방향은 무엇일까.

▶ 요즘 같아서는 연기에 욕심이 많이 생겨서 더 하고 싶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의 톰 크루즈 연기를 보고 나이를 다시 찾아보니 나보다 15살이 많더라. 저 사람 대단하다 싶으면서 나도 톰 크루즈처럼 멋진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인간중독'도 20대나 30대의 나였다면 하지 않았을 거다. 어떻게 보면 불륜 이야기인데 캐릭터가 가진 정서가 괜찮아 보였다. 그런 시도를 하다보니 캐릭터를 선택할 때 다양해졌다. '인간중독'이 내 연기의 터닝 포인트였던 것 같다.

-배우라는 직업을 잘 선택했다고 생각하나.

▶ 그렇다. 배우를 하고 있는 걸 감사하게 생각한다. 배우를 하고 싶어 하는 친구들도 너무 많은데 모두가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순 없다. 내가 가진 능력에 비해 과분한 사랑을 받은 것 같다. 주변에서 배우를 준비한다고 조언을 요청할 때 단 한 번도 추천하지 않았다. 안 되는 경우가 많고 너무나 불확실한 곳이라는 걸 알기에 그렇다. 나도 몰랐으니까 패기로 연기를 한 것 같다.

-코미디 장르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도 있는 것 같다.

▶ 이미지 탓이 큰 것 같다. 원래 코믹한 배우가 '플레이어'를 했다면 그러려니 했겠지만 그렇지 않은 송승헌이 연기를 하니 새롭게 봐주신 것 같다. 처음부터 작정하고 웃겨보자 생각한 작품도 있었다. 평소에도 진지한 것보다 장난치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어서 그런 작품이 있다면 또 해보고 싶다.

-연기에 전념하고 있는 것 같은데, 결혼 계획은 어떻게 되나.

▶ 나도 결혼을 하고는 싶다. 친구들 중에는 결혼해서 아기를 낳은 경우도 많다. 물어보면 다들 결혼이 너무 좋다고 하더라. 나도 아기 낳고 행복한 가정을 꾸려서 오손도손 사는 게 꿈이다. 운명의 상대를 못 만난 게 아닐까 생각한다. 어딘가에는 인연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소개팅한 적도 별로 없다.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는데 해보고 후회하고 싶다. 아이랑 같이 있는 모습을 볼 때 친구들이 제일 부럽다. 나를 콘트롤 해줄 수 있는 여자를 만나고 싶다. 5년 안에는 결혼해야하지 않을까 싶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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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가요방송부 연예 3팀 한해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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