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데이터 '배신'한 최정, 그는 역시 '스타'였다

박수진 기자 / 입력 : 2018.11.14 17:31 / 조회 : 2581
  • 글자크기조절
image
동점 홈런을 때려낸 최정(오른쪽) /사진=SK 제공
"9회 투 아웃에 왜 하필 내가 타석에 들어섰을까…."

2018 한국시리즈 내내 부진했던 SK 와이번스 최정(31)이 극적인 홈런을 쏘아올리며 자신이 왜 '스타'인지를 확실히 증명했다. 특히 36타석 대결에서 홈런이 단 한 개도 없었던 조쉬 린드블럼(두산)을 상대로 때려낸 홈런이라 감격은 더했다.

최정은 김광현(30)과 함께 명실상부 SK를 대표하는 간판스타다. 2016시즌(40홈런)과 2017시즌(46홈런) 2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고, 수비 또한 준수해 리그 최고의 3루수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이런 최정에게 2018시즌 부진이 찾아왔다. 홈런은 35개로 여전히 많았으나, 정규시즌 타율은 0.244에 그쳤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사실 마찬가지였다. 넥센과 플레이오프서는 타율 0.313, 2홈런 3타점으로 부활하는 듯했지만 한국시리즈 들어 다시 부진의 늪에 빠졌다. 5차전까지 타율은 0.077(13타수 1안타)로 좋지 않았다.

하지만 트레이 힐만 SK 감독의 믿음은 굳건했다. 12일 6차전을 앞두고 힐만 감독은 최정의 타순을 조정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최정의 경험을 믿고, 충분히 도움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충분히 한 방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스윙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대로 3번으로 나간다"는 말로 신뢰를 드러냈다.

앞선 타선에서 안타 없이 볼넷 2개를 기록하고 있던 최정은 3-4로 뒤진 9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패색이 짙어진 상황에서 자신에게 매우 강했던 린드블럼을 맞이했다. 정규시즌 린드블럼 상대로 통산 타율 0.115(26타수 3안타)로 약했고, 홈런은 없었다. 4사구만 10개나 있었다.

하지만 최정은 최정이었다. 극적인 홈런을 쏘아올리며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2볼-2스트라이크에서 린드블럼의 6구(시속 131km 포크볼)를 그대로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다소 가운데로 몰린 실투를 공략한 것이다. 최정의 홈런으로 경기는 연장으로 들어갔고, 13회초 한동민의 솔로 홈런으로 SK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종료 후 만난 최정은 '9회 투 아웃에서 왜 하필 내가 타석에 들어섰을까'라는 심정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그는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어차피 2경기를 생각했는데, 삼진만 당하지 않고 앞으로만 쳐보자는 생각으로 방망이를 휘둘렀다"며 "(홈런 비결에 대해) 정말 모르겠다"고 웃었다.

image
최정의 극적인 동점 홈런 이후 환호하는 SK 더그아웃 /사진=뉴스1
사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SK 선수단에는 6차전 최정이 데일리 MVP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팽배했다. 개인 통산 8번째로 한국시리즈에 임하는 만큼 언젠가는 한 방이 나올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더그아웃서 막내급인 강승호(24)가 "형들이 6차전 MVP는 (최)정이 형이라고 해서 9회 투 아웃이라도 진다는 생각은 솔직히 들지 않았다"고 말할 정도였다.

결과적으로 최정은 자신의 둘러싼 모든 데이터를 보기 좋게 '배신'했다. 린드블럼을 상대로 보였던 약세, 그리고 2018 한국시리즈의 부진을 후련하게 날리며 자신의 통산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손에 꼈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