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손더게스트' 김재욱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OCN 수목 드라마 '손 the guest' 최윤 역

한해선 기자 / 입력 : 2018.11.13 11:07 / 조회 : 6122
  • 글자크기조절
image
배우 김재욱 /사진=매니지먼트 숲


배우 김재욱(35)에게는 마력이 있다. 어떤 역할이든 그에 묻히기보다 '김재욱화' 시키는 힘, 그로인해 마니아를 형성하는 힘이다. 이번 OCN 수목극 '손 the guest'(이하 '손 더 게스트')에서 그 마력을 또 한 번 발휘했다.

데뷔 초 드라마 '커피프린스'(이하 '커프')부터 그의 등장은 강렬했다. 말수가 많지 않은 카페 종업원 역할임에도 매력적인 외모와 신비로운 분위기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부르면서 그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10년이 지난 지금에도 '손 더 게스트' 속 김재욱은 특유의 묘한 분위기로 시선을 끌어당겼다.

'손 더 게스트'는 한국 사회 곳곳에서 기이한 힘에 의해 벌어지는 범죄에 맞선 영매와 사제,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 한국형 리얼 엑소시즘 드라마. 김재욱은 구마 사제로 윤화평(김동욱 분), 강길영(정은채 분)과 함께 마을을 어지럽히는 악령 박일도를 쫓는 최윤 역을 맡아 연기했다.

김재욱은 사제복조차 섹시하게 소화함은 물론 구마의식을 행하는 집중도 있는 연기, '커프' 이후 두 번째로 만난 김동욱과 찰떡 같은 브로맨스 케미로 '손 더 게스트' 마니아를 만들어냈다. 마지막회는 자체 최고 시청률 4.1%(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를 기록하고 종영, 시즌2를 외치는 이들이 적지 않다.

image
배우 김재욱 /사진=매니지먼트 숲


-'손 더 게스트' 종영을 아쉬워하는 시청자들이 많다.

▶ 나도 시원섭섭하다. 촬영 자체의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과 후련하게 끝났으면 하는 마음이 공존했던 것 같다.

-시즌2를 암시하는 열린 결말이었다.

▶ 박일도라는 악의 형태를 구축하고 그걸 따라가는 과정을 그렸는데 그에 맞는 결말이라 생각했다. '손 더 게스트'에서는 사람들 마음 속에 있는 악을 '박일도'로 형상화했다고 생각한다. 그걸 근본적으로 없애는 건 힘든 일이겠다. 더없이 좋은 결말이라 생각한다. 시즌2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게 아무것도 없다. 어떻게 될 지 봐야겠다. 이야기가 나오는 건 긍정적인 반응이라고 생각해서 나도 기대가 된다.

-스스로 최윤의 연기를 평가해 본다면?

▶ 50점은 넘은 것 같다.(웃음) 작품 자체가 가진 이야기 전개의 속도라든지 우리가 담아야 하는 이야기들이 전해지는 게 중요했다. 인물을 조금 더 입체적으로 담을 수 있었겠다는 아쉬움은 있다. 중반까지 구마자들의 연기와 에피소드가 끌고 가는 게 많았던 작품이었다. 그 과정에서 화평이도, 초반에 길영이도 입체적으로 보여주면 더 좋았을 거라는 갈증이 있긴 하다.

-구미의식 장면, 악령과의 대립 장면 등 고생을 많이 한 것 같다.

▶ 아무래도 장르물이다 보니 특수효과를 내느라 준비해야 하는 신이 많았다. 반복을 해서 촬영할 수 없었다. 피를 묻히거나 빙의한 신들에서 실수를 하면 안 된다는 긴장감을 가졌다. 기본적으로 낮 촬영임에도 어두운 데서 촬영하는 경우가 많았다.

-감정적으로 소모가 많은 캐릭터였다. 종영 후에 빠져나왔나.

▶ 아무렇지도 않다.(웃음) 구마의식을 하는 신은 촬영이 하루종일 걸리기도 했다. 그만큼 배우들의 에너지 소모도 컸다. 그래도 촬영 중간에 화평이(김동욱)와 길영이(정은채)를 만나면서 힘든 마음이 중화됐다. 어두운 장르여서 현장에서는 일부러 분위기를 무겁지 않게 만들려 했다. 내가 장난을 안 치는 성격은 아니다. 20대 초에 만났던 김동욱과 다시 만나니 즐거웠다. 스태프들도 한 팀이란 느낌을 받았다.

-구마의식 연기를 위해 찾아본 것들이 있다면.

▶ 촬영 전에 감독님과 필리핀에 가서 구마의식에 대한 세미나를 들은 적이 있다. 실제 구마의식을 한 영상을 보고 성수도 뿌리면서 재현하는 것을 봤다. 그 사제님을 만나고 온 게 연기할 때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됐다.

-구마의식 장면 연기는 어떻게 진행됐나.

▶ 영화 '엑소시스트'의 클리셰를 연구했다. 구마의식이란 게 의외로 별 게 없다. 악령과 엑소시스트가 부딪히는 에너지 자체를 물리적으로 표현하는 게 굉장히 한정적이다. 그걸 배우간의 호흡으로 표현해야 했다. 자칫 잘못하면 오버 액팅될 것 같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정적으로 표현할 수도 없었다. 밸런스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묘한 감정과 사명감을 느끼며 촬영했다. 촬영을 반복하다 보니 나중에는 세트가 편해지더라.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image
배우 김재욱 /사진=매니지먼트 숲


-모니터링을 하면서도 무서웠던 장면이 있었나.

▶ 확실히 분위기만 봤을 때는 1, 2회가 무서웠다. 숨을 어디서 쉬어야 할 지 모를 정도로 힘들었다. 초반 임팩트가 너무 셌다 보니 회차를 거듭할 때마다 1, 2회 보다는 안 무섭다는 반응이 생기기도 했다. 이후에는 무서움보다 박일도를 궁금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악령과 대립하는 신이 많아 촬영하며 악몽을 꾼 적도 있을 것 같다.

▶ 가위는 안 눌려봤지만 악몽을 많이 꿨다. 꿈 내용은 잘 기억 안 난다. 초반에는 김영수(전배수 분)와의 구마의식 장면을 찍기 전까지 신경을 많이 쓰고 그런 상상을 많이 했다. 그게 몇 번 지나고나니 총체적으로 신에 대한 불안감보다 '손 더 게스트'의 세계관에 완전히 들어간 기분이었다. 집에서 자고 있는데 내가 누워있는 데가 침대인지 다른 곳인지 헷갈리기도 했다.

-김재욱으로서는 실제로 믿는 종교가 있나.

▶ 무교다. 꼭 종교적으로 접근하지 않아도 영적인 존재가 있다고는 생각한다.

-박일도의 정체를 처음부터 알고 촬영했다고.

▶ 주변에서 궁금해 했는데 주변에 다 거짓말을 했다.(웃음) 모르고 시작했어도 나름의 재미가 있었을 것 같다. 할아버지가 마지막까지 의심 받지 않는 장치를 잘 심어놓는 게 재미있었다. 순식간에 지나가는 장면들에서 장치를 심어놨다.

-김홍선 감독과 '보이스' 이후 두 번째로 함께 작업했는데.

▶ 감독님과 잘 맞았다고 생각한다. 감독님도 나와의 작업을 즐거워 해주셨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었는데, 그런 좋은 만남을 앞으로도 가지고 싶다.

-'보이스'의 캐릭터를 넘어서야겠다는 부담감이 있었나.

▶ 나는 딱히 그런 생각을 잘 안하는 사람이다. 연기를 할 때 부담감을 느끼지 않으려 한다. 이 작품에서 최윤을 어떻게 만나야 할 지만 생각했다. 최윤이 악몽을 꾸는 신에서 흑화가 됐는데 이전에 내가 했던 움직임으로 연기했다가는 시청자들에게 전작의 기시감이 보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원래 장르물을 좋아했나.

▶ 마니아는 아니어도 '추격'이란 부분은 늘 흥미롭다. 어릴 때 추리소설 책을 좋아해서 읽었던 시기가 있었다. 그걸 우리나라에서는 영상화를 잘 안했는데 이런 작업에 참여했다는 것에 대해서 개인적인 만족도도 있었다.

image
배우 김재욱 /사진=매니지먼트 숲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무엇인가.

▶ 작품이 좋으면 연기하고 싶다. 내가 그 작품에 도움이 될 수 있고 그 안에서 몫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으면 참여하고 싶다. 최대한 많은 연기를 해보고 싶다. 보시는 분들 입장에서도 그게 즐겁지 않을까.

-평소 연기를 어떻게 준비하는 편인가.

▶ 좋은 작품을 많이 보려고 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생각한다. 영화도 많이 보고 음악도 많이 들으려 한다. 그런 세계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건 늘 신기하고 즐거운 일이다. 내가 그 일을 하고 있다는 것도 신기한 기분이다. 늘 사는 게 준비인 것 같다. 내가 살아온 시간이 어떤 인물로든 드러나는 것 같다. 늘 잘 살아야겠다 생각한다.

-30대 중반의 배우가 됐다. 지금 보여주고 싶은 연기는?

▶ 지금 나이대에 보여줄 수 있는 걸 보여주고 싶다. 사람들이 어릴 때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하는데 내게도 그런 시기가 있었다. 내가 나이에 맞지 않는 연기를 하고 싶다고 무리하기보다 지금 시기에 맞는 노력을 하자고 생각한다. 자연스럽게 연기에 녹아들 수 있는 캐릭터는 어떤 게 있고 어떤 작품을 선택해야 할 지 고민한다. 그런 고민과는 상관없이 작품을 선택하게 되기도 한다. 작품은 '만나는 것'이라 생각한다.

-'커프'부터 10여 년간 연기하면서 어떤 점이 가장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하나.

▶ 크게 바뀐 게 없는 것 같다. 나이를 먹고 경험이 쌓이면서 깨닫는 것들이 많아졌다. 선배들이 나에게 해준 얘기들에 대한 진정한 이해가 되는 것 같다. 몰랐으니까 할 수 있었던 일들과 에너지가 있었고, 지금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는 것 같다.

-밴드 윌러스의 앨범이 나온 지도 4년이 됐다. 언제 또 음악활동을 볼 수 있나.

▶ 고민 중이다. 활동 안 한지가 오래돼서 하고 싶다고 생각은 하고 있다. 작업을 많이 못 했는데 다시 작업을 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2018년 활동 중 무엇이 많이 남았나.

▶ 영화 '나비잠'과 드라마 '손 더 게스트' 두 작품이 남았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난 한 해였다. 작년보다 더 나아진 스스로가 된 것 같다. 지난 해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된 것 같다.

-스스로가 꿈꾸는 김재욱은?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노력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인생은 계획대로만 되지는 않는 것 같다. 계획을 거창하게 세우기 보다 현재에 충실하고 싶다.

기자 프로필
한해선 | hhs422@mtstarnews.com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가요방송부 연예 3팀 한해선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