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백낭' PD "좋은 결과, 착한 사람들 덕분"

tvN 수목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 이종재 PD

한해선 기자 / 입력 : 2018.11.13 16:00 / 조회 : 2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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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재 PD /사진=CJ ENM


tvN 월화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은 종영 후에도 시청자들의 가슴 속에 훈훈한 여운을 남겼다. 극 중 송주현 마을사람들 만큼이나 정겨운 촬영장의 분위기가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출연진이 입 모아 "사람까지 남은 작품"이라 극찬한 이유가 있었다. 연출을 맡은 이종재 PD는 침착하면서 수더분한 인간미로 현장의 중심에서 분위기를 이끌었다. 그 좋은 에너지가 방영 내내 호평을 이끌어냈고, 최종 시청률 14.1%(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

'백일의 낭군님'은 완전무결 왕세자에서 졸지에 무쓸모남으로 전락한 원득(도경수 분)과 조선 최고령 원녀 홍심(남지현 분)의 전대미문 100일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 도경수(엑소 디오), 남지현, 김선호, 조성하, 조한철, 한소희, 김재영 등이 출연했다. 종영 후 이종재 PD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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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재 PD /사진=CJ ENM


-'백일의 낭군님'이 좋은 반응을 얻고 종영했다.


▶ 작품이 잘 돼서 기분이 좋다. 끝나서 아쉽고 섭섭하기도 하다. 다음에 이런 작품을 또 언제 만날까 싶고 여운이 아직도 남아있다. 작품을 좀 더 잘 만들고 싶었고 배우나 스태프들을 좀 더 많이 챙겨주고 싶었다.

-촬영이 끝나고 배우들에게 해준 말은?

▶ 끝나고 두 세 번 정도 만났다. 쫑파티도 하고 사적으로 만나기도 했다. 작품이 잘 끝나도록 해줘서 너무 고마웠다. 다음에 또 한 번 같이 하고 싶다. 나도, 배우들도 더 성숙해져서 보자고 말했다.

-최고 시청률 14.1%로 동시간대 지상파 드라마도 제친 성적이었다.

▶ 이 정도의 기록이 나올 줄은 예상 못 했지만 자신은 있었다. 촬영하면서 모니터링을 해보고 '망하지는 않겠다' 생각했다. 이전에 송현욱 PD와 함께한 '또 오해영'도 가편집본을 봤을 때 잘 될 것 같다고 예상을 했는데 우리 드라마도 그런 느낌이었다. 그래도 이 정도로 시청률이 계속 오를 줄은 몰랐다. '또 오해영' 때도 시청률이 오를 때 찌릿찌릿했는데 이번에도 그랬다. '이렇게 가는 게 맞는 건가' 싶었다. 10% 정도 나왔을 때는 부담도 되면서 기분은 좋더라. 그 때 배우들은 엑소의 '으르렁' 댄스커버 공약할 걸 걱정했다. 나도 춤을 출까 하다가 못 출 것 같아서 참았다.(웃음)

-'백일의 낭군님' 성공 비결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 나와 작가님의 마음이 잘 맞았고 착한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내 성향 자체가 따뜻한 사람들과 일하는 걸 좋아한다. 첫 번째로 사고 없는 것, 두 번째로 즐겁고 행복한 것, 세 번째로는 시청률이 잘 나오면 좋겠는데 그건 하늘이 돕는 것 같다. 배우들, 스태프들 모두 잘 맞았던 것 같다. 올 여름 되게 덥고 힘들었는데 촬영장에서 많이 웃으면서 촬영했다.

-시청자들이 이 작품의 어떤 지점을 좋아한 것 같나.

▶ 장면들에서 즐겁고 어두운 낙차가 큰 드라마였는데 배우들이 그걸 잘 표현해줬다. 작가님이 글을 잘 써준 것도 재미 포인트였다. 거기에 배우들이 잘 해줬다. 현장에서 봤을 때 동화처럼 힐링 되는 게 있었다. 촬영 하면서도 이 분위기가 우리 드라마의 모습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자연 풍광도 아름답게 잘 담겼다.

▶ 지방에 많이 돌아다녔다. 용인의 유채꽃밭, 부산의 대나무밭, 고창의 보리밭 등 다양하게 찍었다. 풍경만 담으러 가기도 했다.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잘 다녀왔다고 생각한다. 고집을 내세웠는데 시청자들이 좋아해서 다행이다. 봄에서 시작했지만 주로 초록색의 색감이 많이 담겼다. 장소 헌팅을 하는 과정에서도 색감을 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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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기억에 남았던 시청자들의 반응이 있다면?

▶ 노지설 작가님을 '갓지설'이라고 불러준 반응이 기억에 남는다.(웃음) 작가님이 글을 잘 써줘서 나도 연출을 잘 할 수 있었고 배우들도 잘 연기할 수 있었다.

-100% 사전제작으로 촬영했다. 아직 우리나라에 완전히 도입된 촬영 방식은 아닌데 장단점이 있다면?

▶ 장점이 확실히 많은 것 같다. 촬영을 하고 모자른 부분은 보충을 했다. 사전제작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과정일 거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사전제작이 나은 것 같다. 시청자들에게도 더 좋은 걸 보여줄 수 있겠다. 다른 드라마는 실시간으로 시청자들과 소통하고 의견도 보는데 사전제작은 그걸 볼 수 없는 게 아쉽긴 하다. 완성도 면에서는 사전제작 형태가 많이 나오면 좋겠다. 작가님들에게도 좋은 환경인 것 같다.

-감독님은 현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분위기를 만들었나.

▶ 내가 농담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다. 젊은 친구들이 많다 보니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농담을 했다. 도경수가 촬영장에 오면 허그로 인사를 시작했다. 남지현도 허그는 아니지만 즐겁게 인사했다. 사소인 얘기도 많이 나누면서 촬영을 시작했다. 재미있는 신이 나오면 장난도 많이 쳤다.

-현장에서 웃음을 많이 이끌어 낸 배우는?

▶ 이준혁 선배님이 제일 웃음을 많이 줬다. 그 분은 보는 것 자체로 '웃음'이다. 그리고 남지현이다. 나이가 젊은데 에너지가 너무 좋다. 한 번도 인상을 찌푸리지 않았다. 도경수도 말이 많지는 않지만 중간에 한 번씩 말하고 웃는 밸런스가 좋았다. 김기두도 나와 몇 작품을 하면서 잘 맞았다. 이민지는 같이 작업을 해보고 싶었던 배우다. 조성하 선배님도 두 번째 작품을 함께 했는데 외모는 강렬하지만 실제로는 너무 좋은 분이다. 조한철도 생긴 선이 굵은데 사람이 좋았다. 힘든 순간이 있어도 함께한 사람들로 그게 희석됐다.

-궁과 송주현의 온도차가 극명했다. 톤 조절에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 작가님과 밸런스가 중요하다고 얘기를 많이 나눴다. 즐거운 것도 너무 많이 나오면 질리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러면서 궁에서 진지해지면 또 송주현 얘기를 전하기도 하고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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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재 PD /사진=CJ ENM


-마지막회에서 도경수와 남지현이 궁에서 화려한 결혼식을 올리지는 않았다. 송주현에서 재회하는 걸로 소박하게 마무리 했는데.

▶ 결말은 애당초부터 궁에 들어가는 게 아니었다. 홍심이 집 마당에서 출발해 거기서 이야기를 끝내는 걸로 계획했다.

-'또 오해영'에서 함께한 송현욱 PD가 이번에는 JTBC '뷰티 인사이드'를 내놓으면서 '백일의 낭군님'과 동시간대 경쟁을 했다.

▶ 같은 시간에 방영할 줄은 몰랐다. 나중에 방송 시간대가 바뀐 걸 알았다. 어떡할까 생각하다가도 내심 우리 드라마가 좀 더 잘 되길 바라긴 했다.(웃음) 우리가 먼저 방영을 시작하고 반응이 나쁘지 않았는데 현욱이 형도 잘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더라. '뷰티 인사이드' 촬영장도 간 적이 있는데 송현욱 감독님이 되게 반갑게 인사를 해주고 축하도 해주더라. 서현진도 축하를 해줬다. 송현욱 감독님도 드라마를 잘 만드셨더라. 미안한 감도 있으면서 고마웠다.

-이번 작품이 잘 된 만큼 차기작에 대한 부담도 있겠다.

▶ 또 이런 작품을 만나게 될 지 모르겠다. 당연히 어떤 작품과 배우를 만나게 될 지 기대되면서도 부담이 된다. 다음 드라마에서 어떤 평가를 받든 그것도 내가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솔직히 '백일의 낭군님' 여운이 많이 남는다.

-도전 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을까.

▶ 장르에 대한 규정은 없다.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싶다. 스릴러든 격정적인 멜로든 로코든 가족극이든 두려움은 없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송현욱 감독과 함께 할 때는 로코를 해보고 싶었는데 '듀얼'을 할 때는 장르물도 괜찮아 보였다. 계속 마음이 바뀐다.

-소위 '스타 PD' 대열에 합류하지 않았나.

▶ 주변에서 그런 얘길 하는데 나는 안 좋아하는 표현이다. 다음 작품을 못하면 또 바뀌는 건가. 난 내 이름을 가지고 연출하는 사람일 뿐이다. '스타 PD'라는 걸 잘 모르겠다. 나도 일을 즐기고 싶은 사람이다. 감사한 표현이지만 나와는 안 맞는 표현인 것 같다. 그냥 연출자로만 알려지기를 바란다. '백일의 낭군님'도 내가 잘 해서 시청률이 잘 나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작가, 스태프, 배우 등 모두가 잘해줬기 때문이다. 나는 거기에 일원일 뿐이었다. 드라마가 '스타'가 된 거고 나는 스타 PD는 아닌 것 같다. 다음에도 그저 즐겁게 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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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가요방송부 연예 3팀 한해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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