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힘들었고 후련하고 감사하죠"..김동욱의 '손더게스트'

OCN 수목 드라마 '손 the guest' 윤화평 역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8.11.1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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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키이스트


배우 김동욱(35)이 또 하나의 뜻깊은 작품을 만났다. 케이블 채널 OCN 수목 드라마 '손 the guest'(극본 권소라·서재원, 연출 김홍선, 이하 '손 더 게스트')에서 귀신을 보는 영매 윤화평으로 분해 시청자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드라마 종영 후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한 김동욱은 후련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마지막 회를 위해 수중 촬영까지 감행한 그는 아직 감기 기운이 남아있는 듯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마지막까지 정말 쉽지 않은 촬영이었거든요. 무사히 끝냈다는 안도감과 후련함이 제일 커요."


지난 1일 방송한 '손 더 게스트' 최종회는 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 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으로 4.1%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가톨릭의 구마의식, 무속신앙의 굿, 귀신들림 현상 등 독특한 소재들을 다룬 이 작품은 장르물을 선호하는 마니아층의 높은 지지를 얻었다는 평가다.

"(이런 반응은) 전혀 예상을 못 했어요. OCN 수목 드라마 11시대는 기존에 없었으니까, 수치로 비교할 수 있는 평균이란 게 없었거든요.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시작한 거라 드라마가 끝난 지금도 너무 큰 관심을 보여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기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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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키이스트



김동욱이 연기한 윤화평은 집안 대대로 무속인인 세습무 집안의 자손으로, 귀신을 보는 능력을 가진 영매다. 극 중 빙의된 자의 살인을 목격하기 시작하며 악령 '손'을 잡기 위해 나섰다. 어릴 적부터 영적인 것에 예민하고, 쉽게 감응하는 영매 캐릭터였던 만큼, 김동욱 본인에게도 쉽지 않은 연기였다. 김동욱은 "매 회 촬영이 끝날 때마다 '오늘 드디어 하나를 넘었구나' 마음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고민의 연속이었어요. 매 장면들이 정말 '딥'하고, 감정 신이 많았거든요.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많이 힘들었죠. 늘 외지고, 어둡고, 지저분한 곳만 찾아가 촬영하다 보니까 많이 지치기도 하고요. 전체적인 분위기가 늘 그래서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았어요. 다행히 현장을 함께 한 사람들이 너무 좋아서 그걸로 버텼죠."

평소 꿈을 잘 꾸는 편이라는 김동욱은 '손 더 게스트'를 촬영하면서 기이한 경험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윤화평처럼 위험에 빠진 사람들을 구하려는 꿈을 자주 꿨다는 것.

"제가 가위에 잘 눌리거든요. 잠잘 시간이 많지는 않았는데, 이번에 유독 꿈을 많이 꾸더라고요. 30~40분 잘 때도 꿈을 꿨던 것 같아요. 대부분의 꿈들이 비슷했는데, 제가 누군가를 구하거나 위험에 빠지는 꿈이었어요. 그중에서도 누군가를 구하는 꿈을 그렇게 많이 꿨어요. 제일 고통스럽고 힘들 때는 꿈속에서도 촬영하고 있을 때였죠.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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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키이스트


'손 더 게스트'는 악령을 쫓는 가톨릭 기반의 '엑소시즘'(Exorcism)과 한국적 정서를 담고 있는 '샤머니즘'(Shamanism)을 결합한 오컬트(Occult) 장르의 드라마다. 장르적 특성상 악령, 빙의, 구마 같은 초자연적이고 비이성적인 현상들을 다뤘다. 극 중 영매로 활약한 김동욱은 실제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귀신'의 존재를 믿고 있을까.

"전 가톨릭 신자예요. 그런데 귀신은 무서워해요. 하하. '엑소시즘'이 가톨릭에서 그런 게 존재한다는 전제하에 행해지는 의식이니까요. 저도 가톨릭이지만 귀신은 무서워서 공포 영화도 잘 못 봐요. 그래도 '손 더 게스트'는 뭐가 나올지 다 아니까 볼 수 있었죠."

김동욱은 영매 캐릭터에 완벽히 녹아들기 위해 관련 영상들을 샅샅이 뒤져가며 연구하는 열의를 보였다. 그는 "무당이 영매라,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무속인, 빙의 등 관련 사례들을 많이 찾아봤다"며 "윤화평은 '세습무'라는 집안 배경이 있는데, 세습무 남자는 전통적으로 악기를 다룬다더라. 혹시 내가 해야 하는 악기가 있으면 미리 얘기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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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화평은 악령에 의해 가족을 잃어버린 비극적인 캐릭터였다. 김동욱은 가슴 절절한 연기로 윤화평을 소화하며 시청자들의 가슴을 미어지게 했다.

"가까운 사람이 죽었다고 생각하면서 연기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작업이었어요. 너무 고통스럽고 힘든 일이었죠. 그런 장면을 찍고 나서는 더 빨리 빠져나오려고 노력해요. 현장에서 쉴 때 틈틈이 스태프와 장난도 많이 치고 농담을 하면서 분위기를 풀었던 것 같아요."

마지막까지 베일에 싸여있던 악령 '박일도'의 정체는 윤화평의 할아버지 윤무일(전무송 분)이었다. 김동욱은 "드라마 시작할 때부터 박일도가 할아버지 몸에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제가 알기론 주연 배우 3명(김동욱, 김재욱, 정은채)에게만 알려주셨어요. 작품에 들어갈 때 이미 감독님과 작가님께서 마지막까지 큰 줄기를 구상하신 상태였어요. 말씀을 안 해주시려고 하길래, 저희가 협박 아닌 협박을 했죠. '알려주지 않으면 연기할 수 없다'는 식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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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더 게스트'는 사람의 몸속에 들어가 있는 악령과 영매, 사제, 형사가 사투를 벌이는 극적 구조로 방송 내내 쫄깃한 긴장감과 예측할 수 없는 공포를 유발했다. 김동욱은 구마 사제 최윤 역의 김재욱(35), 형사 강길영 역의 정은채(32)와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으로 극의 몰입을 더했다.

특히 김재욱과는 MBC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2007) 이후 11년 만에 재회해 남다른 '브로맨스' 호흡을 자랑했다.

"(김)재욱이는 11년이 지났지만 정말 한결같은 친구예요. 저만 조금 더 '아재'가 된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하하. 덕분에 전 너무 편했어요. 촬영할 때 조금 달라진 게 있다면 '커프'(커피 프린스 1호점) 때는 뭣 모르고 즐기면서 찍었고, 이번엔 둘이서 '으쌰으쌰'해서 같이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었다는 차이가 있어요."

'손 더 게스트'를 통해 처음 호흡을 맞춘 정은채와도 끈끈한 유대감이 생겼다. 김동욱은 "(정)은채가 어려운 일정을 소화하면서 단 한 번도 얼굴을 찌푸리거나 '힘들다'는 말을 하는 걸 듣지 못했다"며 "촬영 후반부에 은채에게 '고맙다'고 했다. 묵묵히 참고 견뎌내 주지 않았다면 우리가 다 무사히 찍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은채는 인내심, 배려심 그리고 집중력이 정말 뛰어나요. 나이보다 훨씬 더 성숙한 모습의 배우였어요. 작품 속 강길영을 표현하기 위해 굳이 예뻐 보이려고 노력하지 않는 모습이 더 예뻐 보이더라고요. 감독님도 너무 고마워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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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은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의 흥행 기운이 '손 더 게스트'로 이어지면서 뜻깊은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생각지 못하게 바빴고, 전혀 기대치 않게 많은 사랑을 받은 한 해였어요. 그래서 더 얼떨떨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해요. 또 빨리 벗어나서 내년을 또 준비해야죠. 뭔가 또 에너지 넘치는 한 해가 되도록…"

내년을 기약하고 있는 김동욱은 '손 더 게스트' 시즌2에 대한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손 더 게스트'가 '그것이 아직 바닷속에 있다면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는 윤화평의 내레이션과 함께 열릴 결말로 마무리된 만큼, 열혈 시청자들도 시즌2를 기대하고 있는 상황. "저한테도 언제 끝날지 모르는 작품이었으면 해요. 찍을 때는 너무 힘들어서 몰랐는데, 조금 떨어져서 생각해보니까 그렇더라고요. 열린 결말처럼, 시즌을 기다려주는 시청자들의 바람처럼, 아직 끝나지 않은 작품이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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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열 |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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