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밥상'도 놓친 두산, 인천의 기에 짓눌렸다 [KS]

인천=한동훈 기자 / 입력 : 2018.11.09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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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이 3차전 SK에 2-7로 졌다. /사진=뉴스1
잠실과는 분위기가 확실히 달랐다. 인천은 역시 '와이번스'의 홈이었다.

9일 열리는 한국시리즈 4차전은 두산이 적지인 인천의 기(氣)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두산은 앞서 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서 SK에 2-7로 졌다. 내용상 SK가 역전 빌미를 제공하며 주저 앉을 수도 있는 그림이었지만 두산의 날이 무뎠다. 1루쪽은 물론 3루쪽 외야까지 뒤덮은 SK 홈팬들의 함성에 짓눌려 기를 펴지 못한 모양새였다.

이날 SK행복드림구장의 2만 5000석은 오후 4시 35분 매진됐다. 잠실에서 열렸던 1, 2차전 또한 2만 5000석 만원이었지만 숫자만 같았다. 잠실보다 규모가 더 작은 구장에 더 많은 SK 팬들이 운집한 셈이었다. 응원의 목소리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SK 팬들의 함성은 SK의 실수를 덮어주고 두산의 상승세를 꺾었다.

SK는 이 기세를 타고 1회부터 거세게 몰아쳤다. 로맥이 3점 홈런을 터뜨려 기선을 제압했고 2회 한동민의 적시타로 1점을 추가했다.


4-0으로 앞서가던 SK는 3회부터 집중력을 잃었다. 공격에선 주루사와 병살타로 스스로 흐름을 끊었다. 내야수들도 실책을 연달아 범했다. 두산은 SK의 실수 덕에 위기도 탈출하고 찬스도 얻었다. 하지만 그 틈을 공략하는 데 실패하면서 흐름을 뒤집지 못했다.

5회초 2점을 만회한 순간까지도 괜찮았다. 여기에 6회초 1사 후 SK 강승호가 또다시 실책을 저질렀다. 박건우가 출루했다. 최주환이 우전안타를 때려 1사 1, 3루가 됐다.

4-2로 앞선 SK가 오히려 허둥댔다. 이 때만 해도 SK가 자멸하며 두산에 주도권을 넘겨주는 듯한 형국이었다. 양의지가 볼넷을 얻어 베이스가 꽉 찼다. 하지만 여기서 오재일이 투수 땅볼, 김재호가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두산이 기회를 날려 버리면서 무너지던 SK의 기를 살려줬다.

위기를 넘긴 SK는 4-2로 아슬아슬하게 앞서던 8회말, 홈런 2방으로 쐐기를 박았다. 로맥이 솔로 홈런을 터뜨려 분위기를 되살렸고 이재원이 2점 홈런을 쏘아 올려 승리를 자축했다.

정규시즌 1위 두산답지 못한 경기력이었다. 두산으로선 '공짜 밥상'을 걷어찬 셈이었다.

한국시리즈 4차전은 비로 인해 하루가 미뤄졌다. 두산으로선 3차전의 아쉬움을 씻어내고 마음과 전력을 추스를 기회를 얻은 셈이다. 두산이 이번엔 인천 팬들과 SK의 안방 기세를 이겨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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