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김홍선 PD "'손더게스트' 공포 NO..치유 얘기"

한해선 기자 / 입력 : 2018.11.13 14:00 / 조회 :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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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선 PD /사진=CJ ENM


장르물의 명가 OCN에서 장르물의 대가 김홍선 PD가 장르물의 역사를 새로 썼다. 수목극 '손 the guest'(이하 '손 더 게스트')는 한국형 리얼 엑소시즘으로 지금껏 드라마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던 파격적인 시도를 했다. 일반 시청자들은 물론 장르물 마니아들에게도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평일 심야 11시, 시청층을 끌어모으기 쉽지 않은 조건이었다. 수요일 MBC '라디오스타', JTBC '한끼줍쇼', 목요일 KBS 2TV '해피투게더4', tvN '인생술집' 등 화제의 예능프로그램들과 경쟁했다. 그럼에도 '손 더 게스트'에 매료된 이들은 묘한 공포감과 스릴러적 쾌감에 밤잠을 설쳐가면서도 시청했다.

'손 더 게스트'는 한국 사회 곳곳에서 기이한 힘에 의해 벌어지는 범죄에 맞선 영매와 사제,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마지막회는 자체 최고 시청률 4.1%(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를 기록하고 호평 속에 유종의 미를 거뒀다. 종영과 동시에 시즌2를 외치는 목소리도 많았다. 스타뉴스가 연출자 김홍선 PD를 만나 작품의 뒷 이야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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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선 PD /사진=CJ ENM


-'손 더 게스트'가 마지막까지 휘몰아치며 종영했다.

▶ 시원섭섭하다. 주변에서 좋았다고 하니 나도 기분이 좋다. 사실 수목 예능이 있는 11시대에 방송한다고 결정됐을 때 시청률이 나올까 걱정했다. 처음 다루는 소재다 보니 시작할 때는 걱정도 했는데 잘 마무리 지어져서 다행이다.

-연출하면서도 에너지 소진이 많이 됐겠다. 회복 기간을 거쳐야 하는 것 아닌가.

▶ 작가님들이 이 작품을 하고나서 멘탈이 내려앉았다. 쉴 시간도 필요하겠다. 엑소시즘 이야기를 꺼낸다는 것 자체에서 정신적으로 피폐함이 있었을 거다. 작가님들도 나도 빨리 회복해야 하겠다. 이전에는 작품을 하고서 '끝났다'는 시원한 느낌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좀 여운이 있다. 뭔가 끝나지 않은 것 같다. 할 얘기가 더 있나 싶다. 그게 이전 작들과 달랐던 것 같다.

-마지막회는 과감히 19세 시청 등급으로 방송했다.

▶ 윤화평(김동욱 분)의 자해 장면이 있어서 그렇게 설정했다. 몰입감도 중요했고, 차라리 19세 시청 등급을 붙이고 심의를 안전하게 가자고 생각했다. OCN에서 '나쁜 녀석들 1', '보이스 1'도 중간에 19세 시청 등급으로 방송된 적이 있었는데, 아마 다른 채널이었으면 그렇게 방영되기도 힘들었을 거다.

-'조선추리활극 정약용', '야차', '히어로', '피리부는 사나이', '보이스', '손 더 게스트' 등 OCN 채널과 인연이 많다.

▶ 내가 선택한 이야기로 장르물이 많았는데, 그걸 유일하게 받아주는 채널이 OCN이었다. 서로의 니즈가 맞았다. 좋아하고 재미있는 얘기를 택하다 보니 이쪽으로 자꾸 고르게 되더라. 세월이 지나다 보니 장르물이 나에겐 강점이 된 것 같다. 원래 스릴러, 액션을 좋아한다. 그런걸 굵직하게 가지고 가려면 앞으로도 이쪽으로 작품을 보여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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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CN


-'손 더 게스트'는 유난히 공포스럽다는 반응이 많았다.

▶ 애초부터 공포, 호러를 보여주려 했다면 '손'('손 더 게스트')의 문법으로 가지 않았을 거다. 이 드라마는 스릴러 기법에 초점을 맞췄다.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한 공포감을 자아내기 위한 문법을 사용했을 뿐이다. 나는 무섭지 않았는데 일반 시청자분들은 무서우셨을 것 같다. 하지만 다시 보면 전혀 무섭지 않을 거라고 말해주고 싶다.(웃음) 공포도 범위가 넓은데, 우리는 보이지 않는 큰 존재와 맞닥뜨렸을 때의 공포를 표현하고 싶었다. 제작진 중에서는 촬영하고도 드라마는 무서워서 못 봤다는 분도 있었고 악몽을 꿨다고 하신 분들도 있었다.

-'손 더 게스트'의 인기 요인은 무엇이었을까.

▶ 요 근래에 보지 못했던 소재를 다뤘다. 우리 나라에도 이런 장르를 가진 드라마를 기다린 분들이 많았던 것 같다. 연기자들의 열연도 큰 몫을 차지했다. 주인공, 주조연, 단역들까지도 열심히 연기했다. 실제로도 홀린 것처럼 연기를 해주셨는데 대사 외에 다른 요소들이 많았어서 온몸으로 연기했다. 한 장면씩 할 때마다 탈진하는 줄 알았다.

-어떻게 서구의 '엑소시즘'과 한국의 '무속신앙'을 결합한 시도를 할 수 있었나.

▶ 나도 이게 말이 되는 시도인가 싶었다. 카톨릭에서는 악마가 등장하고 그 밖에 신들이 존재한다. 카톨릭 신부님, 구마사제, 무속인들을 인터뷰하며 느낀 점은 굿, 구마의식, 엑소시즘이 결국 '치유'와 맞닿았다는 것이다. 전혀 상반된 동서양의 개념이 결국 '사람을 살리자'는 것이었다. 종교만 다를 뿐이지 그 분들의 역할은 같았다. '손 더 게스트'는 아프고 힘들고 정신적으로 피폐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얘기가 아니었을까 한다.

-김재욱과는 '보이스'에 이어 두 번째로 작품을 함께 했다. 김동욱, 정은채도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 김재욱을 가장 먼저 캐스팅했다. 캐스팅 제의를 했을 때 사제가 연기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여서 망설이더라. 이해는 갔다. 많은 시간 이야기를 해서 결정했다. 김동욱은 대본을 보고 재미있다며 함께했다. 정은채는 '리턴'에서의 연기를 인상적으로 봤다. 강길영은 장르물에서 쉽게 버텨내기 힘든 여형사 캐릭터인데 정은채라면 충분히 연기 가능하겠다고 생각했다. 액션도 많고 고생을 너무 많이 해줬다.

-조연, 단역의 열연도 빼놓을 수 없다.

▶ 구마의식 장면 등에서 몰입을 위해 일부러 매체에 노출이 덜 된 분들이었으면 했다. 연극무대에서 인정 받으신 분들을 원했는데 오디션을 보고 직접 캐스팅했다. 1회 김영수를 연기했던 전배수 배우부터 하드캐리 해줘서 좋은 장면을 뽑아낼 수 있었다. 다른 분들도 하나하나 기억에 남았다. 아역배우 허율(정서윤 역) 양도 너무 연기를 잘 해줬다. 아역 친구들이 극의 중심까지 잡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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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선 PD /사진=CJ ENM


-촬영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 여러 장면이 생각나는데 마지막에 화평과 최윤(김재욱 분)이 서로를 구마하려고 했던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두 인물의 감정이 극에 달했는데 김동욱과 김재욱이 서로 배려하면서 연기했다. 연기를 하다보면 감정에 치우쳐서 자기 연기만 할 수도 있는데 두 배우가 동갑내기 친구여서 그런지 서로의 호흡이 맞아 들어갔던 것 같다. 현장에서는 줄곧 웃을 만큼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엑소시즘까지 그렸다. 새롭게 그려보고 싶은 장르가 있을까.

▶ 좀비물도 계획했는데 딜레이가 된 상황이다. 개인적인 계획은 휴머니즘을 담은 드라마도 해보고 싶다. 편하게 볼 수 있는 얘기 말이다.

-최근 인상깊게 본 작품, 관심있는 장르는 무엇인가.

▶ 영국 드라마 '루터'를 재미있게 봤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처럼 대만의 멜로영화도 좋아한다. 기회가 되면 멜로 영화도 해보고 싶다.

-현재 한국에서 장르물의 제작 환경은 어떤 것 같나.

▶ 보다 확장성을 가진 배우와 확장성을 가진 스태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게 중요하겠다. 그러다 보면 장르물의 접근성도 좋아지고 이것도 큰 산업이 될 수 있겠다.

-애청자들에게 한 말씀.

▶ 이번 드라마는 유난히 라이브톡도 많았고 팬분들이 우리 드라마를 봐주고 피드백 해주셨다. 봐주신 것도 감사하고 관심 가져주신 것도 감사하다. 좋은 말도, 나쁜 말도 있었다. 어쨌든 다 도움이 된 것 같다. 모니터링을 하면서 의견을 남겨주는 정성이 어쨌든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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