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현장] ④ '아이 행복 우선' 일본 비셀 고베의 사회공헌

고베(일본)=심혜진 기자 / 입력 : 2018.11.07 06:28 / 조회 :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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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를 방문한 비셀 고베 김승규./사진=비셀 고베
한국 프로스포츠, 나눔 활동의 나아갈 방향

마케팅의 대부이자 세계적인 기업 컨설턴트로 명망이 높은 미국의 필립 코틀러(87) 미국 켈로그경영대학원 교수는 저서인 '착한 기업이 성공한다'를 통해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일류 기업들은 모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충실하게 이행했다"며 "이를 올바로 수행하지 않는 기업은 더 이상 성장은 물론 생존조차 힘들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프로 스포츠 구단과 선수들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필요성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구단들이 지역 연고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기에 이런 요구는 더욱 강해지는 추세다. 프로 스포츠 구단과 선수의 사회 공헌 활동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하면 더 좋은 일'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 됐다.

프로 스포츠 역사가 상대적으로 짧은 국내 구단들도 이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그러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해외 명문 구단들과 비교하면 아직 질적, 양적 측면에서 갈 길이 먼 것이 사실이다. 스타뉴스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후원으로 미국·영국·독일·일본 등 스포츠 선진국들과 국내 구단의 사회 공헌 활동을 현장 취재해 한국 프로스포츠에서 나눔 활동의 나아갈 방향을 8회에 걸쳐 연재한다.

①'축구 중심' 독일·영국 구단, 사회 공헌도 '톱 클래스'
②'어린이·실업자에게 저녁 한 끼를' 스코틀랜드 셀틱의 창립 목적
③일본 감바 오사카, 지역 사회의 '해결사'
④'아이 행복 우선' 일본 비셀 고베의 사회공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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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에 새겨진 비셀 고베 홍보 사진./사진=심혜진 기자
고베 대지진 복구의 상징

일본 오사카를 거쳐 간 곳은 한국인 골키퍼 김승규(28)가 뛰고 있는 일본프로축구 J리그 비셀 고베 구단이다. 오사카에서 한신선을 타면 약 1시간이 걸린다. 국제무역도시인 고베는 마치 유럽에 온 듯한 기분이 들게 했다. 외국인 거류지 시대의 건물이 남아 있어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거리에서도 서양인들이 많이 볼 수 있었다.

미사키코엔 역에서 내리면 비셀 고베의 홈구장 노에비어 스타디움으로 향하는 출구 방향이 크게 적혀 있다. 그리고 계단을 올라가다 보니 벽면에 비셀 고베를 나타내는 큰 사진을 볼 수 있다. 'THIS IS THE HOME OF VISSEL KOBE'라는 문구도 눈에 띈다.

노에비어 스타디움 입구에 도착하자 바닥에는 선수들의 풋 프린팅이 새겨져 있었다. 비셀 고베의 사회 공헌 활동 담당자 모리이시 히코하루를 기다리는 동안 풋 프린팅을 살펴봤는데, 이 중 한글 이름 사인을 발견했다. 박강조(38·현 은퇴)였다. 2000년 재일동포 선수 최초로 한국 국가대표에 발탁되며 화제를 모았던 이다.

재일동포 3세인 박강조는 1998년 교토퍼플상가를 통해 프로에 데뷔한 후 2000년 재일동포 최초 K리거가 됐다. 성남 일화에서 3시즌 동안 활약했다. 69경기에 나서 1골 3도움을 기록했다. 이후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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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조의 풋 프린팅. /사진=심혜진 기자
비셀 고베는 10년 동안 팀을 위해 헌신한 박강조의 발을 프린팅을 해 노에비어 스타디움 입구 바닥에 새겨놨다. 풋 프린팅 아래쪽에는 '2000 시드니 올림픽 한국 국가대표'라는 소개도 잊지 않았다. 레전드 예우를 해 준 셈이다.

반가운 마음을 뒤로 하고 모리이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감바 오사카에 이어 비셀 고베의 창단 역사에도 지역 시민들이 빠지지 않는다. 1994년 고베 지역 시민들의 유치 노력에 힘입어 팀이 꾸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1995년 1월 17일 고베 대지진이 발생하면서 구단을 후원하던 회사들이 위태로워졌고, 구단 운영 역시 난관에 부딪혔다. 더욱이 대지진이 발생하던 날은 첫 훈련이 계획돼 있었지만 모두 무산됐다.

고베 지역의 모든 시민들이 대지진의 피해 속에서도 기적을 연출했다. 모두가 어려울 수밖에 없었던 상황. 고베 시장은 '비셀 고베를 고베시 복구의 상징으로 만들자'라고 외쳤고, 시민들의 노력으로 구단을 창단하기에 이른다. 결국 비셀 고베 구단은 시민의 것이고 시민이 구단주인 셈이다. 비셀 고베 구단은 지역 시민들이 원하는 일, 같이 할 수 있는 일이면 찾아가야 한다는 이념을 갖고 사회 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J리그의 사회 공헌 활동 이념인 '지역 밀착'과 궤를 같이 할 수 밖에 없다.

J리그 구단 중 가장 넓은 범위의 홈타운

효고현 41개의 지자체(29시12정)가 비셀 고베가 활동하는 범위다. J리그 구단 중 가장 넓은 범위의 홈타운을 지니고 있다.

담당자 모리이시는 "주 홈타운 지역은 스타디움 인근이지만 나머지 지자체의 사회 공헌 활동 역시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지역 행사는 빠질 수 없는 사회 공헌 활동이다. 지역 시민과 교류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워낙 홈타운이 넓다 보니 비셀 고베 구단이 참가하는 행사의 횟수만 해도 연간 80~100회에 달한다. 선수가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마스코트나 치어리더들이 대신 나서기도 한다.

지역 시민들을 초청하기도 한다. 'OO구 DAY'를 지정해 그 지역구의 사람들을 경기장으로 초청하는 이벤트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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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사회공헌활동에 나선 김승규. /사진=비셀 고베
지역 행사 참석 외에 비셀 고베가 가장 중점을 두는 사회 공헌 활동 대상은 학교다. 유소년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 사회 공헌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아이가 행복해야 어른도 행복하다'가 모토다. 이 생각은 바로 'GOAL for SMILE 프로젝트'로 이어진다. 비셀 고베 공식 경기(리그·컵 대회·천황배)에서 1골마다 축구공 4공을 고베 시립 초등학교에 기증하는 내용의 사회 공헌 활동이다.

축구공을 전달할 때에는 선수들이 직접 방문한다. 비셀 고베에 따르면 10월 20일까지 248개(62골)의 공을 전달했다. 축구 지도와 물품 전달에 그치지 않고 비셀 고베 주최 유소년 축구 대회를 개최하고, 축구와 더불어 다른 스포츠와 접목시키는 방안도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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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셀 고베 사회공헌활동 담당자 모리이시 히코하루./사진=심혜진 기자
비셀 고베는 지난해 포돌스키에 이어 올해 이니에스타라는 슈퍼 스타까지 영입하며 화제를 모은 팀이다. 이니에스타의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홈 경기가 연일 매진되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모리이시는 "사회 공헌 활동 역시 이와 발맞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창단 이후 지금까지 '연속성'을 갖고 활동이 지속되고는 있지만 발전이 없었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현 상태를 '과도기'라고 진단했다. 보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행해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모리이시에 따르면 올해 4월부터 비셀 고베 구단이 노에비어 스타디움을 운영하게 됐다. 고베시로부터 위탁 운영을 받은 것이다. 그 결과 스타디움과 스타디움 주변을 활용한 사회 공헌 활동 계획을 수립 중에 있다.

모리이시는 "시민들이 만든 팀인 만큼 시민들의 행복이 중요하다"며 "'비셀 고베가 없으면 안 된다'라는 생각을 심어주는 것이 구단의 최종 목표"라고 했다.

시리즈 앞선 기사를 보시려면
①'축구 중심' 독일·영국 구단, 사회 공헌도 '톱 클래스'
http://star.mt.co.kr/stview.php?no=2018101601291642664&type=3
②'어린이·실업자에게 저녁 한 끼를' 스코틀랜드 셀틱의 창립 목적
http://star.mt.co.kr/stview.php?no=2018102311001623581&type=3
③일본 감바 오사카, 지역 사회의 '해결사'
http://star.mt.co.kr/stview.php?no=2018103013485645221&typ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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