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오욕의 새역사..대종상, 한사랑 대리수상 잘못없다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8.10.23 16:17 / 조회 :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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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회 대종상 시상식에서 영화와 관련없는 한사랑이 대리수상해 빈축을 샀다. 올해도 예년처럼 수상자가 대거 불참해 자리가 텅텅 비었다. 대종상측은 대리수상은 잘못이 없다며 진행 미숙을 지적한 '남한산성' 제작사에 유감을 표명했다/사진=방송화면 캡쳐


종 칠 때도 지난 것 같다. 대종상 시상식이 오욕의 새 역사를 썼다. 대리수상 빈축을 넘어 적반하장으로 미숙한 진행을 지적한 수상자 측에게 유감을 표시했다.


22일 제55회 대종상 시상식이 열렸다. 대종상은 55회라는 역사가 나타내듯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 시상식이다. 오래된 만큼 오욕의 역사가 끊이지 않았다. 공정성 논란부터 내부 문제들로 그간 숱한 논란에 휘말렸다. 이런 논란으로 배우들과 감독, 스태프 등 수상자들의 불참이 계속됐다. 이에 대종상 측은 2015년에는 참석하지 않으면 수상하지 않겠다고 발표해 더욱 비아냥을 샀다. 급기야 대리수상자마저 없어 사회자인 신현준이 상을 대신 받는 일이 속출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방송 도중 감독과 배우를 비하하는 발언이 그대로 전파를 타 지탄받았다.

대종상은 매년 그랬듯 올해도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올해는 대리수상에 적반하장으로 또 다른 빈축의 역사를 더했다.

이날 시상식도 수상자가 대거 불참해 대리 수상이 남발했다. 남녀주연상은 황정민과 나문희가 불참하고 이성민만 무대에 올랐다. 남녀 조연상을 받은 '독전'의 고(故) 김주혁은 물론, 진서연도 불참했다. 수상한 스태프도 대부분 불참했다. 의상상의 '인랑'과 편집상의 '곤지암'은 대리수상자마저 없어 올해도 어김없이 MC인 신현준이 상을 대신 받았다.

차라리 신현준이 계속 대리수상을 하는 게 좋았을 법 했다. 음악상과 촬영상, 조명상을 받은 '남한산성'은 제작사 싸이런픽쳐스 김지연 대표가 대리수상을 위해 현장에 있었지만 영화와 전혀 무관한 사람이 무대에 올라 트로피를 받았다.


음악상으로 '남한산성'의 사카모토 류이치가 호명되자 '남한산성' 제작자 김지연 대표가 상을 받기 위해 일어나 걸어나갔지만 돌연 한사랑이란 트로트 가수가 무대에 올라 상을 대신 받았다.

한사랑은 무대에서 "저는 가수 겸 배우 한사랑입니다"라고 인사하며 대리 수상했다. 이후 촬영상을 대신 받기 위해 무대에 오른 '남한산성' 김지연 대표는 "시상식 진행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제가 대리수상을 위해 참석했는데, 상관없는 분들이 수상했다. 매끄럽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남한산성'은 조명상도 영화와 관계 없는 사람이 올라가 트로피를 받았다. '남한산성' 측은 무대에서 내려온 한사랑에게서 트로피를 건네받았으나 아직까지 조명상 트로피는 전달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이없는 대리수상 해프닝은 대종상 측이 별도로 대리수상자를 섭외하면서 비롯됐다. 매끄럽지 못한 일처리지만 오히려 문제는 그 뒤에 불거졌다.

대종상 측은 논란이 일자 대리수상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오히려 '남한산성' 측이 잘못했다고 유감을 밝혔다.

대종상 조직위원회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영화 '남한산성' 음악상의 한사랑과 촬영상의 라아리의 대리수상에는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대종상 측은 "‘남한산성’ 음악상의 한사랑, 촬영상의 라아리의 대리수상은 각 협회(한국영화음악협회, 한국촬영감독협회)의 추천을 받아 선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음악상을 수상한 ‘남한산성’의 류이치 사카모토 감독은 미국에서 스케줄이 있고 촬영상을 수상한 ‘남한산성’의 김지용 감독은 프랑스에서 스케줄이 있어, (사)한국영화인총연합회에서 제작사에 연락을 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대종상 측은 "제작사와 연락이 닿지 않아 ‘남한산성’의 음악상과 촬영상의 대리수상자는 각 협회(한국영화음악협회, 한국촬영감독협회)의 추천을 받아 선별했습니다"라며 "‘남한산성’ 제작사 김지연 대표의 행동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합니다"라고 밝혔다.

섭외가 안 되고, 연락을 못한 걸 '남한산성' 제작사 탓으로 돌린 것이다. 진행 미숙을 수상자에게 책임을 전가한 것이다.

대종상은 숱한 파행으로 대충상, 대리상 등으로 불리며 비웃음을 사왔다.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겠다고 매년 밝혀왔지만 이제는 수상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일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대종상이 외면받는 이유를 대종상 조직위원회만 모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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