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초보' 한화, 가을에 맞는 스윙이 필요하다 [김경기의 스카이박스 준PO2]

김경기 SPOTV 해설위원 / 입력 : 2018.10.2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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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시즌만큼은 투수의 힘이 절대적이다. 리그 트렌드가 아무리 '타고투저'라고 해봤자 가을은 예외다. 공 하나 하나에 온 힘이 실리기 때문이다. 타자들은 당연히 그에 맞게 스윙해야 쳐낼 수 있다.

물론 '하던대로'는 중요하다. 마음만 그렇게 먹으면 된다. 평상심을 유지하고, 일정하게 경기를 준비하고, 크게 긴장하거나 들뜨지 않으면 그만이다.


그라운드에 입장하는 순간부터는 다르다. 1년 내내 144경기를 치르는 페넌트레이스와 오늘 지면 내일이 없을지도 모르는 가을야구는 같을 수 없다. 예를 들어 타석에선, 정규시즌의 경우 눈앞의 안타보다 안정적인 스윙 메커니즘이 우선일 수 있겠으나 포스트시즌엔 당장 결과가 중요하다.

포스트시즌에는 스윙이 달라져야 한다. 한화는 포스트시즌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시즌과 똑같았다. 고졸 신인 안우진의 공을 건드리지도 못했다. 전혀 대처가 되지 않았다. 3⅓이닝을 꽁꽁 묶이면서 어떤 실마리도 찾을 수 없었다. 시리즈가 시작되면 투수들의 공은 한 단계 강해진다. 완급 조절이나 체력 안배 없이 지금 마주한 한 타자를 잡기 위해 전력으로 투구하기 때문이다. 그런 투수를 상대로 시즌과 똑같이 방망이를 휘두른다면 당해낼 재간이 없는 것이 당연하다.

단기전에 돌입하면 자신만의 스윙보다는 좀더 간결하게 돌려야 한다. 좀더 짧지만 임팩트 순간에만 힘을 주는 것이다. 현장에서는 이를 '눌러준다'고 표현한다. 1차전 박병호의 홈런 스윙을 보면 알 수 있다. 한화 타자들은 시즌 때 하듯이 타격해 넥센 투수들의 공을 잡기 힘들었다. 안우진이 예리한 슬라이더에 각 큰 커브, 힘 있는 직구까지 매우 위력적인 공을 던진 게 사실이지만 한화의 대처법도 베스트는 아니었다.


포스트시즌에는 타격감, 밸런스, 사이클 전부 의미 없다. 오로지 투수들의 힘 있는 공을 어떻게 이겨내느냐가 관건이다. 호잉, 송광민, 이성열, 최진행, 하주석 등은 시즌과 똑같이 타석에 서는 모습이 눈에 띈다. 씩씩하게 휘둘러서 헛스윙한다. 단기전에는 어떻게든 파울이라도 만들어서 투수를 괴롭혀야 한다.

노림수를 갖고 공격하는 방법도 괜찮다. 정은원의 경우 아예 빠른 공에 포커스를 맞추고 타격 포인트를 앞에다 뒀다. 변화구에 당할 위험이 크지만 이도 저도 아니게 될 바에는 선택과 집중이 낫다. 내가 칠 수 있는 구종을 노려야 한다. 과연 한화가 3차전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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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기의 스카이박스]는 '미스터 인천' 김경기 SPOTV 해설위원이 스타뉴스를 통해 2018 KBO리그 관전평을 연재하는 코너입니다. 김 위원은 1990년 태평양 돌핀스에서 데뷔, 현대를 거쳐 2001년 SK에서 은퇴한 인천 야구의 상징입니다. 2003년부터 2016년까지 14년 동안 SK에서 지도자의 길도 걸었습니다. 김 위원의 날카로운 전문가의 시각을 [김경기의 스카이박스]를 통해 야구팬들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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