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은 9회, 파울플라이를 놓치고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김경기의 스카이박스 준PO1]

김경기 SPOTV 해설위원 / 입력 : 2018.10.20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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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화가 크게 이겼어야 할 경기였다. 하지만 조급했던 한화는 즐기는 넥센을 넘을 수 없었다.

3-2로 쫓긴 9회말, 선두는 상대의 4번 타자였다. 첫 번째 아웃카운트가 중요하다는 점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이성열을 잡느냐, 잡지 못하느냐에 따라 1차전 승리팀은 바뀔 수 있었다.


넥센 마무리 김상수는 이성열에게 높은 뜬공을 유도했다. 3루 파울 지역으로 향했다. 공이 뜬 순간 '1아웃'을 직감할 만한 타구였다. 흔히 말하는 '이지(easy)'까지는 아니어도 김민성이라면 충분히 처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어이없게 놓쳤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 그것도 1점차로 앞선 9회말에 선두 4번 타자의 파울 플라이 기회를 황당하게 날렸다. 단숨에 표정은 굳어지고 움직임은 경직되기 마련이다.

그 순간 김민성은 씩 웃었다. 덕아웃 분위기도 같았다. 넥센은 걱정하고 불안에 떠는 대신 웃음으로 털었다. 김민성에 앞서 김혜성이, 김재현, 그리고 외야에선 샌즈까지 작은 실수를 저질렀지만 넥센이 리드를 빼앗기지 않은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넥센은 이 중요한 경기를 즐기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예방주사를 맞고 온 넥센은 확실히 달랐다.

반면에 한화는 다급했다. 초반부터 한 차례, 두 차례 기회를 놓치면서 한화는 더욱 늪에 빠졌다. 털고 일어나지 못하고 계속 서두르기만 했다. 평소처럼 하지 못했다. 초구부터 막 덤볐다.

초구 공략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넥센 선발투수 에릭 해커의 컨디션은 100%가 아닌 것으로 보였다. 마음먹은 대로 제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꾸역꾸역 버텨가는 중이었다. 실투가 없다면 타자가 지는 게 당연하지만 한화는 성급했던 나머지 실투를 놓치고 나쁜 공에 손을 댔다. 제구가 되지 않는 공에 방망이를 헛돌려 넥센의 기를 살려줬다.

한화가 선취점을 뽑았다면 경기 양상은 180도 달라졌다. 신구조화가 잘 된 팀인데 1차전엔 베테랑이 역할을 못 했다. 벤치가 할 수 없는 일도 있다. 베테랑도 말로는 화이팅을 불어 넣을 수 있지만 직접 보여주는 것 만 못하다. 정근우, 김태균, 송광민은 결정적인 순간에 아쉬움을 삼켰고 박병호는 홈런을 때렸다. 1차전을 통해 한화도 긴장을 어느 정도 풀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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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기의 스카이박스]는 '미스터 인천' 김경기 SPOTV 해설위원이 스타뉴스를 통해 2018 KBO리그 관전평을 연재하는 코너입니다. 김 위원은 1990년 태평양 돌핀스에서 데뷔, 현대를 거쳐 2001년 SK에서 은퇴한 인천 야구의 상징입니다. 2003년부터 2016년까지 14년 동안 SK에서 지도자의 길도 걸었습니다. 김 위원의 날카로운 전문가의 시각을 [김경기의 스카이박스]를 통해 야구팬들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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