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인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 비인간적인 범죄 그 자체"

이슈팀 강민경 기자 / 입력 : 2018.10.19 19:39 / 조회 : 2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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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해자의 담당의 남궁인 교수 /사진=남궁인 교수 페이스북


남궁인 응급의학과 임상조교수가 최근 발생한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의 담당의였음을 밝혔다. 그러면서 가해자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남궁인 교수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 피해자의 담당의였다. 처음엔 사건에 대해 함구할 생각이었다. 당연히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위해서였고, 알리기에는 공공의 이익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 아침 이후로 혼자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으며 지냈다"고 시작하는 글을 게재했다.

이어 "그는 일요일 아침에 들어왔다. 팔과 머리를 다친 20대 남자가 온다는 연락을 먼저 받았다. 아직 죽지는 않았다는데, 구급대원의 목소리가 너무 당황스러워서 무슨 일인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그는 침대가 모자랄 정도로 키가 크고 체격이 좋았다. 상처를 파악하기 위해 옷을 탈의하고 붕대를 풀었다. 상처가 많았다. 피범벅을 닦아내자 얼굴에만 칼자국이 삼십개 정도 보였다. 대부분 정면이 아닌 측면이나 후방에 있었다. 개수를 전부 세는 것은 의미가 없었고, 나중에 서른 두 개였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남궁인 교수는 "보통 사람이 사람을 찔러도 칼을 사람의 몸으로 전부 넣지 않는다. 인간이 인간에게 그렇게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가해자는 이 칼을 정말 끝까지 넣을 각오로 찔렀다. 모든 상처는 칼이 뼈에 닿고서야 멈췄다. 목덜미에 있던 상처가 살이 많아 가장 깊었다. 너무 깊어 비현실적으로 보였다. 미친 새X라고 생각했다. 어떤 일인지는 모르지만, 미친 새X라고 생각했다."라며 당시 처참한 상황을 자세하게 밝혔다.

남궁인 교수는 "그가 우울증에 걸렸던 것은 그의 책임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우울증은 그에게 칼을 쥐어주지 않았다. 되려 심신 미약에 대한 논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울로 고통받는 수많은 사람들을 잠재적 살인마로 만드는 꼴이다. 이 사건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고작 심신미약자의 처벌 강화를 촉구하는 것이라는 게 더욱 안타까울 뿐이다.

그는 "나는 억측으로 돌아다니는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언급함으로써 이 사건의 엄중한 처벌과 진상 조사가 이루어지고, 사회적으로 재발이 방지되기를 누구보다도 강력히 바란다. 그래서 이 언급이 다시금 그 불씨나 도화선이 되기를 바란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보고도 믿기 힘들었던 비인간적인 범죄 그 자체이다. 인간이 인간에게 이런 짓을 진짜 범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고 전했다.

한편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은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의 한 PC방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손님이었던 A씨가 아르바이트생 B씨와 실랑이를 벌였고, 이후 A씨는 B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사망케 한 사건이다. 이후 경찰은 A씨를 검거,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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