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이석훈의 2번째 뮤지컬 "이미지를 확 깨부수는.."

뮤지컬 '광화문연가'의 월하로 2번째 뮤지컬..가수 이석훈 인터뷰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8.10.20 12:00
  • 글자크기조절
image
뮤지컬 '광화문연가'의 이석훈 / 사진제공=CJ ENM


2번째 뮤지컬 무대에 서는 이석훈(34)에겐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 거침이 없었다. 아니 거침없어 보였다.

이석훈은 오는 11월 2일 서울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막이 오르는 뮤지컬 '광화문연가'에 출연한다. 지난 겨울 단 4주의 공연으로 10만 명의 관객을 모았던 뮤지컬 '광화문연가'는 작곡가 고 이영훈의 노래가 바탕이 된 주크박스 뮤지컬. 죽음까지 1분을 앞둔 중년남자 명우가 지난 삶을 되돌아보는 과정을 담는다. 다시 돌아온 '광화문연가'에서 이석훈은 순백의 옷을 입고 명우의 시간여행을 이끄는 안내자 월하 역을 맡았다. 지난해 베테랑 뮤지컬배우 정성화와 차지연이 맡았던 캐릭터로 때론 넉살 좋게, 때론 카리스마로 무대를 주무르며 이야기를 사실상 끌어가야 한다.


2008년 보컬그룹 SG워너비에 합류하며 가수 활동을 시작한 이석훈은 올해 초 '킹키부츠'에서 구두공장을 물려받은 신출내기 청년 찰리 역을 맡아 처음 뮤지컬 무대에 섰다. 오랜 가수 활동에서 입증됐던 탁월한 해석력과 감미로운 목소리, 안정적인 보컬은 뮤지컬 무대에서도 드러난 바. 그가 '광화문연가'의 월하 역을 맡았다는 것 자체가 뮤지컬배우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나 다름없다. 이석훈은 자신만의 해석으로 '월하'를 선보이겠다는 생각이다.

"지난 10년간 드러내서 활동하는 사람이 아니었어서 저에 대한 이미지가 확실히 있으실지 모르겠어요. 대부분 발라드 노래하는 부드럽고 선한 이미지로 알고 계신데, 제가 연기하는 월하는 그렇지가 않아요. 그것을 확 깨부수는 기회가 이번이 아닐까요. 사실 찰리는 저와 비슷했는데, 이번 월하는 다르다는 느낌을 받으실 거예요. 제가 받게 해 드릴 겁니다."

image
뮤지컬 '광화문연가'의 이석훈 / 사진제공=CJ ENM



그는 월하로서 '애수'를 비롯해 '그녀의 웃음소리뿐', '이 세상 살아가다보면' 등 고 이영훈 작곡가의 여러 명곡을 부른다. 이석훈 스스로도 "곡을 만들고 부르는 입장에서 어떻게 이런 노래를 만들고 가사를 쓰면서 한 곡으로 모든 걸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되는" 귀한 노래들이다. 대중에게 널리 사랑받았던 가요를 무대에서 부른다는 점은 뮤지컬배우 이전에 가수인 이석훈이 스스로를 믿고 '광화문연가'에 임할 수 있는 이유다.

"스스로 뮤지컬 발성에 조금 두려움이 있는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광화문연가'는 가요를 베이스로 한 주크박스 뮤지컬이고 저는 그것을 해 왔잖아요. 거기에 더해 가사가 잘 들리도록 부르면 된다고 생각하기에 노래에 대해서는 일도 걱정이 없어요. 아무래도 가장 큰 걱정은 연기예요. 어떻게 풀지가 계속 고민이에요. 시행착오를 겪으며 이지나 연출과도 의견을 많이 조율하고 있어요. 저를 많이 배려해주시는 것 같아요."

뮤지컬은 물론이고 지난해 '프로듀스101'에 선생님으로 출연하는 등 여러 영역으로 활동 무대를 넓힌 이석훈은 "예전에는 정말 닫혀 있었다"며 "이제는 좀 더 해보고 마음으로 느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제 삶의 모토는 하루하루 역사를 쓰자는 거예요. 그런데 역사를 쓰는 애가 너무 뭐가 없더라고요. 닫혀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하고. 시간이 지나 내 과거를 돌아보며 수고했다는 말 정도는 해주고 싶은데, 내가 지금 그렇게 살고 있나 생각을 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도전까지 하게 됐어요, 도전한 김에 누구보다 잘하자 생각도 했고요."

image
뮤지컬 '광화문연가'의 이석훈 / 사진제공=CJ ENM


처음 '킹키부츠'에 출연할 때만 해도 '도전' 자체가 목표였다. 이것만 하고 안 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마라톤 뛰고 또 뛰는 것처럼" 몸이 반응했고 그를 당기는 것이 있었다. 그러던 중 '광화문연가'를 제안받았고 그는 2번째 무대에 선다. 이석훈은 "아직까지 '난 앞으로도 뮤지컬을 계속할 거야' 딱 말씀은 못하겠지만 약간 열린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그렇다면 혹시 정극 연기는? "그건 꽉 닫혀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나는 되게 못해' 하는 마음으로 무대를 하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처음 '킹키부츠'를 할 때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색안경을 끼고 보시는 건 어쩔 수 없는데 그걸 얼마나 빠른 시간 안에 벗기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킹키부츠'에서 초반엔 바보같고 맹한 면모를 더 드러냈고요. 그렇다고 '자뻑' 이런 건 아니에요. 그렇게 스스로 주문을 걸지 않으면 제가 무너질 것 같다고 생각해 그런 식으로 마인드 컨트롤을 했어요."

이석훈이 그제야 털어놓은 캐스팅 후일담 겸 본심 한 토막. 그는 '광화문연가'

출연 제안을 받을 당시 뮤지컬배우 박강현과 '킹키부츠' 무대에 함께 오르고 있었다. 박강현은 젊은 명우 역으로 먼저 '광화문연가'를 경험했던 터. 이석훈은 "박강현 배우가 '월하는 신(神)이다 뭐 없다. 하고싶은 대로 하면 된다'고 하더라. '내가 생각하는 형은 잘 어울린다'고 해서 출연하게 된 부분도 있다"며 "(나중에) 전화해서 욕을 했다. '너 때문이야' 하니 '미안하다'고 하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과거와 현재를 왔다갔다 해야 하고 배경과 연기로 다 해결을 해야하는데 하고 싶은 대로 할 수만은 없어요. 쉽지가 않아요. 너무 떨려요. 아까 (많은 취재진이 몰린 제작발표회 무대도) 다리가 후들후들했어요. '킹키부츠' 때도 매회를 그렇게 했거든요….

'광화문연가'는 주크박스 뮤지컬이라 노래를 정말 잘 하면 용서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색안경이 있고 제 부족함이 있더라도 노래를 잘 하려고 합니다. 받고싶은 평가요? 당연히 '잘한다'는 이야기를 듣는 게 제일 좋지요. 못하는 애가 튀는 것만 안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물론 연기로도 인정받고 싶어요. 엄청 받고 싶어요. 열심히 하는 것보다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프로필
김현록 | roky@mtstarnews.com 트위터

스타뉴스 영화대중문화 유닛 김현록 팀장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