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7명 조기 정리'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김동영 기자 / 입력 : 2018.10.20 06:30 / 조회 : 25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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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최종전을 마친 후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는 삼성 선수단.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가 제대로 칼을 뽑았다. 무려 17명의 선수를 내보낸다. 굵직한 족적을 남긴 선수들이 대거 포함됐다. 재도약을 위해 완전히 새 판을 짜기로 작심한 모습이다.

삼성은 19일 "장원삼, 박근홍, 김기태, 황수범, 이케빈, 안규현, 안성무, 김동호, 이은형(이상 투수), 배영섭, 조동찬, 최원제, 정병곤, 곽병선, 김영한, 정두산, 백상원(이상 타자)까지 17명과 재계약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매년 각 구단은 시즌 후 일정 숫자의 선수들을 방출한다. 신인들이 새로 들어오는 등 정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삼성도 선수단 정리에 들어갔다.

그런데 숫자가 적지 않다. 무려 17명이나 된다. 게다가 보내는 선수들의 면면이 만만치 않다. 왕조의 주역이었던 선수들이 적잖이 포함됐고, 30세 전후의 한창인 선수들도 대거 보인다.

기본적으로 이들은 11월까지는 삼성의 선수들이다. KBO 리그 선수 계약이 2월부터 11월까지기에 그렇다. 하지만 삼성은 이들과 면담을 진행하고, 일찍 방출 소식을 알렸다. 본인이 방출을 원한 케이스도 있다. 어쨌든 전력 외가 됐음을 일찍 알려주고, 다른 팀을 구할 시간을 주려는 구단의 배려도 녹아 있다.

굵직한 베테랑 선수들이 눈에 띈다. 장원삼(35), 조동찬(35), 배영섭(32), 박근홍(33) 등은 삼성 왕조를 이끌었던 자원들이다. 하지만 냉정히 말해 '예전만 못한' 상태다.

여기에 김동호(33), 안성무(28), 황수범(32), 백상원(30), 정병곤(30) 등도 아주 빼어나지는 못해도 나름의 활약을 했던 선수들이다. 아직 한창인 나이이기도 하다.

여기에 '터지지 못한 유망주'들이 대거 포함됐다. 최원제(29), 안규현(23), 이케빈(26), 김영한(22), 곽병선(24), 이은형(24), 정두산(29) 등이 그들이다. 당장 1군에 올라올 수 있는 전력이 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 삼성은 세대교체를 추진하고 있다. 성과도 냈다. 1군에서 젊은 선수들이 대거 뛰고 있는 상태다. 당장 2018년 고졸 루키 양창섭(19)이 성공적으로 안착했고, 입단 동기 최채흥(23) 역시 후반기 좋은 모습을 보였다. 최충연(21)은 정상급 불펜 투수로 도약했고, 8년차 시즌을 보낸 심창민도 아직 만 25세에 불과하다.

타선에서는 구자욱(25)이 핵심으로 올라섰고, 박해민(28)도 아직 20대다. 김호재(23), 백승민(28)도 가능성을 보였다. 이들이 있었기에 시즌 말미 5강 싸움을 할 수 있었다. 여기에 퓨처스리그에서 맹타를 휘두른 이성규(25·경찰)도 다음 시즌이면 전역한다.

추가 자원들도 있다. 집중 육성 선수로 분류된 30여 명이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참가 중이다. 김승현(26), 최지광(20), 김시현(20), 맹성주(19), 김용하(19), 김성표(24), 박계범(22), 이현동(25), 이성곤(26) 등이다.

또한 내년 시즌이면 2019년 1차 지명자 원태인(18)과 2차 1라운드 이학주(28)가 뛸 수 있다. 전력이 더 두꺼워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존 선수단의 정리가 불가피해졌다. 17명이나 정리하게 된 이유다. 그리고 한층 과감하게 움직였다. 이름값과 무관하게 선수단을 평가했고, '네임 밸류'가 있는 선수들도 정리 명단에 포함시켰다.

세대교체는 일조일석에 될 일이 아니다. 유망주들의 동시다발적 폭발이 최고이지만,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 일단 삼성은 2018년 성과를 봤다. 2년 연속 9위에서 6위로 올라섰다. 이제 더 뒤를 볼 때다. 이를 위해 또다시 '판'을 짜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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