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손담비가 말하는 '배우 손담비'의 꿈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8.10.21 08:00 / 조회 : 5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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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배반의 장미'의 손담비 / 사진=김창현 기자


손담비(35)를 만나보고 나니 김인권이 왜 그녀를 두고 "여장부 같다"고 했는지 알 것 같았다.

손담비는 첫 주연을 맡은 영화 '배반의 장미'에서 여주인공 이미지 역을 맡았다. 본심을 숨기고서 동반자살 모임에 합류한 섹시한 여인이다. 그녀의 등장과 함께 죽기로 결심한 남자들 사이엔 묘한 기류가 흐른다. 영화가 시작하고 30분여가 흘러서야 등장하지만, 그녀의 인터넷 아이디가 그대로 영화의 제목이 됐을 만큼 손담비의 존재감이 뚜렷하다.

하룻밤 이야기인지라 '배반의 장미' 속 그녀의 의상은 가슴이 깊이 패이고 허벅지가 드러나는 검정 드레스 한 벌. 몸매 클로즈업과 함께 등장해 남자들의 성적 판타지에 돌아가며 나오지만 손담비는 작품과 캐릭터에 설정일 뿐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했다. 드러내 놓고 '나 섹시해' 하는 역할"이라 가수 활동 때의 섹시한 표정, 포즈를 활용했다면서 "찍을 때는 야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되려 손사래를 쳤다.

노래하는 손담비가 아니라 연기하는 손담비로 보낸 시간이 이미 10년. 그녀는 '미쳤어'와 '토요일밤에'를 부르며 무대를 달구던 솔로 가수가 아니라 '배우' 손담비로 카메라 앞에 서기 위해 거쳤던 고민들을 털어놓는 데도 거리낌이 없었다. 씩씩하고도 프로다웠다. 그렇게 뚜벅뚜벅, 배우로 또한 가수로 무대에 오르고 싶다는 꿈을 향해 계속 걸어갈 것 같은 그녀. 손담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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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배반의 장미'의 손담비 / 사진=김창현 기자


-첫 주연 영화다. 영화는 어떻게 봤는지.

▶아무래도 제 위주로 많이 보게 된다. 첫 주연이다 보니까 연기 부분에서 어떻게 평가를 받을지가 제일 궁금했다. 엄청나게 떨면서 봤다. 영화는 워낙 선배님들이 잘 받쳐주셔서 그런지 만족스럽게 나왔다는 생각이 든다. 탐정:리턴즈'에 잠깐 나왔는데 주연은 처음이라. 드라마와 다르게 영화는 큰 화면에서 보다 보니까 입모양 등이 너무 자세하게 보인다. 그런 것이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는데 계속 보다보니 매력으로 다가왔다. 계속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약 30분이 지나야 등장하는데.

▶그때까지 엄청 두근두근했다. 당연히 언제 나올지는 아는데 엄청 심장이 터질 것 같더라. 두근거림을 감출 수가 없어서 손에 땀이 날 정도로 긴장됐다. 도리어 나오니까 속이 편해졌다.

-캐릭터 표현에 중점을 뒀던 것은?

▶외적으로는 섹시한 이미지가 강하다. 또 하룻밤 일어나는 사건이다보니까 옷도 한 벌이고. 외적인 부분에서는 섹시한 부분을 더 드러내려고 했다. 선배들 덕분에 비교적 수월하게 웃으면서 촬영을 할 수 있었다.

-캐릭터의 어떤 점이 끌렸나.

▶가수 할 때는 섹시한 이미지가 컸다. 하지만 연기할 때는 드러내 놓고 '나 섹시해' 이런 역을 한 적이 없었다. 캔디 역할을 많이 했고 형사 연기도 했는데, 이번엔 섹시한 이미지가 아무래도 부각되는 역할이라 도전해 보고 싶었다. 성격도 제 원래 성격과 맞는 부분이 있어서 잘 표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수 활동이 도움이 됐다. 섹시한 포즈나 표정 등을 활용할 수 있었다. 의상이 이만저만 불편한 게 아니었지만 이미지에게는 그 옷이 정답이었다. 불편하지만 열심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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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배반의 장미'의 손담비 / 사진=김창현 기자


-제목이 '배반의 장미'다. 이미지의 아이디이기도 하다.

▶처음부터 제목이 '배반의 장미'가 아니었다. 노래도 있지만 사건 사고에다 배반을 한다는 이미지가 있다 보니까. 저 말고 박철민 선배 부하들이 노래를 부른다. 이미지 역할 이름 '배반의 장미'로 타이틀을 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코미디 영화니까 힘줘서 웃기고 싶던 포인트가 있었나.

▶아무래도 임팩트 있는 건 욕설이다. 첫 네 글자 빼고는 다 제 애드리브다. 제가 웃길 수 있는 건 그 한 부분이었다. 심한 욕 애드리브를 해서 오빠가 상처를 받았다더라. 아무래도 제 욕심이 컸나 보다. 관객들이 거기서 웃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원래 애드리브는 자른다고 하셨는데 다 넣으셨더라. 선배님들이 '우러나온 욕설 연기'라고 계속 놀리셨다. 칭찬이긴 한데 난감하기도 했다. 연습을 많이 한 거다. 분명히 연습을 많이 했다.

-연기자로 활동한 지 벌써 10년이다.

▶가수로서의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어떤 역할을 해서 이미지를 지운다기보다는 제 있는 그대로를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다. 그런데 지워질 수가 없는 것 같다. 가수로서의 이미지가 컸기 때문에 처음 연기할 때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가수 활동을 안 하겠다고 선언도 했었다. 연기 활동에 집중하고 싶어서. 사실 마지막 목표는 연기와 가수 활동을 같이 하는 거다. 하지만 그게 이뤄지려면 연기로 대중에게 더 다가가야겠다는 생각이 많았다. 이번에는 연기에 대한 갈증을 그래도 그나마 덜어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연기에 대한 갈증을 풀 수 있는 작품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간 섹시 이미지와 상반되는 캔디나 형사 캐릭터를 했던 것도 의도적이었나.



연기자로 전향하고 가장 많이 들어온 역할이 부잣집 딸이나 차도녀였다. 제가 가수로 활동했던 이미지와 오버랩된다는 느낌이 들어서 일부러 다른 역할을 찾았던 것 같다. 섹시한 역할은 하지 말자고 생각했었다. 이번에는 코미디에 도전해보고 싶었고, 섹시한 역할도 제대로 한 번 해보자는 마음이 강했다. 그런 면에서 충족이 됐던 것 같다.

-가수로서의 이미지 활용했다는 느낌이 든다.

▶차갑게 보인다고들 하신다. 대중뿐 아니라 저를 보시는 연예인들도 마찬가지다. 적극적으로 인사하지 않으면 '싸가지 없어 보인다. 센 것 같다, 차가워 보인다' 이런 수식어가 너무 많았다. 어느 순간부터는 심하게 웃으면서 인사하는 버릇이 생겼을 정도다. 그런 이미지를 버리고 싶어서. 제 성격이 사실 털털하고 남자같은 성격이 있는데 편견과 오해가 있는 것 같다. 먼저 다가가려고 노력한다. 성격이 바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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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배반의 장미'의 손담비 / 사진=김창현 기자


-선정적으로 다가오는 장면들도 꽤 있다.

▶블랙코미디다 보니까. 불편할 수 있는 시선이라고 인지는 하고 있었다.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봤다. 찍을 때는 그렇게 야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보여지는 데서 페이크가 워낙 많은 코미디라. 노출이 불편하거나 하지는 않았고 관객들도 그것을 코미디로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다.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다. 찍을 때는 꽤 즐겁게 찍었다. CG로 깎아낸 부분이 있다. 노출이 있는 장면도 20분 안에 끝났고 실제로는 이렇게 안 야해도 되나 할 정도로 많이 가렸을 정도니까.

-도전하고픈 새로운 캐릭터가 있나.

▶스릴러를 해보고 싶다. 한 번도 역할을 맡아본 적이 없다. 개인적으로 스릴러 장르를 좋아한다. 차가운 이미지가 있으니까 그런 것들을 살려서 제대로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가수 활동도 계획하나.

▶현재 곡을 받고 있는 상태다. 다음 작품을 고민하고 있어서 가녹음을 하는 중이다. 노래는 대중적으로 가고 싶다. 솔로인 만큼 더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콘셉트를 고민하고 안무도 포인트가 있도록 짠다. 음악도 대중에게 다가가는 음악을 선택할 것 같다.

-오히려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어떻게 보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인기가 많았을 때 가장 힘들었다. 마음이 그렇지가 않았다. 오히려 30대가 넘어가고, 그러며 연기를 하며 여유를 찾았고 생각할 것도 많아졌다. 많이 달려왔구나 싶어 요즘에 들어서 더 더 스스로를 격려해주는 것 같다. 그때 왜 하지 못했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30대에는 조금 더 자기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상태. 예전보다는 스트레스 지수가 많이 낮아진 것 같다.

-손담비에게 연기란.

▶원래 꿈이 연기자인데 가수로 데뷔를 하게 됐다. 연기를 하면서 다른 나를 발견하는 것이 가장 짜릿한 순간이다. 내가 다른 사람으로 사는 희열, 느끼고 캐릭터를 제 것으로 가져갔을 때의 성취감이란! 하나하나 해나가는 재미가 있다. 앞으로도 다른 캐릭터를 만나겠지만 더 잘 해서 좀 더 성숙한 연기를 보여주는 것이 저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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