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KIA의 씁쓸한 퇴장... 2019년을 기약한다

김동영 기자 / 입력 : 2018.10.17 06:00 / 조회 : 2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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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넥센전 패배 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KIA 선수들. /사진=뉴스1






큰 기대를 안고 나선 2018년 시즌이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포스트시즌에는 나섰지만, 너무나 빨리 물러나고 말았다. 내용이 좋지 못했기에 더욱 아쉬웠다. '디펜딩 챔피언'의 씁쓸한 퇴장이다.

KIA는 1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공수 모두 밀리면서 6-10으로 패했다.

냉정히 말해 이렇게 질 경기는 아니었다. 이상할 정도로 수비가 무너진 것이 치명적이었다. 5회말 수비에서 실책 3개에 폭투 등이 겹쳤고, 많은 실점이 나오고 말았다. 이후 추격하기는 했지만, 이번에는 불펜이 무너지면서 또 한 번 빅 이닝을 허용했다. 이에 한 경기 만에 가을야구를 마쳐야 했다.

KIA로서는 원치 않았던 결과다. 김기태 감독이 이날 경기를 앞두고 "내일도 인사를 드리겠다"며 승리를 다짐했지만, 현실이 되지 못했다. 이제 내년 시즌을 기약해야 한다.


기대 안고 시작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은 2018년

사실 KIA의 시즌 전 목표는 '연패'였다. 2017년 KIA는 정규시즌을 제패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승리하며 통합 우승에 성공했다. 약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강점이 더 돋보였다. 그리고 2017년 우승 전력이 2018년에도 고스란히 유지됐다. 또 한 번의 우승을 바라보기 충분해 보였다. 실제로 개막 전 여러 감독들이 KIA를 우승 후보로 꼽았다.

그런데 뚜껑을 열자 상황은 달랐다. 의외로 지난 시즌과는 다른 모습이 나왔다. 무엇보다 강점으로 꼽혔던 선발진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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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로서 시즌 내내 든든한 활약을 펼친 양현종.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양현종은 에이스다운 모습을 시즌 내내 보였다. 하지만 2017년과 비교하면 살짝 아쉬움이 있었다. 여기에 '원투 펀치'의 한 축이었던 헥터가 부진했다. 양현종-헥터가 지난해 20승씩 올리며 40승을 만들었지만, 올 시즌은 24승에 그쳤다(양현종 13승-헥터 11승). 평균자책점도 지난해 3.46을 합작했지만, 올해는 4.37이었다(양현종 3.44→4.15, 헥터 3.48→4.60).

또 다른 외국인 투수 팻 딘은 더 좋지 못했다. 6승 7패 2홀드, 평균자책점 6.26이 전부다. 시즌 말미에는 아예 불펜으로 내려갔다. 2017년 KIA의 '히트상품'이었던 임기영도 8승 9패 2홀드, 평균자책점 6.26에 머물면서 지난해 '포스'를 보이지 못했다.

타선도 마찬가지다. 2017년 대비 더 좋은 모습을 보인 타자는 안치홍, 김주찬, 최원준 정도다. 최형우, 이범호, 버나디나, 이명기, 김선빈 등 주축 타자들이 지난해보다 못한 기록을 냈다. 이는 타선 전체의 무게감 하락으로 이어졌고, 2017년 같은 '막강함'이 보이지 않았다.

반대로 지난해 약점으로 꼽혔던 불펜은 올해도 약점이었다. 김세현이 부진 끝에 1군과 2군을 들락거렸고, 돌아온 윤석민도 믿음을 주지 못했다. 임창용은 선발로 전환되며 나름 힘을 냈지만, 불펜에서는 아쉬움이 있었다.

결국 KIA의 2018년은 강점이 약해지고, 약점은 계속된 시즌이 됐다. 정규리그 5위에 그친 이유다. 그나마 5강에 들면서 최소한의 자존심은 세웠지만, 성에 차지 않는 성적이었다.

그래도 위안은 있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가능성

아쉽기 그지없는 시즌을 보냈지만, 위안도 있었다. 젊은 선수들이 성장했고, 더 나아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 다음 시즌 다시 위를 바라볼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우선 좌우 불펜에서 확실한 카드를 찾았다. 우완 김윤동과 좌완 임기준이 주인공이다. 올 시즌 김윤동은 64경기 82⅔이닝, 7승 6패 18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3.70을 찍었다. 임기준은 55경기 56이닝, 5승 1패 8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3.54를 만들어냈다. 나란히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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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불펜의 핵심으로 우뚝 선 김윤동.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2017년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면, 2018년은 달라졌다. 아주 압도적인 안정감을 보였다고 하기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올 시즌 KIA 불펜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인 두 선수임은 부인하기 어렵다. 만 25세와 27세로 나이도 젊다. 관리만 잘 받는다면 KIA 불펜의 핵심으로 꾸준히 활약할 수 있는 자원들이다.

한승혁도 괜찮은 시즌을 보냈다. 한승혁은 21경기 88이닝, 7승 3패, 평균자책점 5.83을 기록했다. 아주 인상적이지는 않지만, 선발로서 가능성을 보였다. 기복이 있었지만, '파이어볼러 선발'로 자리잡을 여지를 남겼다.

여기에 유승철과 황인준, 문경찬과 전상현 등이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그나마 이들이 있어 KIA가 5강에 오를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들 90년대생으로 젊다는 점도 반가운 부분이다.

타선에서는 최원준의 성장이 반갑다.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면서도 꾸준히 자기 몫을 해냈다. 데뷔 후 처음으로 100경기 이상 나서기도 했다(101경기). 유민상은 전문 대타 요원으로 존재감을 보였고, 퓨처스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류승현과 박준태 등도 기대를 갖게 만들었다. 유재신 역시 46경기 출전이 전부지만, 타율 0.424를 치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어쨌든 KIA의 2018년 시즌은 끝났다. '디펜딩 챔피언'이 씁쓸하게 퇴장했다. 아쉬움이 진하게 남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야구는 계속된다. 2019년 시즌이 다시 돌아온다. 2018년의 아쉬움을 2019년을 위한 자양분으로 삼아야 한다. 그래야 호랑이가 다시 포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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