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에 휘몰아친 2번의 바람' 이정후 '패기'가 넥센을 구했다 [WC1 스타]

고척=김우종 기자 / 입력 : 2018.10.16 22:12 / 조회 : 3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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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7회 득점 후 포효하고 있다



가을 야구가 처음인 그는 미디어데이에 대표로 나와 '젊은 패기'를 보여주겠다고 공언했다. 그리고 고척돔에는 두 번의 바람이 휘몰아쳤고, 경기는 넥센의 승리로 끝났다.

넥센 히어로즈는 1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10-6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정규시즌 4위로서 1승을 안고 시작한 넥센은 2차전을 생략한 채 대전으로 직행, 한화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르게 됐다.

넥센은 0-2로 뒤진 5회말 대거 5득점하며 5-2 리드를 잡았다. 순식간에 넥센으로 분위기가 기우는 듯했다. 그러나 6회초 넥센은 이범호에게 투런포를 얻어맞으며 5-4, 한 점 차까지 쫓겼다.

이어진 7회초. 넥센은 선발 브리검을 내리고 한현희를 올렸다. '1+1' 전략이었다. 하지만 버나디나에게 우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얻어맞은 뒤 나지완에게 우전 동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넥센은 즉각 투수를 이보근으로 교체했다.

계속되는 무사 1루 위기. 앞서 선제 적시타를 뽑아냈던 3번 최형우가 타석에 들어섰다. 볼카운트 1-1. 3구째. 최형우의 타구가 외야 좌중간을 향해 쭉쭉 뻗어나갔다. KIA 팬들의 엄청난 환호성이 쏟아졌다.

이와 동시에 타구를 향해 바람을 일으키며 전력 질주를 펼친 수비수는 좌익수 이정후였다. 이정후가 몸을 날렸고, 이번엔 넥센 응원단이 모인 1루 쪽에서 함성이 쏟아졌다. 이정후가 최형우의 타구를 넘어지면서 낚아챘다. 시즌 중에도 수차례 호수비를 펼쳤던 이정후가 또 한 번 슈퍼 캐치에 성공한 순간.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이정후는 침착하게 2루 쪽으로 공을 뿌렸다. 안타인 줄 알고 2루까지 뛰었던 나지완까지 태그로 잡아냈다. 더블 아웃. KIA가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자세히 보니 이정후의 글러브 끝에 공이 걸려 있었다.

그리고 곧바로 이어진 7회말. 이정후가 선두타자로 나섰다. 볼카운트 2-2에서 팻딘의 5구째를 공략, 깔끔한 우전 안타를 터트렸다. 벙어리 장갑을 착용한 그는 또 한 번 바람을 일으킬 준비를 했다. 다음 타자는 서건창. 초구 번트 파울 이후 2구와 3구째 모두 파울. 4구째. 서건창의 타구가 우중간을 향해 쭉쭉 뻗어 나갔다.

동시에 이번엔 이정후가 내야에서 바람을 일으켰다. 이를 악물고 전력질주를 펼친 그는 3루를 돌아 여유 있게 홈을 밟은 뒤 대기 타석에 있던 샌즈의 손을 강하게 내리쳤다. 6-5 재역전. 넥센 더그아웃은 열광의 도가니. 바로 다음에 터진 샌즈의 쐐기 투런포는 보너스였다.

이정후는 미디어데이에서 "데뷔하고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뛸 수 있게 됐다. 팬 분들께서 많이 기대를 하실 거라 생각한다. 제가 경험 없다고 걱정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 저희 형들과 박병호 선배님을 비롯해 선배님들 말씀 잘 들으면서 젊은 패기 잘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이미 국가대표로도 큰 경기 경험을 많이 쌓은 이정후. 그가 처음 경험하는 가을야구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은 채 '젊은 패기'를 제대로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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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의 호수비 순간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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