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꼿꼿' 선동열-'호통' 손혜원... '1200만 야구 팬' 역풍 분다

김우종 기자 / 입력 : 2018.10.11 11:43 / 조회 : 88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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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왼쪽 위) 2018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감독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손혜원(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회의원의 호통에도 선동열 감독은 꼿꼿하게 소신을 피력했다. 이런 모습을 본 야구 팬들의 마음도 바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선동열(55) 한국 야구 대표팀 감독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관에서 열린 2018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팀 감독이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건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이날 오후 3시께 국감장에 들어선 선 감독은 국회 관계자가 자리를 안내하자 움칫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니폼을 입고 수십 년간 야구장 현장만 누볐던 선 감독에게 국회는 낯설었다.

선 감독은 자리에서 일어나 증인 선서를 한 뒤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답했다. 먼저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논란의 중심이었던 오지환에 대한 질문하자 선 감독은 "청년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이해하지 못했다"면서도 "그 당시 성적과 컨디션을 보고 소신 있게 뽑았다. 청탁은 없었다. 실력을 보고 뽑았다"고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뒤이어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마포구 을)은 "1200만 야구 팬들이 선 감독을 불러달라 하는 빗발치는 요청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손 의원은 선 감독의 '연봉'과 '하는 일'에 대해서도 물은 뒤 "너무 편한 전임 감독이 아닌가"라고 다그쳤다. 증인 심문 말미에는 선 감독을 향해 "사과를 하시든지, 또는 사퇴를 하시든지 하라. 끝까지 우기고 버티면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가기 힘들다"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

선 감독은 "지금까지 그라운드에서 유니폼만 입고 운동만 해왔다. 행정적인 면과 사회적인 면을 진짜 몰랐다. 모든 걸 몰라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선수 선발 등과 관련해 국민들 의견에 귀를 기울이도록 하겠다"며 "청년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면은 죄송하나 저는 소신 있게 뽑았다"고 거듭 전문 야구인으로서의 소신을 밝혔다.

이날 국감은 여론에 '역풍'을 불러온 모양새다. 그동안 선동열 감독을 비난하던 누리꾼들도 이제는 국회의원들을 지적하는 쪽으로 변화를 보이고 있다. 한 누리꾼은 "야구에 '야'자도 모르는 질문을 들으며 헛웃음만 나왔다(염XX)"고 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1200만 야구 팬이 선 감독을 증인으로 채택하라고 했다고?(싸XX XXXXX)"라는 반응을 보였다. "스포츠는 스포츠일뿐 이걸 정치적 이슈로 이용하는 건 잘못 아닌가(곰XX)"라는 팬도 있었다.

언론의 초점 역시 국회의원들의 발언에 문제를 제기하는 방향으로 달라지는 분위기다. 이날 국감 현장에서는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취재진 사이에서 헛웃음과 탄식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손혜원 의원의 "그래서 (아시안게임) 우승했다고 하지 마십시오. 그 우승이 어려운 거라 생각하지 않습니다"라는 발언은 야구인들과 야구 팬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국에서 고생하고 땀 흘린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그리고 야구인들의 노고를 폄하했다는 의견이다.

이번 국감은 손혜원 의원이 주장한 '1200만 야구 팬'의 마음을 오히려 돌려놓는 '역풍'이 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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