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데드’ 텔테일게임즈 폐업, 스토리는 이어질까

지난 9월 말 '더 울프 어몽 어스', '워킹데드' 시리즈 제작사로 유명한 텔테일게임즈(이하 텔테일)가 자금난에 허덕이다 대규모 인원 감축을 단행하면서 사실상 폐업을 선언했다. 사전 통보 없이 약 90%의 직원이 해고됐으며, 25명만이 살아 남아 '마인크래프트 스토리 모드' 작업을 마무리 짓는 데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0월 5일(현지시간) 나머지 직원들마저 해고당함으로써 텔테일이 진행 중이던 모든 프로젝트의 향방을 예측할 수 없게 됐다. 25인 중 한 명이었던 텔테일의 내러티브 디자이너 레이첼 노엘은 자신의 SNS를 통해 아무런 통보도 없이 회사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지난달 대규모 인원 감축 때와 비슷한 행보였다.


텔테일의 냉정한 태도에 많은 유저들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지난 8월 14일 출시됐던 '워킹데드' 시리즈의 마지막 시즌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라 총체적 난국이다.

개인 SNS를 통해 텔테일 나머지 인원도 해고됐음을 알린 레이첼 노엘

텔테일이 파산하면서 유저들의 관심은 자연스레 '워킹데드'에 모아졌다. 호평을 받았던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인 만큼 주인공인 클레멘타인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궁금해하던 찰나에 큰 사고가 터지고 만 것이다.

현재 '워킹데드 마지막 시즌'은 콘솔과 스팀 등 모든 온라인 스토어에서 구입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전에 이미 구입한 사람들은 여전히 플레이가 가능하지만 4부작으로 구성된 게임에 아직 절반밖에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라 비난의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유저들은 비용을 다 지불하고 구입한 게임이니 '워킹데드'의 엔딩은 어떻게든 마무리하고 폐업을 했어야 하는 게 맞다며 텔테일의 책임감이 결여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파산을 선언했던 지난달 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유저들 (출처: 스팀)

유저들의 의견 (출처: 스팀)

텔테일 측은 파산 선언 이후 "'워킹데드'의 나머지 에피소드를 마무리 지을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4일에는 '워킹데드'의 작업을 이어나가기 위해 텔테일의 직원들을 고용할 다른 게임업체를 알선 중이라고 전했다.

명작 게임을 배출한 텔테일의 직원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게임 업체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텔테일 직원들이 해고당한 소식을 들은 여러 업체들은 공식 SNS을 통해 입사를 희망한다면 연락을 부탁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확인된 업체들 중에는 베데스다, 파이락시스게임즈, 너티독, 산타모니카 스튜디오 등이 있었으며, 특히 유비소프트는 텔테일 직원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겠다며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텔테일 직원들에게 접촉을 시도한 유명 게임 업체들

'워킹데드' 외에도 유저들이 기대했던 게임은 '더 울프 어몽 어스 2'였다. 작년 텔테일이 후속작 제작을 계획하고 있다고 발표했으며, 소식을 접한 유저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애초에 텔테일은 '더 울프 어몽 어스'의 엔딩에서 후속작을 예고하는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그러나 '더 울프 어몽 어스', '배트맨'처럼 유저들이 원했던 후속작보다 상대적으로 평가가 좋지 못했던 '마인크래프트 스토리 모드'의 후속작을 개발하는 데 몰두하면서 유저들에게 잊혀져 갔다. 결국에는 이번 폐업으로 인해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그리고 지난 7일 텔테일은 스카이바운드게임즈가 '워킹데드'의 나머지 에피소드 제작을 맡게 됐다고 발표했다. 스카이바운드게임즈는 '워킹데드' 원작 만화를 제작한 회사에 소속돼 있는 업체이기에 마지막 시즌을 마무리하기에 적합하다는 의견이다.

스카이바운드게임즈는 '워킹데드' 시리즈를 제작한 텔테일의 직원들과 함께 작업을 이어갈 것이라 밝혔다. 마지막 시즌의 마무리가 이루어진다는 소식에 유저들은 안도의 숨을 쉬고 있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까지 불명확한 상태다. 스카이바운드게임즈가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

워킹데드 마지막 시즌을 맡게 된 스카이바운드게임즈의 소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