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년 넘어 계속 함께 하고 싶다"..파이널판타지14 요시다 나오키 PD

이덕규 객원기자 / 입력 : 2018.10.08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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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부터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파이널판타지 14'가 올해로 3주년을 맞이했다. 서비스 초기에는 외산 MMORPG가 성공한 전례가 없었던 만큼 실패를 예상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지만, 주기적인 콘텐츠 업데이트와 '레터라이브를 통한 유저와의 소통으로 팬층을 늘려 나갔다.

한국 유저들의 성원에 해외에서만 진행되던 '팬 페스티벌'의 한국 개최나 파이널판타지 14의 일부 음악을 담당한 밴드 'THE PRIMALS'의 내한 공연이 실현됐다. 역으로 팬이 직접 준비한 3주년 기념 광고가 액토즈게임즈 사옥이 위치한 선릉역에 게시되기도 했다.


10월 5일 액토즈소프트 사옥에서 파이널판타지 14의 한국 서비스 3주년을 맞아 스퀘어에닉스 파이널판타지 14 개발 담당 요시다 나오키 PD와의 인터뷰 자리가 마련됐다.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3주년을 맞이한 파이널판타지 14의 한국 서비스에 요시다 나오키 PD의 감상은 어떤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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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에닉스 파이널판타지 14 개발 담당 요시다 나오키 PD


- 올해로 한국 서비스 3주년을 맞았는데 소감이 궁금하다.


한국판 유저들의 특징은 패치가 있든 없든 매일매일 꾸준히 로그인을 하는 코어 유저의 비율이 굉장하다는 것이다. 비즈니스가 성립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를 이들이 지지해주고 있는 건 정말 고마운 일이다. 그리고 이러한 유저층이 3년간의 서비스를 통해 구축됐다는 것에도 굉장히 감사하고 있다. 우리가 한국판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에 "일본 게임이 한국에 들어와 오래 서비스한 전례가 없다."라고 했는데, 그런 점에서도 이번 3주년은 굉장히 기쁘다. 한국의 유저들, 한국판 운영팀, 그리고 미디어 여러분의 성원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한편, 우리가 한국판 서비스를 준비할 때는 개인적으로도 많은 공부를 했고, 한국판 운영팀에게도 한국 시장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그 당시 나는 PC방에서 게임을 이용하는 젊은 세대가 몇 년 더 지나면 PC방에서 멀어질 것이라 예상했다. 경제 사정이 좋아지거나 개인 생활이 윤택해지면 굳이 PC방에 가지 않고 자신의 PC를 구입해 자택에서 플레이하는 환경이 구성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제로 서비스해보니 그게 아니었다. 예를 들어, 11월 15일 수능을 시작으로 대학 진학난, 취업 난항 등 시간이 지나도 젊은 세대의 빠듯한 생활은 해소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게임을 집에서 맘 편히 즐길 환경이 조성되기 어렵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이널판타지 14는 10대, 20대 유저가 많이 즐겨주고 있다. 이를 감안해 앞으로는 PC방에서 파이널판타지 14를 더 즐길 수 있는 방안을 좀 더 세부적으로 협의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 10월 6일 진행하는 레터라이브에서 새로운 소식을 전하기 위해 방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새로운 소식을 공개하려고 하는가?

여러분 덕분에 3주년을 맞이했다. 3주년을 축하하는 건 물론, 앞으로의 4주년, 5주년도 미래 지향적으로 유저들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다. 이번 레터라이브에서는 제2회 팬 페스티벌을 개최한다는 발표를 할 예정이다. 제2회 팬 페스티벌은 오는 11월 라스베이거스를 시작으로 전세계 3개 도시를 도는 투어가 시작되는데, 그 투어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작년보다 규모를 확대할 것이며, 모두 모여 팬 페스티벌을 즐길 수 있도록 1년에 걸쳐 꼼꼼히 준비하려고 한다.

또, 매년 이맘때쯤 한국판 선행으로 새로운 한복을 공개하는데, 이번엔 4번째 한복 디자인을 발표하려고 한다. 글로벌 판에서 진행한 '몬스터헌터 월드'와의 콜라보레이션에 대한 내용도 공개할 예정이다. 글로벌판처럼 한국판 4.36에서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할 에정이니, 많이 즐겨주면 좋겠다.

이외에 생방송 중에 Q&A 코너도 진행하려고 하는데, 예상 질문에 재미있는 게 많았다. 여기에 답변을 드리는 중에 글로벌보다 한국에 먼저 선보이는 소식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 최근 데스티니 가디언즈가 블리자드를 통해 한국에 출시될 때, PC 버전 외에 PS4 버전도 한국어화가 진행되며 콘솔로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유저가 한국에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파이널판타지 14도 글로벌 판은 콘솔로 즐길 수 있는데, 혹시 한국에도 콘솔 버전이 서비스될 수 있을까? 예전에는 안 된다고 했지만, 그 사이 상황이 조금 달라졌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 질문 드린다.

솔직하게 말하면 PS4가 조금만 더 보급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몬스터헌터 월드를 예로 들면, 전세계적으로 PC판과 PS4판을 포함해 1천 2백만 장이 팔렸다. 여기서 10만 장 정도가 한국에 팔렸다고 알고 있는데, 이중 몇%가 PS4판을 플레이할지 생각해봤다. PS4판을 위해서는 번역은 물론 한글 그래픽 리소스 등 PS4판에 맞게 새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를 다 할 수 있을 만큼 수지가 맞을지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았다.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는 발을 들이기 어렵지만, SIE의 한국 담당자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이미 진행 중이다. 파이널판타지 14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고 SIE에서 한국의 PS4 보급량을 늘리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알고 있기에, 그에 발맞춰 함께 노력해보고자 하는 마음이다. 이미 글로벌에서 PS4 버전을 서비스하고 있는 만큼, 한국판을 낼 수 있는 준비만 하면 서비스를 하는 건 어렵지 않다. 그런 부분을 감안해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주시면 좋겠다.

- 그동안 적녹색약이 있는 유저는 게임을 제대로 플레이하기 어려웠는데, 4.3 패치를 통해 디스플레이 보정 기능이 들어간다고 들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기능인가?

우리는 '색감각다양성'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세계적으로 이런 증상을 가진 이들이 자신이 그런 증상을 갖고 있다고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디스플레이 보정 기능'은 개발팀에서 오랜 시간 조사를 거쳐 개발한 기능으로, 레이드 기믹 처리 등 게임 플레이에 불편함이 없도록 크게 세 가지의 색상 패턴을 버튼 하나로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색상 패턴을 선택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게임 화면을 봤을 때 가장 잘 식별할 수 있는 색상으로 직접 커스터마이징 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색감각다양성이 있는 유저의 90%를 커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모든 플레이어가 사용할 기능은 아니겠지만, 한국에 해당 기능이 나오면 꼭 한번 사용해보고 패턴을 늘렸으면 한다거나 기능상의 부족함이 있다면 주저 말고 피드백 해주시길 바란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파이널판타지 14에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유저를 위한 기능도 구현했다. 게임의 모든 소리의 파형을 게임 화면 상에 그래프로 표시함으로써 어느 방향에서 어느 정도의 소리가 나는지 금방 인식할 수 있는 기능이다. 파이널판타지 14의 레이드 등에는 소리를 듣고 판단해야 처리할 수 있는 기믹이 많은 만큼,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유저가 손해를 보지 않게끔 마련한 기능이다. 이 역시 한번 직접 활용해보고 피드백 주시면 좋겠다. 피드백의 경중에 상관없이 모든 피드백을 개발에 참고하려고 한다.

​- 신규 레이드 출시마다 근거리 딜러가 원거리 딜러보다 힘들다는 의견이 많다. 근거리 딜러가 부족해 출발하지 못하는 파티도 많은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잘 모르겠다. 그런 질문을 한 유저와 직접 대화를 나누고 싶은 심정이다.

한국판과 중국판을 런칭할 당시에 나온 이야기가 있는데, 한국, 중국 유저들이 시인, 궁수 같은 원거리 딜러가 일반적으로 강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한국판 서비스 초반에는 궁술사를 첫 캐릭터로 선택한 비율이 40%가 넘었다. 그 당시 최정해 실장을 통해 "궁술사는 딜러지만 서포트의 역할이 강하다."는 말을 강조했던 기억이 있다.

레이드에서 기믹을 맞고 피하는 점만 보면 확실히 원거리 딜러가 하기 쉬운 건 맞다. 다만, 딜링을 하면서 서포트도 하려고 하면 근거리 딜러가 원거리 딜러보다 어려워 보이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 건 아니다. 글로벌판에서는 반대로 원거리 딜러가 잘 모이지 않아 출발하지 못하는 일이 많았지만 요즘에는 많이 해소됐다.

- 퓨어딜러에 대한 혐오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인식을 어떻게 개선하고자 하는가?

답변에 앞서 퓨어딜러에 대해 설명하면, 다른 파티 멤버를 강화하는 서포트 스킬을 갖고 있지 않은 순수하게 딜링에만 집중한 딜러다. 파티에서는 다른 파티원을 강화하지 않기에 기피되는 경향이 있다. 15개 잡 중에는 사무라이와 흑마도사를 주로 퓨어딜러라고 칭한다.

글로벌판은 현재 4.41까지 패치가 됐다. 퓨어딜러 기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4.3 패치에서는 이들의 화력이 더 높게 나오게끔 밸런스 패치를 진행했고, 그럼에도 인식이 나아지지 않아서 4.4에서는 화력을 더욱 강화했다. 그랬더니 최근에는 사무라이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젔고, 사무라이의 레이드 참여 비율도 높아졌다. 그래서 이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씀드리고는 싶은데, 사실 인상의 문제라 쉽게 바뀔지는 모르겠다.

나는 주력 잡이 흑마도사고 화력을 내는데 집중하면서도 보스 대미지 경감 스킬을 꼼꼼히 사용하는 플레이 스킬을 갖고 있다. 글로벌 전체를 봐도 상위권에 드는 톱 랭커라는 자부심이 있다. 만약 레이드에서 퓨어딜러를 배제하고 파티를 모집한다면, 이렇게 잘 하는 플레이어가 파티에 들어오는 것까지 막을 위험이 있다. 파티 모집에서 잘 하는 사람이 들어올 확률과 그렇지 않을 확률은 비슷하다. 패치 4.4 신규 레이드 전까지 오메가 시그마 편을 클리어하고 싶다면 특정 직업을 배제하지 않고 파티 모집을 하길 권한다. 많은 사람이 빠르게 들어올 수 있으니 파티 모집 시간도 줄어들고, 그러면 레이드에 돌입할 기회가 많아지므로 연습 시간도 길어진다. 퓨어딜러를 기피하지 말고 열어 두고 모집하길 권한다.

- 용기사는 찌르기 저항 시너지 덕분에 음유시인, 기공사와 함께 선호되는 잡인데, 타격저항 스킬을 가진 몽크는 퓨어딜러라고 보기도 어렵고 시너지도 닌자에 비해 약해 파티에서 소외되는 일이 많다. 이런 상황인데 몽크의 역할이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이번 월드 레이드 첫 클리어 팀에 몽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딱히 정답이 있는 게 아니라 플레이어 스킬에 달려있다고 본다.

몽크는 시너지가 미약하지만 없는 건 아니고, 화력은 높은 편이다. 그리고 만트라가 굉장히 강력하다. 잡 밸런스를 조절함에 있어 모든 잡의 사용 횟수가 전부 같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 모든 잡이 대미지가 같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몽크는 만트라와 파티에서의 역할을 모두 포함해 밸런스를 맞추고 있다. 또, 사무라이가 상향을 받으면서 닌자들이 뭔가 없는 건 아닌가 하고 우려하는 의견도 있는데, 우리는 순수 화력이나 균등한 사용률만으로 밸런스를 조절하고 있지 않다.

다만, 용기사는 찌르기 저항 시너지를 줄일 수는 있다. 해당 스킬을 갖고 있음으로써 나올 수 있는 조합이 있고, 그에 따라 효율이 발생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개발팀에서도 이야기를 나누고 온 상태다. 파티 모집의 자유도를 해칠 수 있는 요인인 만큼,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꼭 고쳐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 조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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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판과 한국판의 업데이트 간격을 좁히기 어렵다고 했는데, 중국판과 한국판의 업데이트 간격을 좁히는 것은 어떤지 궁금하다.


현재는 메이저 패치를 진행할 때마다 글로벌판, 중국판, 한국판 각각에 대한 마스터 QA를 수행하고 있다. 메이저 패치 한 번에 마스터 QA를 세 번하는 것인데, 개발팀 입장에서는 굉장히 빠듯하다. 개발팀 입장에서도 최소 중국판과 한국판이 같아진다면 그것보다 좋은 일이 없을 것 같다. 어떻게든 거기까지는 실현시키고자 생각하고 있다.

다만, 언제 하겠다고 정해두고 준비하는 게 아니라 근본적으로 우리 개발팀이 언제 착수할 각오가 설 지가 선행 조건이다. 글로벌판, 중국판, 한국판의 번역, QA, 디버그를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건데, 중국판과 한국판을 같이 하는 것만 해도 패치 기간 내에 순간적으로 엄청나게 많은 인적 비용이 필요하다. 참고로 현재 글로벌판과 중국판, 한국판이 메이저 패치 한 개 간격으로 출시되고 있는데 개발팀 입장에서는 비용이 많이 들어감에도 현재의 스케줄이 굉장히 깔끔하다. 그래서 지금 깔끔하게 맞춰 놓은 이 퍼즐을 어느 시점에 깨뜨리고 다음 스탭으로 나아갈 것인지를 결단하는 사업적인 각오가 필요하다. 현재 2년 뒤까지의 패치 스케줄을 잡았는데, 그런 만큼 더욱 더 각오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계속 노력하고 있으니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해해주시면 좋겠다.

- 홍련의 해방자 들어서 오역 이슈가 많아지고 있다. 퀘스트 수행에 밀접한 연관이 되는 부분에서도 오역이 발생하는 추세인데, 검수하는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사실 복잡한 사정이 있다. 지금까지는 아이덴티티엔터테인먼트의 번역팀과 스퀘어에닉스의 로컬라이징팀이 협업해 진행해왔다. 그런데 번역 과정에서 양팀 간의 의견 충돌이 많았다. 의견을 나누는 것 자체는 긍정적이고 건설적이지만, 의견 충돌이 패치 주기에 영향을 주고 심지어 미뤄지는 일이 발생할 여지가 나오고 말았다. 수개월 전부터 협업 체제를 원점으로 돌리고, 스퀘어에닉스는 한국판 번역에 대해 1차 검수만 진행하고 있다. 전부 검수하기에는 패치 주기를 영영 따라잡을 수 없게 되는 만큼, 검수 분량의 다수를 한국팀에 일임했다. 그 인수인계 과정이 매끄럽지 못한 게 있어서 최근 많은 오역 이슈가 나온 것으로 추측한다.

물론, 오역 이슈가 발생한 것이 정당하다는 게 아니다. 그런 사정이 있었다는 걸 이 자리를 통해 말씀드리는 것이다. 무엇보다 유저들을 위해 패치 주기가 더 길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개선책의 일부이니 그런 취지에서 이해해주시면 좋겠다. 앞으로 지금의 체제가 안정된다면 오역은 줄어들 것이라 보니 긍정적으로 생각해주면 좋겠다. 혹시 플레이하면서 오역이 보이면 언제든 편하게 운영팀에게 이야기해주기를 바란다.

- 4일 액토즈 아레나가 본 건물 지하에 오픈했다. 혹시 액토즈 아레나 오픈과 함께 파이널판타지 14의 e스포츠도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처음부터 e스포츠를 한다는 식으로 전개할 생각은 없다. e스포츠뿐만이 아니라 모든 스포츠가 그렇지만, 경기를 즐기는 인구가 마련되는 게 전제 조건이다. 액토즈 아레나 같은 시설에서 '더 피스트'와 같은 경기가 많이 열리고, 분위기가 달아올라서 주위에서 e스포츠를 한다는 식으로 이야기해주는 건 좋지만, 우리가 나서서 e스포츠를 한다고 하는 건 주객전도다. 액토즈 아레나가 생겼으니, 이를 활용해 경기를 많이 개최하고, 결과적으로 많은 유저들이 e스포츠라고 해주면 환영이겠지만, 우리가 앞서서 뭔가 할 계획은 현재로써는 없다.

- 파이널판타지 14의 굿즈를 구입할 수 있는 루트나 종류를 늘려 달라는 요청이 있다. 피규어처럼 액토즈소프트를 통해 정식으로 들여오는 것도 있긴 하지만, 모양 얼음틀 같이 소소한 걸 갖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관련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모든 공식 굿즈를 한국에 제공한다고 하면 일단 가격이 엄청나게 비싸진다. 출시만으로 기뻐해주는 분들도 있겠지만, 대다수는 왜 한국만 비싸냐고 비판할 것이고, 그 불똥은 한국 운영팀에 튈 수 있다.

글로벌판에서 굿즈를 낼 때는 빠른 기획, 제작, 판매를 위해 1년 전부터 작업에 들어간다. 내년에 팔릴 상품을 정하기 위해 1년 전부터 해당 굿즈의 수지타산 여부를 빠르게 결정하고 있다. 중국판과 한국판에서 뭔가 기획하고자 할 때도 해당 굿즈가 중국과 한국에서 팔릴지에 대한 사업적인 판단을 빠르게 해야 한다. 다만 그런 판단을 빠르게 할 수 없는 만큼, 이를 모두 기다린다면 글로벌 전체의 굿즈 판매 스케줄이 늦어질 수 있다.

또, 현재 MD(상품화 계획) 부서에서 만드는 굿즈는 중국과 인도에서 생산 중이다. 그리고 여기서 만들어지는 굿즈는 배편을 통해 일본에 들어온다. 최소한의 제작비와 운송비를 들였기에 현재 글로벌판 굿즈의 가격이 나온다. 만약, 여기서 한국까지 배송한다면 배나 비행기로 보내는 비용이 추가로 들 수 있고, 결과적으로 한국에서의 판매 비용이 비싸질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나온 시바 피규어, 에스티니앙 피규어는 글로벌 MD 부서에서 기획할 때 한국 운영팀을 통해 물량을 미리 파악하고 생산하는 방식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게끔 하고 있다.

그래서 한번에 모든 굿즈를 다 들여오는 건 무리지만, 조금씩 라인업을 늘리고 있고, 이를 정당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게끔 하려고 하니 천천히 기다려주면 감사하겠다. 한국에 스퀘어에닉스 카페가 있다면 더 많은 굿즈를 만나볼 수 있을텐데 없다고 들었다. 돌아가서 기회가 된다면 대표님에게 한국에도 스퀘어에닉스 카페를 만들어 달라고 이야기해보겠다.

- 3주년 이벤트에서 한국 팬들이 자발적으로 지하철 역에 광고를 한 적이 있다. 소감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한국판 운영팀을 통해 그런 게 진행 중이라는 것은 미리 알고 있었다. 특별히 보수가 있어서 하는 게 아닌, 커뮤니티에서 시작한 자발적인 PR활동이라는 점이 굉장히 인상깊었다. 글로벌에서도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라 신선했다. 나도 좋아하는 게임이 있고, 그에 대한 리스펙트와 커뮤니티에서 함께 즐기고자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그러한 활동을 우리가 만든 게임의 유저들이 해주고 있다는 점에 굉장히 깊은 감명을 받았다. 제작자로서도 기뻐서 이런 일이 있었다는 걸 한국판 프로젝트 매니저가 글로벌판에서 운영하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이를 알리기도 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유저들의 자발적 활동에 의한 것이다. 오늘 인터뷰 이후에 암묵적인 압박이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자유롭게 부탁드린다.

온라인 게임 강국인 한국에서, 큰 회사가 아니면 성공하기 어려운 MMORPG 장르에서 3년이나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었던 건 팬 여러분, 그리고 미디어 여러분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정말 감사하다. 3년간 운영하면서 사건 사고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하나하나 꾸준히 신뢰를 회복하며 서비스해왔다. 덕분에 이런 인터뷰 자리도 마련됐다고 생각한다.

아직 한국에서는 파이널판타지 14의 존재감이 크지 않다. 이후로도 한국에서의 존재감을 더욱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를 위한 한국판 특화 정책도 한국 운영팀과 함께 보여줄 예정이다. 앞으로도 여러분과 만날 기회가 더 있을 것이라 보는데, 그때는 어떻게 하면 한국판의 분위기를 더 달아오르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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