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금 뭘 본 거지?' 반전 매력의 게임 광고

이덕규 객원기자 / 입력 : 2018.10.0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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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게임 ‘액스’ 1주년 광고가 최근 화제다. 사실 근래 게임 광고는 대부분 비슷한 형태로 흘러간다. '광고'라고 하면 소비자에게 상품을 소개하는 역할이 큰데, 모바일게임의 경우는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는 없고 연예인만 나오는 광고가 대부분이다.

그래도 주변에서 하나같이 재미있다기에 호기심이 생겼다. '뭐 대박 날 게 뭐가 있어. 모바일게임 광고가 다 똑같지. 누구 예쁜 연예인이라도 나오나? 우주소녀 나왔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으로 유튜브에서 '액스 광고'를 쳐봤다. 업로드한지 2주 만에 조회수 180만이 넘었으니, 인상적인 수치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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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년 이벤트가 맞긴 한데… 혼파망이다
1주년 이벤트가 맞긴 한데… 혼파망이다

'오, 뭐야. 진짜로 진지한데. 뭐 대단한 거 하나 보다' 처음엔 이런 생각이었다. 그런데 점점 내용이 산으로 간다. '1주년 이벤트를 뭐 어떻게 하겠다는 거지?' 하는 의문이 드는 순간, 굉장한 상황이 펼쳐졌고 의외의 인물이 등장했다.

끝까지 다 보고 나니 180만의 조회수가 이해 간다. 조금 황당하긴 했지만 재미 하나만큼은 확실했다. 소비자 입장에서 '긍정적인 관심'이 조금 일어나는 듯도 하다. 무엇보다 연예인이 왜 나왔는지, '도대체 무슨 게임 광고가 이래'라는 틀에 박힌 감정이 살짝 누그러들었다.


그리고 이번 광고를 보고 묘한 기시감도 일었다. 생각해 보면 '액스' 1주년 이전에도 이런 '병맛'과 ‘뜬금포’ 터지는 반전의 게임 광고가 하나 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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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광고모델 오연서의 꿈을 산산히 깨부순 ‘검은사막’ 광고
'검은사막'의 신규캐릭터 '란' 광고. 이거는 사실 처음 부분만 보면 누가 봐도 화장품 광고다. 진짜로 '란'이라는 화장품 브랜드가 있으면 바로 사용해도 될 정도다. 모델인 오연서도 흰 드레스, 갈대밭과 아주 잘 어울리니까.

그러나 이것은 강력한 신규 캐릭터를 소개하는 광고였다. 뒤의 내용은 '클라이언트'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자본이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광고로 바뀐다. 폭발과 불과 화염. 맑고 순수했던 이미지 위에 온갖 CG가 발라진다.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눈하고 손은 왜 불타고 있는지 의문이다. 재미있는 점은 이 '검은사막' 광고가 상당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게임 광고의 흐름을 주도했다는 사실이다.

핵심 메시지는 ‘일단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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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광고에 꼭 연예인이 나와야 한다는 법은 없다. 충분히 주변의 이야기들, 한 번쯤은 보거나 들어봤을 소재들을 게임과 연관 지어 보여줄 수도 있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이벤트와 '디아블로 3' 강령술사 출시 광고가 이런 유형이다.

예전에 히오스에서는 친구랑 같이 플레이하면 '오니겐지' 스킨을 주는 이벤트를 한 적이 있다. 물론 많은 오버워치 플레이어들이 오니겐지를 위해 잠깐 시공에 발만 담그고 떠나는 경우가 많았다. 광고는 이런 내용을 광고에도 그대로 담아냈다.

사실 그럴싸한 현실의 이야기지만 엄밀히 따지면 '뻥'이다. '같이 게임 하던 남자가 연락이 안 됨 - 남자는 여자가 이벤트만 끝내고 그만할 줄 알았음 - 여자는 사실 같이 계속 게임 하려고 생각했었음'의 스토리인데, 사실 현실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스토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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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진짜 현실에 가까운 광고영상은 '디아블로 3 강령술사' 광고다. 자상한 아빠, 가정적인 남편의 모습을 보여주다가 마지막에는 왜 그랬는지 그 이유를 보여준다. 목적은 하나다. '자유'. 유부남이 가장 원하는 바로 그것.

게임을 위해 아내와 아이를 떼어놓는 모습에 많은 유부남이 공감했을 것이다. 그만큼 현실을 아주 잘 반영했으면서도 그럴싸한 반전을 보여주는 영상이다. 분명 공감과 감동의 눈물을 흘린 남자들도 있을 것이다.

정보보다 재미와 화제가 우선인 시대

게임이 아닌 연예인만 남는 광고에 대한 비판은 예전부터 있었다. 그래서일까, 전혀 관계도 없어 보이는 연예인이 나와 재미도 감동도 없는 영상이 되는 것보다 '재미라도 남기는' 반전 광고들이 오히려 좋은 평을 듣고 있다. 물론 게임성이나 운영 측면을 완전히 배제하고 '광고' 자체로만 놓고 본다면 말이다. 잠깐의 유행일지는 몰라도, 기존의 광고보다는 훨씬 더 신선하고 재미있다.

물론 '어떤 광고가 답이다'라곤 할 수 없다. 시장에 수많은 게임이 존재하기 때문에, 작품의 이름 자체를 각인시키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간과하기 어렵다. '액스' 1주년 광고 도입부에 잠시 나왔듯, 광고주는 유저 유입이나 매출 지표를 올릴 목적으로 광고를 집행하는 탓이다. 하지만 많은 '진성' 게이머들은 전혀 관계없는 연예인 등장 광고에 다소 지쳐있는 상황이다.

재미있는 광고로 화제를 만드는 것, 어떻게 보면 현재는 최선인 셈이다. 그럼에도 한 사람의 게이머로서 조금 더 좋은 영상, 게임의 특징을 담아낸 좋은 광고들이 많아지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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