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아듀, '미스터 션샤인'! 새로운 여인을 보았소!

이수연 스타뉴스 방송작가 / 입력 : 2018.09.28 11:13 / 조회 :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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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CJ E&M


누군가는 이런 말을 했다. 이번 주말이 다가오기를 바라면서도 동시에 오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이게 말이 되는가? 주말이 되면 좋은데 또 그렇지 않다고? 정말 어불성설이다. 대체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싶지만 그 이유를 들어보면 곧 이해가 된다. tvN의 '미스터 션샤인'이 이번 주 종영을 하기 때문이란다. 추석 연휴로 본방송이 결방되면서 2주 만에 새로운 내용을 볼 수 있다는 설레임 반, 대신 이번 주 종영한다는 아쉬움 반이 만들어낸 ‘어불성설’이다. 심지어 이런 얘기를 한 사람이 여럿이었으니 '미스터 션샤인'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될 것이다.

'미스터 션샤인'을 만나는 매주 주말 밤은 그야말로 '선샤인'이었다. 이병헌(유진초이 역)을 비롯한 유연석(구동매 역), 변요한(김희성 역)의 세 남정네가 보여준 매력은 각각의 팬덤을 형성할 만큼 멋있었으며, 의병을 소재로 한 내용은 시청자들을 애국심으로 똘똘 뭉치게 만들었지 않은가. 어디 이뿐인가. 주연, 조연할 것 없이 모두가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주었고, 더 놀라웠던 건 시대적 배경 때문에 반 이상 외국어로 연기하는 배우들이 진짜 그 나라 사람처럼 자연스러웠다는 사실이다. 솔직히 감탄할 만한 사항들을 일일이 꼽자면 열 손가락이 모자를 지경이니 더 이상 말을 말자. 두말하면 숨차니까. 그래도 이것 하나만은 꼭 짚고 넘어가야겠다. 바로 '미스터 션샤인'의 여성들이다.

드라마 속에 크게 두 명의 여성이 등장한다. 고애신 역을 맡은 김태리와 쿠도히나 역의 김민정이다. 이 두 사람이 여자 주인공이지만, 여기에 한 명 더 얹자. 바로 함안댁 역의 이정은이다. 굳이 이 세 여인네를 꼽은 이유는 이들이 기존 드라마에선 잘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여인상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첫째, 애기씨 김태리를 살펴보자. 그녀는 대대로 존경받는 양반댁 애기씨이지만, 그걸 온몸으로 거부한 여인이다. 양반댁 여인으로 꽃을 수놓으며 남편 품 안에서 곱게 지내는 편안한 인생을 뒤로한 채, 나라를 위해 자신을 기꺼이 바치는 삶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나간다. 스스로 꽃이 아니라 불꽃 같은 인생을 살겠노라, 다짐하면서 말이다. 물론 기존 드라마에서도 당찬 여성들이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기존의 드라마에선 여주인공의 성품이 당차도 늘 남자주인공과의 러브라인 형성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그 이상으로 스토리가 벗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김태리는 당찬 여성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러브도 버리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던지는 면모를 통해, 남자 주인공을 의지하지 않는 독립적인 여성상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다르다.

둘째, 친미파였다 친일파였다, 변절자 이완익의 딸이요, 일본인에게 팔려가 어쩔 수 없이 일본인 이름을 얻게 된 쿠도히나, 김민정. 그녀는 당돌하고 되바라진 성격이지만 절대로 저급하지 않는 여성상을 보여주고 있다. 아니 오히려 기품있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의리가 있다. 특히 자신이 마음에 품은 이병헌이 김태리와 서로 사랑하고, 우정이 돈독한 남사친 유연석이 김태리를 사모하는 씁쓸한 상황에서도 질투보다는 의리를 택한다. 기존의 드라마였다면 어땠을까? 당연히 김민정이 여자 주인공을 모함하고 곤란하게 만드는 역할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미스터 션샤인'은 다른 길을 택했다. 충분히 질투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대의를 위해 뭉치는 의리있는 여성상을 만들어냈으니까.

그렇다면 주인공이 아닌 함안댁은 왜 여기에 포함시켰을까? 함안댁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새로운 여자 조연상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함안댁은 몸종이라는 직분을 가졌지만, 고아가 된 애기씨를 업어 키워서 엄마 같고, 때로는 친구 같은 역할을 맡았다. 기존의 드라마였다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냥 여기서 끝이다. 대부분의 여자 조연들의 역할이 그렇다. 하지만 여기서는 다르다. 행랑아범이 오히려 애기씨의 왼팔이고, 함안댁이 애기씨 오른팔 아닌가. 다시 말해, 기존의 드라마에선 웃음 담당이요, 씬스틸러 역할을 남자 조연들이 했지만, '미스터 션샤인'에선 여자 조연인 함안댁이 그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이야기다. 푼수 캐릭터로 재미를 주면서도 극 중에서 애기씨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강직한 여성상을 함안댁이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러니 '미스터 션샤인'의 여성들을 어찌 빼놓을 수 있단 말인가. 당차고 기품있는 애기씨 고애신, 지내온 삶은 비참하나 그 어떤 남자들보다 멋진 의리를 만들어낸 쿠도히나, 출신은 미천하나 품성은 넓고 여유가 있는 함안댁, 이 세 명의 여성 캐릭터는 이전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당분간 쉽게 나올 것 같지 않으니까. '미스터 션샤인'을 더욱더 햇살처럼 빛내게 해준 세 명의 여성들을 응원하며, 이번 주말 가슴 깊은 곳을 울리는 결말을 기대해본다.

'미스터 션샤인'은 적극적인 여성들이 만들어낸 통쾌한 역사극! 그래서, 제 별점은요~ ★★★★★(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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