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라조 "이혁 탈퇴, 해명할 것 없냐고요?"[한복인터뷰]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8.09.22 11:00 / 조회 : 7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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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노라조 멤버 조빈, 원흠 /사진=임성균 기자


"복장 불편하지 않으세요?"

지난 19일 만난 2인조 코믹 록 그룹 노라조(조빈 원흠)의 한복 인터뷰 의상을 보고 이렇게 물었다. 인터뷰에 앞서 한복 인터뷰 의상 콘셉트가 '사극'일 것이라는 말은 이미 들어서 내심 기대도 하고 있었다. 조빈은 조선 시대 평민이 입을 법한 한복에 짚신을 신고 있었고 앞서 발표한 신곡 '사이다'와 노라조 문구가 적힌 초록색 병 모형을 머리에 고정했다. 원흠은 마치 양반 자제 마냥 푸른 컬러의 고운 한복과 검은 정자관을 머리에 얹었다. 그 자체로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조빈은 "이런 콘셉트를 보여드리면서도 계속 안 하면 덜 보여드리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들어서 조금이라도 부족하면 성의가 없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며 "멋진 외모의 아이돌 친구들이 보여주는 한복과는 다른, 재미있는 스타일을 연출해봤다"고 멋쩍어 했다.

조빈은 노라조의 개국공신이자 노라조의 흥행을 이끈 일등공신. 멤버 이혁과 함께 지난 2005년 데뷔, 재치 넘치는 가사와 엽기 스타일에 가까운 파격 코믹 분장으로 매번 앨범 활동에 나서며 팬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직접 고민을 하며 완성한 아이디어는 노라조만의 스타일을 완성했고 이혁이 떠나고 새 멤버 원흠이 합류했음에도 이 기조는 변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들이 부족한 가창력에 코믹 분장에만 몰두하는 것이냐고 묻는다면 절대 그렇지 않다. 심지어 이혁은 이국적인 외모와 훤칠한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원한 고음으로 노라조가 이른바 'B급 감성'을 원하는 팬들만 섭렵하는 팀이 아니라는 걸 몸소 보여줬다. 물론 조빈의 가창력 역시 무시할 수는 없다.

추석 연휴를 앞둔 조빈과 원흠은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주말까지 MBC뮤직 '쇼 챔피언', 엠넷 '엠카운트다운', KBS 2TV '뮤직뱅크', MBC '쇼!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까지 국내 주요 음악방송 프로그램 출연에 나설 계획이다. 쉴 틈이 없는 스케줄이지만 그래도 조빈과 원흠 모두 추석 당일에는 부모님 등 가족들과 함께 지낼 예정이다.

"부모님께서 예전에도 그렇고 저희 이번 활동에 대해서도 많이 궁금해 하세요. 이번 노라조 활동이 어땠는지 잘 설명해 드려야죠. 하하. 항상 어머니께서 많은 응원을 보내주고 계시고 아버지께서는 '노래 잘해라. 까불지 말고' 라고 항상 말씀해주세요. 특히 아버지는 저를 마치 물가에 내놓은 어린 아이 마냥 불안해 하시고 걱정도 해주시죠."(조빈)

"한국에 온 지도 1년 반 정도가 됐어요. 2006년에 중국으로 향해서 11년 동안 있다가 2017년 4월에 한국에 왔고 중국에 있을 때는 명절 때나 겨우 부모님을 뵀는데 그마저도 자주 인사는 못 드렸죠. 저희 집이 큰집이라 명절 때 친척들이 모두 저희 집으로 오시긴 하는데 가족들도 이번 제 노라조 활동에 대해 많이 궁금해 하셔서 많은 이야기 나눌 것 같아요."(원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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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노라조 멤버 조빈, 원흠 /사진=임성균 기자


노라조는 지난 8월 약 3년 6개월 만의 새 디지털 싱글 '사이다'(CIDER)를 발표하고 활동을 재개했다. 노라조는 원년 멤버 조빈이 이혁과 결별한 이후 새 멤버 원흠을 합류시키면서 멤버 재편을 마쳤고 '사이다'를 통해 노라조만의 전매특허인 신 나는 록 스타일의 댄스 장르와 코믹한 스타일의 뮤직비디오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조빈과 원흠은 이번 활동에 대한 팬들의 반응이 역시 남달랐다고 입을 모았다.

"생각보다 많이 좋아해 주시는 팬들이 많다는 걸 느껴요. 음악방송에 가면 대부분의 팬들이 저희보다는 각자 좋아하는 아이돌을 응원하는데 저희가 무대에 서면 모든 팬들이 후렴 부분을 따라 해 주고 일정을 마치고 나오면 손도 흔들어주고 인사를 건네요. 가요계에서 저희가 마치 스위스와 같다고 할까요. 뭔가 중립국이 된 기분이에요. 하하."(조빈)

"저희 기사에 달린 댓글을 다 찾아봐요. 특히 저는 '이전의 노라조와 다른 것 같다', '새로 들어온 멤버 때문에 이상하다'는 반응이 있을까봐 조마조마했는데 오히려 이전 멤버인 이혁과 비슷한 외모 때문에 제가 덕을 보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 농담 삼아 '삼혁이, 사혁이, 오혁이는 언제 오냐'고 이야기할 정도죠."(원흠)

댓글 이야기를 하자 조빈은 예전에 노라조 기사에 달렸던 악성 댓글을 모아 이에 답을 해줬던 사연을 언급하기도 했다.

"정말로 악성 댓글들만 따로 모아서 여기에 성의 있게 대답을 해줬던 적이 있는데 이 글이 캡쳐로 돌다 돌다 모 인기 카페에 소개가 됐더라고요. '성의 있는 악플 대처법'이라는 이슈로요. 이후 네티즌들 사이에서 '까임 방지권'도 얻었어요. 하하."(조빈)

조빈은 "악플을 보며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악플이든 뭐든 댓글만 꼭 달렸으면 하는 생각 뿐이었고 우리의 노래가 안 좋다라고 누가 말해서 이 자체로 다른 이들에게 공유가 되는 것도 감사할 따름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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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노라조 멤버 조빈, 원흠 /사진=임성균 기자


인터뷰 말미 이혁에 대한 이야기도 잠깐 나왔다. 조빈에게 "더 해명할 것은 없는가?"라고 질문했다. 먼저 조빈은 이혁이 솔로 활동에 나선 것에 대해 부모님께서 좀 걱정을 하는 눈치가 있었음을 토로했다.

"부모님 입장에서 이혁의 탈퇴를 보며 암담하셨을 것 같았다는 생각은 들었어요. 저도 나이를 먹는데 노라조가 멤버 없이 한다는 것 자체에 대해서 말이었죠. 주위에서도 저한테는 직접 못 물어보고 '그래서 노라조가 어떻게 되는 거야?'라고 이야기를 주고 받았나 봐요. 심지어 '팀이 해체됐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고 '그럼 이혁이 (제 발로) 나간거야?', '이제 (조빈은) 가수를 못하나?' 등의 이야기들이 있었던 거죠. 정확하지 않은 부분들이 많았어요. 혁이와는 정말 별 문제 없이 지냈어요. 활동을 하면서 혁이의 솔로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혁이가 솔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도 했고 이를 지킬 때가 돼서 나갔어요. 만약 제가 나이가 더 어렸다면 더 같이 하자고 말했을 수는 있겠지만 이제 혁이도 마흔이 넘었잖아요. 로커로서 멋스러운 것에 대한 마지노선이라는 것도 있으니까요. 혁이도 본인이 팀을 나가서 내가 힘들어지는 것에 대한 고민도 있다고 저한테 이야기해줘서 전 그게 고마웠고 기특했어요."(조빈)

마지막으로 노라조는 향후 활동 계획에 대해 밝혔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안에 싱글을 2번 정도 내는 것에 대한 계획이 있는데 계획이 있다고 해도 노래와 저희가 생각하는 퍼포먼스가 잘 맞아야 해서요. 저희 역시도 그런 부분에 있어서 확신이 들어야 하니까요. 물론 곡이 빨리 나와준다면 올해 안에 한 번 정도 될 수는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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