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 현빈 "대중과 내가 원하는 것 사이 고민"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8.09.23 13:00 / 조회 : 3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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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주인공 현빈/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현빈이 첫 악역을 맡았다. 악역이라기 보단 악인이다. 19일 개봉한 '협상'은 태국에서 인질극을 벌이는 국제 테러리스트가 서울 경찰청 협상가와 협상을 하겠다고 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현빈이 인질범 민태구 역을, 손예진이 협상가 하채윤 역을 맡았다.

현빈은 "첫 악역이라서 선택하지는 않았다"며 "이 악인이 어떻게 관객에게 받아들여질까 궁금해서 하게 됐다"고 말했다.

-'협상'은 왜 했나. '창궐'을 먼저 결정하고 그 뒤에 '협상'을 결정했는데.

▶'창궐'을 먼저 결정하고 '협상' 제안을 받았는데 매력적이었다. '창궐' 촬영에 앞서서 '협상'을 찍을 수 있는 일정도 할 수 있겠다 생각했고. 두 작품에 대한 궁금증이 다 컸다. 두 영화가 완전히 다르다는 것도 하고 싶었던 이유다.


-'창궐' 찍기 직전에 한달 가량 '협상'을 찍었다. 준비 과정도 쉽지 않았을텐데. 그 만큼 '협상'이 끌렸나.

▶소재도 마음에 들었고, 내가 안 보여줬던 캐릭터라 도전이란 점이 끌렸다. 손예진과 서로 모니터를 보면서 동시에 촬영하는 이원촬영이란 점도 궁금했고.

-첫 악역이란 점도 끌렸나. 민태구 역할이 악역이란 건 동의하나.

▶첫 악역이란 건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악역이다. 그렇지만 악역이라기 보다는 악인이다. 서사가 있고, 이유가 있는 악인인 데 그걸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줄까의 차이가 있다.

-현빈이 주연한 영화들의 흥행성적이 좋았다. 티켓파워에 대해 의식하나.

▶기대를 안한다면 거짓말이다. 다만 기대가 다른 것을 보여준다는 것에 대한 기대라고 생각한다.

-이유 있는 악인이다. 어떻게 연기하려 했나.

▶감독님은 민태구에게서 연민이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대사도 일부러 세게만 하지 않으려 했다. 다르고 편하게 하려 했다. 웃는 모습이 그래서 많다. 관객이 "쟤, 뭐지? 뭐라고 하는 거야" 이렇게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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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주인공 현빈/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손예진과 호흡을 맞췄는데.

▶좋았다. 둘이서 촬영방식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아무래도 서로 마주보며 호흡을 느끼면서 연기를 하는 게 아니니깐. 그런 점에서 손예진에 대한 믿는 부분이 컸다. 손예진과 나중에 멜로나 로맨틱코미디 같은 영화에서 꼭 다시 한 번 하자는 이야기를 나눴다.

-그 말인즉슨 손예진과 좀 더 호흡을 가깝게 할 수 있는 연기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는 뜻인가.

▶아쉬움이 물론 있다. 이원촬영에 이질감이 있다. 모니터가 크면 모르겠지만 작은 컴퓨터 모니터를 보고 서로 인이어 마이크를 꼽고 연기를 하다보니 상대의 감정을 느낀다는 게 힘들었다. 점점 익숙해지니깐 또 그걸 찾는 재미가 있긴 했다. 그런 재미를 찾으니 더 같이 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발견한 손예진의 미묘한 감정은 어땠나.

▶손예진은 이번에 안으로 많이 삭히려 했던 것 같다. 여러 감정들을. 그래서 눈으로 많이 표현하려 했던 것 같다.

-한정된 공간에서 한정된 동선 안에서 연기를 했어야 했는데.

▶그래서 계산한 지점이 분명히 있다. 우선 의자에 한 자세로 계속 앉아 있지 않는다. 의자 위치도 계속 바꾸고. 손에 총을 들 때나 라이터를 들 때도 다 계산을 했다. 원래 의자가 푹신한 형태였다. 그걸 의자로 동선을 바꾸고 싶다고 감독님에게 제안을 해서 바꿨다. 의자를 활용해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어떤 장면들은 계산을 안하고 리액션으로만 연기했다. 예컨대 국정원 직원 말투를 따라한다든지.

-촬영 장소가 상당히 작았다던데.

▶되게 작아서 아주 답답했다. 작은 장소에 카메라가 여러대가 들어와 있고, 스태프까지 있으니깐. 그 공간에서 모든 걸 다 해야 했고, 작은 공간을 넓게 써야 했다. 현장에 모니터캠과 뒤에 카메라, 다른 카메라, 이렇게 세 대가 있었다. 난 다른 건 신경 안쓰고, 모니터캠과 신경쓰고 행동했다. 연극을 한다고 생각했다. 일인극을 하는 느낌이었다.

-악당 연기는 쾌감을 주던가.

▶평소와 전혀 다른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니 재밌었다. 늘 다른 걸 하려 한다. 보는 분들은 똑같다고 할 수 있지만 늘 다른 걸 시도하려 한다. 폭이 작을지, 클지 모르지만.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경험과 테크닉이 더 생긴다면 그 폭이 더 커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기대한다.

-비슷한 장르 영화들을 참고하진 않았나.

▶협상과 관련한 책들은 읽었지만 작품들은 보지 않았다. 예전에는 레퍼런스들을 찾아 봤다. 그런데 도움보다는 단점이 더 크게 느껴졌다. 레퍼런스로 본 연기가 정답처럼 느껴지니깐 내가 그렇게 안하면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영상은 안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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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주인공 현빈/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공조'에 이어 '협상'도 JK필름과 같이 작업했는데.

▶음. 작품을 선택할 때 제작사를 고려하진 않는다. 무조건 시나리오를 보고 선택한다. '꾼'도 그렇고, '협상'도 그렇고, 그래서 다 데뷔하는 감독님들이다. 그래서 감독님을 비롯해 만드는 분들과 대화를 많이 한다. 다만 JK필름은 윤제균 감독님이 '국제시장' 때 이원방식으로 촬영을 한 노하우가 있다고 해서 그런 부분에서 신뢰할 수 있었다.

-영화에 결말에서 관객이 현빈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린다면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하나.

▶감독님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 스스로는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는 동안 관객이 내 편이 된 것이니깐. 감독님이 얘기한 연민을 관객이 느꼈다는 뜻이니깐. 완전히 악역이라고 생각했다면 다르게 표현했을 것이다.

-쉼 없는 활동을 하고 있다. '협상'을 찍고 '창궐'을 찍고 드라마 '알함브라궁전의 추억'을 찍으면서 다시 '협상' 홍보를 하고 10월에도 '창궐' 홍보를 해야 하는데.

▶일이 바빠서 연애를 못한다. 별로 생각도 없고. 그나마 '알함브라궁전의 추억'이 사전제작 드라마라 조금 여유가 있다.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상업성이 짙은 작품을 주로 하는데.

▶지금 내 나이 때 할 수 있는 걸 해보고 싶다. 오히려 20대에는 좀 더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여운이 있는 작품을 하려 했다. 30대에는 오락성이 있는 작품을 주로 하고 있다. 어느 게 맞다, 틀리다가 아니라 계속 다른 걸 해보려 한다. 사실 심리적인 롤러코스터를 타곤 했다.

대중이 내게 원하는 것과 내가 하고 싶은 것의 중간 지점을 찾으려 어딜까 고민을 많이 한다. 개인적인 숙제다. 그런 고민을 하는 시간들이 점점 더 늘어난다. 아무래도 대중들은 내게 멜로를 더 원하는 것 같기도 하다. 멜로도 하고 싶다. 그런데 내가 찾는 이야기가 별로 없다. 지금 생각 나는 건, 현실적인 나도 경험했을 법한 그런 멜로를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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