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마급 발자취' 남기고 떠난 봉중근..LG 후계자는 언제쯤

한동훈 기자 / 입력 : 2018.09.20 07:00 / 조회 : 1498
  • 글자크기조절
image
LG 봉중근 /사진=LG트윈스 제공



봉타나, 봉의사, 봉생마 등의 애칭으로 불린 봉중근(38)은 LG 팬들은 물론 전 구단 야구팬들이 잊을 수 없는 스타다. 부상 때문에 누적 기록은 최정상급으로 평가되긴 어려우나 소속팀 LG와 국가대표에서 보여준 임팩트만큼은 단연 최고다. LG는 이런 토종 에이스를 또 언제 키워낼 수 있을까.

봉중근이 은퇴를 결심했다. 2017시즌을 앞두고 FA 2년 계약을 체결했지만 안고 있던 팔꿈치 부상 탓에 1군에 올라오지 못했다. 2017년 수술을 받고 마지막 불꽃을 위해 재활에 힘썼으나 끝내 아쉬움을 삼켰다. LG는 28일 잠실 KIA전에 공식 은퇴식을 준비한다.

2007년 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봉중근은 LG 암흑기 선발진을 홀로 지탱한 불운의 에이스다. 선수 생활 내내 팀 내 1선발과 특급 마무리로 모두 활약한 몇 안되는 투수 중 하나다. KBO리그 10시즌 통산 321경기 등판해 55승 46패 2홀드 109세이브 평균자책점 3.41을 기록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연속 10승을 달성했다. 특히 2008년에는 무려 186⅓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66을 마크했으나 승운이 따르지 않아 11승에 그쳤다. '봉크라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2012년부터는 마무리로 변신, 2013년 38세이브 평균자책점 1.33 철벽투를 펼쳐 LG의 10년 암흑기를 끊는 데 앞장섰다.

LG 프랜차이즈로는 전설로 기억되는 '야생마' 이상훈 코치와 비견될 만한 기록이다. 이상훈 코치는 8시즌 통산 308경기 71승 40패 98세이브 평균자책점 2.56을 남겼다. LG 영구결번 '노송' 김용수(126승 227세이브)와 더불어 이상훈, 봉중근은 선발과 마무리 보직에서 모두 리그 정상을 호령했다. 봉중근의 커리어 누적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는 25.02로 프랜차이즈 5위다(1위 김용수 58.02, 2위 정삼흠 29.65, 3위 이상훈 28.47, 4위 김태원 28.35).


◆봉중근의 국가대표 성적(자료제공:KBO)

image


태극마크를 달고도 인상 깊은 활약을 펼쳐 국민적인 사랑도 받았다. 류현진, 김광현과 함께 좌완 트로이카 시대를 누렸다. 국가대표로는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09년 WBC,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등 5개 대회 12경기에 출전해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했다. 특히 2009년 WBC 일본전 스즈키 이치로 견제 동작은 국제대회 명장면으로 아직도 회자된다.

다만 LG에서 봉중근의 후계자가 아직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안타깝다. 2군에 피칭 아카데미까지 신설해 투수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나 눈에 띄는 성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봉중근 이후 '3년 연속 10승' 고지를 밟은 LG 투수는 우규민(2013~2015, 現삼성) 1명 뿐이다. 매년 신인드래프트마다 특급 유망주들을 모으고 있으나 성장 속도가 늦다. 현재 토종 에이스인 차우찬은 FA 영입이라 LG가 키운 선수는 아니다.

한편 28일로 예정된 공식 은퇴식 행사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LG는 지난해 이병규의 은퇴식을 성대하고 알차게 꾸며 팬들의 극찬을 받은 바 있다. 봉중근은 비록 영구결번 수준은 아니더라도 충분한 예우를 받을 만한 업적을 남긴 선수다. 봉중근의 전성기를 잊지 못하는 LG 팬들은 은퇴식에서라도 이전의 감동을 다시 느껴보길 바랄 것이다. 다만 LG가 현재 팀 성적이 여유롭지 못해 화려한 행사를 준비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