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선이 어게인? 그래도 혜리를 기대하는 까닭[★날선무비]

[록기자의 사심집합소]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8.09.16 10:00 / 조회 : 4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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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물괴'의 혜리(이혜리) 스틸컷


영화 '물괴'(감독 허종호)는 걸스데이 혜리의 첫번째 영화입니다. 혜리는 '물괴' 수색대 대장 윤겸의 딸 명 역을 맡았습니다. 여느 남자들보다 대차게 끔찍한 시체들을 살피고, 겁없이 사건에 뛰어드는 대범함, 백발백중의 활쏘기 실력을 갖춘 캐릭터지만 잘생긴 청년 선전관에게는 설렘을 숨기지 못하는 모습도 있지요. 혜리는 씩씩하게, 그리고 풋풋하게 명의 모습을 그려냈습니다.

그런 혜리의 모습에선 연기자로서 그의 출세작인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주인공 덕선 역을 맡았던 혜리는 천방지축이지만 속 깊은 둘째딸을 변화무쌍한 표정으로 그려보이며 드라마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그 다부진 매력,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사랑, 풋풋한 러브라인이 '물괴' 속 명이에게도 있지요. 더구나 '응답하라 1988'의 덕선이는 아직도 연기자 혜리를 대표하는 작품이기도 하고, 혜리는 작품 속 덕선이에 스스로를 녹여내 생생하게 연기를 펼쳤습니다. 면면부터가 덕선이와 겹치는 '물괴' 속 혜리를 두고 '응답하라 1988'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일 겁니다.

하지만 이번 '물괴'에서 혜리는 또 다른 매력과 가능성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글그룹 출신답게 몸 쓰기에 능한 혜리는 이 크리처 액션사극에서 훨훨 날듯 다양한 액션을 선보입니다. 무대 위 걸그룹과는 또 다르게 신명나게 망가져버린 혜리에게선 신나게 연기를 펼치는 '기운' 또한 느껴집니다. 캐릭터만큼 씩씩한 액션신은 특히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가녀린 체구에도 불구하고 구르고 달려 활시위를 당기는 액션 장면장면이 멀리서 보나 클로즈업으로 보나 자연스럽게 힘이 실립니다.

까무잡잡한 피부에 더 시커먼 분장을 하고, 땀과 때에 절은 듯한 비주얼로 산과 궁을 누비는 모습도 이채로웠습니다. 극중엔 괴물의 토사물을 혜리가 얼굴로 받아내다시피 하는 장면까지 있지요. 대포같은 장치로 쏟아내는 그 물컹하고 끈끈한 것을 온 얼굴에 맞고 연기했습니다. 더구나 CG를 염두에 두고서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상상하며 반응하고 상대와 합을 맞추는 연기는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닙니다. 긴박한 액션 사이에서도 또렷이 들리는 음성에선 그간의 노력이 느껴졌습니다.

"제 생각에는 예쁘면 좋겠는 자리가 있고, 예쁘면 안되는 자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제 생각에는 생각보다 잘 나왔다"고 너스레를 떨던 혜리, "대중이 늘 맞다고 생각하기에 댓글도 열심히 일고 많이 상처도 받고 많이 울고 그 다음날 괜찮아서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잔다. 잘 인정하고 잘 헤쳐나가려고 하고 있다"던 혜리. 그녀에게선, 그리고 그녀의 캐릭터에선 지켜보는 이들마저 기분좋게 하는 긍정의 에너지가 그득합니다. 그녀의 성장을, 달라진 또 다른 모습을 더 기대하게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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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영화대중문화 유닛 김현록 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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