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결산④] '역사적인' 남북 단일팀, 평화의 메시지 전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동영 기자 / 입력 : 2018.09.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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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을 따낸 카누 드래곤보트(용선) 단일팀. /사진=뉴스1


한국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종합 3위로 마무리했다. 기대 이하의 성적이었다. 쓴맛을 제대로 본 셈이다. 하지만 의의도 있었다. 역대 최초로 아시안게임에서 '단일팀'이 구성됐다. 게다가 금메달을 포함한 메달도 땄다. 역사를 썼다. 아시아에 '평화의 메시지'를 던졌다.

한국은 2일(이하 한국시간) 모든 경기 일정을 마감했다. 같은 날 밤 폐회식이 열리면서 모든 대회가 마무리됐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49개·은메달 58개·동메달 70개를 기록하며 종합 3위에 자리했다.


당초 목표로 했던 금메달 65개와 종합 2위 달성에는 실패했다. 일본의 약진에 크게 밀렸다. 일부 주력 종목들의 부진도 뼈아팠다. 이에 한국은 다음을 기약하며 이번 대회를 마쳐야 했다.

어쨌든 결과는 나왔다. 하지만 결과와 무관하게 한국이 얻은 것은 있었다. 바로 '평화'라는 메시지다.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역대 최초로 남북 단일팀이 구성되어 경기에 나섰다. 카누 용선(드래곤보트)와 조정, 여자농구에서 단일팀이 구성됐고,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대회에 나섰다.

성과도 좋았다. 용선 단일팀은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여자 200m에서는 동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남자 1000m에서도 동메달을 품었다. 메달만 3개다. 애초에 조심스럽게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었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


여자농구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기존 남측 선수단에 북측에서 로숙영-장미경-김혜연이 합류했다. 손발을 맞출 시간이 길지는 않았지만, 대회를 치르며 빼어난 호흡을 선보였다. 특히 로숙영은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단일팀의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대회 말미 WNBA 리거 박지수가 돌아와 팀에 합류하면서 전력이 더 좋아지기도 했다. 로숙영은 "박지수가 막아주니 편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호흡이 좋았다는 증거다. 결승에서 중국에 패하며 은메달이 머물렀지만, 단일팀의 은메달 또한 값지고 빛났다.

지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남북은 여자 아이스하키에서 단일팀을 구성했다. 많은 화제가 됐고,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경기력은 살짝 아쉬움이 있었다. 실력 차이는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구성된 단일팀은 달랐다. 상징성에 실적까지 냈다.

향후에도 남북 스포츠 교류는 계속될 전망이다. 남측의 도종환 문화체육장관부 장관과 북측의 김일국 체육상이 만나 관련 내용을 논의하기도 했다. 당장 남북통일농구가 조만간 서울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 도종환 장관은 내년 전국체전 100주년을 맞아 공동으로 진행하고 싶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단일팀은 그 자체로 상징성을 지니며, 의미가 있다. 단발에 그칠 일이 아니라, 지속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이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까지 이 기조가 이어졌다. 향후 얼마나 체육 관련 교류가 계속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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