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한끼줍쇼', 우리 강호동이 달라졌어요!

이수연 스타뉴스 방송작가 / 입력 : 2018.08.24 15:44
  • 글자크기조절
image
방송인 강호동 /사진=이동훈 기자


누구나 자신만의 고유한 이미지가 있다. 원래 본인이 가진 성정일 수도 있고, 이와 상관없이 다른 사람들에게만 느껴지는 모습일 수도 있다. 여하튼 사람들은 각자 분위기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방송에 출연하는 연예인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귀엽다, 따뜻하다, 예의바르다, 시크하다, 재미있다 등등으로 말이다. 물론 배우들은 배역에 따라 이미지가 바뀔 수 있지만, 다른 출연자들의 경우 이렇게 굳혀진 이미지는 웬만해서 변하지 않는다.

강호동 역시 그렇다. 씨름선수 출신이었기에 붙었던 이미지, 강하다, 힘세다, 무섭다 라는 것이 그가 오랫동안 지녔던 이미지이다. 최고의 MC로 인기 있는 예능 프로그램을 하면서도 그의 이미지는 늘 그랬다. KBS에서 ‘쿵쿵따’를 할 때도 다른 멤버들이 두려워(?)했고, SBS에서 '야심만만'이나 '강심장'을 진행할 때도 파워풀한 진행으로 게스트들을 압도했으며, MBC '무릎팍도사'를 할 때 역시 게스트의 정곡을 찌르는 질문으로 몰아붙이며 날카롭게 질문했다. 이런 모습은 JTBC '아는 형님'에서 매주 출연하는 게스트들을 통해서도 종종 드러난다. 예전에 SBS의 '스타킹'을 진행할 때 서운했다, 무서웠다, 투명 인간 취급했다 등을 털어놓으면서 '강호동=강하다, 무섭다' 라는 걸 증명하니까(?). 그의 이런 모습은 실제 성격과 상관없더라도 방송 프로그램 속 캐릭터였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도 동일하게 비쳐지는 것이다. 이랬던 그가 JTBC의 '한끼줍쇼'에서 달라졌다.


'한끼줍쇼'는 이경규, 강호동이 매주 시청자들을 방문하여 그들과 한끼 저녁 식사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사전에 어떤 준비나 섭외도 없이 그저 동네만 정해놓은 채 숟가락 하나만 달랑 들고 간다. 그야말로 리얼, 실제상황이다. 아무 집이나 벨을 누르고 ‘저희의 식구가 되어 주시겠습니까?’ 외치고 '예스와 노우'를 떨리는 마음으로 기다린다. 더더욱 긴장되는 건 두 시간으로 저녁 시간이 제한되어 있어 실패할 경우 편의점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초반에는 ‘성공이냐 실패냐’가 프로그램 전체를 관통했다. 다시 말해, ‘오늘은 한 끼 먹을 집이 있을까? 없을까?’가 중심이 되어서 시청자들과 한끼 식사를 맛있게 한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나 프로그램이 거듭될수록 '한끼줍쇼'는 진화하기 시작했다. '성공이냐 실패'에서 ‘이웃과의 소통’으로, 더 나아가 '사람 사는 이야기'로 발전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강호동 역시 프로그램과 함께 달라지기 시작했다. 무작정 들어가 한끼 인연을 맺은 가족들, 제작진도 출연자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이야기를 하다 보면 미리 ‘섭외’를 하라고 해도 힘들 만큼 온갖 사연들이 다 갖고 있다. 오랫동안 병투명을 한 사람, 외국에서 들어와 사는 사람, 어린 나이에 결혼한 사람, 자기 꿈을 위해 치열하게 사는 사람 등등 마치 대한민국의 작은 축소판이라고 할 만큼 다양한 사람, 다양한 스토리가 있다. 이들이 지닌 절절한 사연들은 한끼 식사를 하는 동안 펼쳐진다. 이때마다 강호동은 얼굴이 벌겋게 되며 감동을 받고, 억지로 눈물을 참다가도 급기야는 손수건을 꺼내들어 눈물을 훔치기도 한다. 프로그램 MC로서 가식적으로 슬픈 척, 감동 받은 척 하는 게 아니라 이웃들의 이야기에 진심으로 반응한다. 그런 모습에 진성성이 느껴지기에 시청자들은 '한끼 가족들'의 스토리에 더 깊이 빠지고 공감하게 된다.

이제 '한끼줍쇼'에서만큼은 그의 강한 이미지를 찾아볼 수가 없다. 강하게 윽박지르던 진행자가 소통과 진심으로 반응하는 따뜻한 진행자가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한끼 줍쇼’라는 프로그램이 지닌 특성 때문에 얻어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같은 사연에 100% 반응하느냐, 50% 반응하느냐는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으며, 그 반응에 따라 시청자들에게 전달되는 감동도 달라진다. 그런 면에서 강호동의 달라진 모습이 반갑다.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 냄새 폴폴 풍기는 매력까지, 그야말로 국민 MC로서의 자격을 완벽하게 갖춘 것 같아서 말이다.


◆ '한끼줍쇼' 한끼 식사하러 갔다가 감동까지 먹게 되는 프로그램! 그래서, 제 별점은요~ ★★★★☆(4개 반)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