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줌인] 강력한 중국-급부상한 필리핀..男농구 2연패 '먹구름'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동영 기자 / 입력 : 2018.08.22 06:00 / 조회 : 2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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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남자농구 대표팀 허재 감독. /사진=뉴스1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그것도 큰 불이. 아시안게임 2연패를 노리는 남자농구 대표팀이 중국과 필리핀이라는 '거대한' 산 2개를 마주치고 있는 모양새다.

21일(이하 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GBK) 스포츠 컴플렉스 농구장에서 D조 조별리그 중국과 필리핀의 경기가 있었다. 경기는 중국이 82-80으로 승리했다. 사실상 조 1, 2위 결정전에서 중국이 웃었다.

결과보다 더 깊이 봐야할 부분이 내용이다. 우선 중국은 늘 아시아 최강이었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밥 먹듯' 따왔다. 이번 대회에서도 강력하기는 마찬가지다. 정예 멤버가 총출동했다. NBA 사무국 허가가 나오면서 현역 NBA 리거 저우치(22·휴스턴)와 딩옌위항(25·댈러스)까지 합류했다.

첫 경기 필리핀전부터 중국은 강력함을 뽐냈다. 저우치가 25점 12리바운드를 올리며 더블-더블을 기록했고, 딩옌위항도 이른 시기에 5반칙 퇴장을 당하기는 했지만, 7점을 올리며 힘을 보탰다. 아부두러시티도 12점 8리바운드를 만들었고, 왕저린이 13점 7리바운드를 보탰다. 높이의 우위를 한껏 살린 셈이다.


예전부터 중국은 '만리장성'으로 불리며 한국의 앞을 가로막았다. 한국이 중국을 넘고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것은 2002년 부산 대회가 마지막이다(2014년은 이란과 결승).

최근 중국과 붙은 것은 '2019 FIBA 농구 월드컵' 지역 예선이다. 중국은 자신들이 개최국이기에 1.5군 혹은 2군에 해당하는 멤버를 냈다. 그럼에도 한국은 1승 1패를 기록했다. 그만큼 중국은 힘든 상대다. 그런데 이번 아시안게임에 중국은 최정예를 보냈다. 한국으로서는 난적 중의 난적을 만나게 되는 셈이다.

그런데 중국과 만나기 전에 이겨야 할 상대가 또 있다. 필리핀이다. 필리핀은 사실 이번 대회 출전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농구 월드컵 예선에서 호주와 경기 도중 난투극을 벌였고, 주축 선수들이 대거 징계를 받은 것. 이에 필리핀은 불참을 선언했다. 하지만 대회를 임박한 상황에서 이를 뒤집고 출전했다.

국제대회에서 필리핀을 만나 만만치 않은 경기를 펼쳐오기는 했지만, 온전한 전력이 아닌 필리핀이기에 이길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한 선수의 합류로 모든 것이 변했다. 바로 NBA 리거 조던 클락슨(26·클리블랜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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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필리핀-중국전에서 공을 다투고 있는 조던 클락슨과 저우치. /AFPBBNews=뉴스1





클리블랜드에서 주전급 가드로 뛰고 있는 클락슨은 NBA에서도 공격력을 인정받고 있는 선수다. 시쳇말로 '레벨'이 다르다. 당초 NBA 사무국이 아시안게임 출전을 불허했지만, 방침을 바꿔 허용했다. 이에 필리핀 국가대표로 대회에 나섰다.

시작부터 강렬했다. 21일 중국전에서 28점 8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하며 팀을 이끌었다. 클락슨이 있어 필리핀은 중국과 대등한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경기 막판 뒷심 부족으로 역전패를 당했지만, 이길 수도 있었던 경기다.

중심에 클락슨이 있었다. NBA에서 뛰고 있는 선수가, 그것도 주전에 가까운 선수가 아시아 무대에서 뛰는 것안 차라리 반칙에 가깝다. 그만큼 강렬했다. 돌파도, 슈팅도 클래스가 다른 모습이었다.

한국은 이런 필리핀을 8강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한국은 조별예선 2승으로 A조 1위를 달리고 있다. 남은 경기가 몽골전이기에 3승이 유력하다. 즉, 조 1위로 예선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8강에서 필리핀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 대회 일정상 A조 1위는 D조 2위를 만나게 된다. 필리핀은 21일 중국에 패하면서 사실상 D조 2위가 확정적이다. 한국 역시 전력상 A조 1위가 유력하다. 토너먼트 첫 관문인 8강부터 클락슨이라는 산을 만나게 되는 셈이다.

필리핀을 이기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농구의 특성상 '슈퍼 에이스' 한 명이 갖는 힘은 크다. 클락슨이 보여줬다. 한국도 힘든 경기가 예상된다. 나아가 필리핀을 잡아도 뒤가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결승에 간다면, 중국과 붙은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국은 2014년 인천 대회에서 짜릿한 금메달을 품었다. 이제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라건아(리카르도 라틀리프)가 귀화 선수로 합류하며 전력은 더 강해졌다는 평가다. 하지만 안심할 상황이 결코 아니다.

21일 중국-필리핀전을 지켜본 허재 감독은 "둘 다 잘한다. 중국은 알던대로 신장이나 실력이 좋고, 필리핀은 선수 한 명 때문에 다른 선수들이 같이 사는 것 같다. 클락슨은 확실히 NBA 선수는 NBA 선수다"라고 말했다.

이어 "필리핀과 8강에서 붙는다고 생각하고, 며칠 남은 기간 수비 보강을 해야할 것 같다. 선수들이 집중력을 가지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중국전을 생각할 여유가 없다. 필리핀전만 생각할 것이다"라고 더했다.

한국은 또 한 번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분위기도 좋고, 전력도 좋다. 하지만 상대가 만만치 않다. 과연 한국이 산과 벽을 넘고 금메달이라는 최종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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