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스테파니 리 "재미교포+센캐 이미지 바꾸고파"

[★차한잔합시다]MBC 드라마 '검법남녀' 스텔라 황을 연기한 스테파니 리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8.08.21 14:00 / 조회 : 3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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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휘선 기자


스테파니 리(25·이정아)는 묘한 매력의 소유자다. 웃을 땐 아이처럼 해맑다가도 무표정일 땐 차갑고 도도한 느낌이 있다. 그런 그녀가 화장품 브랜드 '뉴트로지나' CF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을 때 만해도 대다수의 시청자들은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재미교포 모델 정도로 인식했다. 버터 향 가득한 영어 발음과 예쁘고 세련된 외모는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스테파니 리가 안방극장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한 것은 그리 얼마 되지 않았다. 2014년 JTBC '선암여고 탐정단'을 통해 본격 연기자로 데뷔한 그녀는 SBS '용팔이'(2015), '끝에서 두 번째 사랑'(2016)을 거쳐 최근 MBC '검법남녀'로 시청자들과 만났다.

재미교포 3세, 약대 출신의 약독물 전문가 스텔라 황을 연기한 스테파니 리는 이번 작품을 통해 모델에만 국한된 이미지를 벗고 연기자로서 스펙트럼을 넓혔다는 평을 얻었다. 불과 네 작품 만에 존재감을 톡톡히 발휘한 스테파니 리. 그녀에게 또 어떤 매력이 있는지 궁금했다. '차한잔합시다' 코너를 통해 그녀를 만나 대화를 나눴다.



-'검법남녀' 종영 소감부터 물어볼게요.

▶아직까지 완전히 스텔라에서 멀어지진 못한 것 같아요. 여전히 스텔라의 빨간 머리를 하고, 약사 가운을 입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에요. 평상시 옷을 입는 게 더 어색해요.

-촬영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요?

▶스태프와 배우 분들 사이가 너무 좋았어요. 비하인드 컷을 보시면 아시다시피 너무 유쾌하게 찍었어요. 지금도 다들 많이 보고 싶어요.

-종방연 분위기도 좋았겠어요.

▶음…오히려 안 좋았어요. 아쉬워서 우는 분들이 많았어요. 하하. 특히 스태프 분들이 많이 우셔서 배우 분들이 달래는 경우가 많았어요. 정말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시청률도 제법 잘 나와서 만족스러웠겠어요.

▶네. 사실 처음엔 시청률에 대해 신경을 안 쓰려고 했었고, 작품성에 집중을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시청률이 따라와 주고, 동시간대 시청률 1위도 하게 되니까 촬영장 분위기가 더 좋아졌던 것 같아요. MBC 사장님이 맛있는 것도 많이 보내주셨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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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휘선 기자


-연기적으로는 어땠나요? 만족스러웠나요?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생각해요. 전 작품들에서 부족한 부분들이 많이 있었고 더 발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었는데, 계속 나아갈수록 나아지고 있는 부분들이 보여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노력한 만큼 성과가 조금은 보였기 때문에 뿌듯해요.

-극 중 스텔라 황은 국과수에서 약독물 전문 연구원으로 일하잖아요. 다소 낯선 직업일 수 있는데, 어떻게 접근을 했어요?

▶국과수는 주로 뉴스로만 접하는 직장이잖아요. 저도 '미드'에서 접한 것 말고는 잘 몰랐는데, 이번 계기로 많이 공부하게 됐어요. 사실 약독물을 검사하는 법의학자가 어떤 일을 하는 건지 전혀 몰랐었거든요. '검법남녀'를 준비하면서 전문가 자문도 많이 얻고, 서적이나 인터넷으로 관련 자료들을 많이 찾아봤어요.

그리고 제가 어릴 적엔 약사를 꿈꿨었거든요. 스텔라가 약사는 아니었지만 약대를 나와 약사 자격증이 있는 캐릭터에요. 뭔가 제가 꿈꿨던 것 이상의 직업을 연기하는 것 같아 더 흥미로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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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휘선 기자


-장래희망으로 약사를 꿈꿨던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미국에서 학교를 다닐 때 주변 언니들의 직업이 그런 쪽이어서 영향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어린 마음에 너무 멋있어 보였어요. 전문가 포스도 있고, 무엇보다 아플 때 약을 주는 분이라 '히어로'처럼 느껴졌죠. 딱히 그쪽 분야를 공부했던 건 아니었음에도 막연하게 약사가 돼야겠단 꿈이 있었어요.

그러다 우연한 계기에 모델 일을 시작하게 됐고, 한국에 돌아와 연기를 하게 되면서 꿈이 현실이 되지는 못했지만 이렇게 연기로나마 접하게 돼서 감사했고, 재밌었어요. '이게 연기의 매력이구나' 싶네요.

-어릴 적부터 미국에서 생활해서 영어 대사가 어렵지 않았겠지만, 이번엔 아무래도 의학용어가 많다 보니까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음…사실 더 어려운 부분은 영어와 한글을 섞어 쓰는 거였어요. 한국어나 영어나 대사 구사를 하는데 어려움은 없어요. 다만 이번엔 2개 국어를 섞어서 말해야 하니까 그게 쉽지 않더라고요. 발성 같은 게 달라서 그런지 한국어를 영어처럼 하게 되고, 영어도 한국말처럼 하게 되니까 대사가 막 꼬이더라고요. 의학용어는 생소한 단어들이 많았으니까 미리 공부를 많이 했어요. 주로 서적으로 공부하고, 약사 지인 분들에게 도움을 청했어요.

-스텔라 황과 실제 본인의 성격은 어때요. 꽤 차이가 있나요?

▶하하. 스텔라는 48차원이잖아요. 전 그런 얘길 들어본 적은 없는 것 같고요. 가끔 엉뚱하단 소린 들었어요. 저는 스텔라가 가진 사고방식과는 거리가 멀어요. 닮은 점은 고기에 대한 열정 정도? 하하. 저도 마니아처럼 좋아하는 뭔가에 빠지면 엄청 빠지는 성격이에요.

-스테파니 리 씨는 지금 어떤 거에 빠져 있나요?

▶애니메이션이요. 일본 애니메이션도 좋아하고,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도 좋아해요. 제 꿈 중 하나가 디즈니, 픽사 작품에서 동양인 캐릭터로 성우를 맡아보는 거예요. 한국인 출신 중에는 다니엘 헤니가 '빅 히어로' 캐릭터를 맡아서 했었는데, 너무 멋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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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휘선 기자


-'검법남녀'에서 이이경(차수호 역), 고규필(정성주 역) 씨와 삼각관계를 이뤘었죠? 드라마에선 이이경 씨와 러브라인이 만들어지는 것 같던데, 실제 본인은 어떤 스타일을 더 선호해요?

▶캐릭터로 보면 전 정성주가 더 맞는 것 같아요. 차수호는 스텔라의 다른 점에 끌린 거였는데, 정성주는 늘 옆에 있는 친구이자 동료 같은 느낌이라서요. 저는 뭔가 잘 통하고 편할 것 같은 사람이 더 끌려요.

-극 중 스텔라가 차수호에게 '나랑 잘래요?'라며 '쿨'하게 고백하잖아요. 실제로도 그런 직진 스타일이에요?

▶하하. 낯간지런 얘기죠. 저도 대사하면서 많이 부끄러웠어요. 작가님이 그만큼 스텔라를 통해 멋있는 여자를 표현해주신 거라 생각해요. 실제로 그런 대사를 치는 분이 있다면 너무 멋있을 것 같아요. 전 그렇게 직설적인 말로 표현한 적은 없어요.

-그럼 스테파니 리 씨는 어떻게 표현해요?

▶'저 OO 먹고 싶어요~' 정도? 하하. 전 수줍게 돌려 돌려 말하는 정도였던 것 같아요.

-이상형은 키 작은 사람이라고요?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주로 연애를 할 때 남자친구 키가 작았던 것 같아요. 키 작은 사람이 좋다기보다는 키가 굳이 중요하지 않다가 맞는 것 같아요. 하하.

-지금 남자친구는 없어요?

▶솔로가 된 지 좀 됐어요. 마지막 연애가 2년 정도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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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휘선 기자


-몸매 관리 비결이 궁금해요.

▶먹는 걸 너무 좋아해서 다이어트를 달고 살았어요. 어렸을 때는 먹어도 안 찌는 체질이었는데, 어느 순간 찌더라고요. 식단으로 거의 살을 빼고, 운동으로 몸매를 탄탄하게 만든다거나 라인을 만들어요.

-운동으로 주로 태권도를 한다고 들었어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가 미국에서 태권도장을 했었어요. 할아버지가 미국에서 도장을 한 사범 1세대셔서 저희 가족이 그쪽으로 자리를 잡은 것 같아요. 저는 특별히 태권도 띠를 따거나 하진 않았는데, 항상 도장에 있었던 기억이 있어요.

태권도는 제게 익숙한 스포츠였고, 어른이 돼서도 하게 됐죠. 한국에 왔는데 어른들은 태권도를 잘 안 하더라고요. 집 앞에 도장을 찾아가서 몇 번 했었는데 '초딩'들이 너무 놀려서 못 가겠더라고요. 태권도 집안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남자친구가 없나 봐요. 하하. 그런 얘기하면 무섭잖아요. 아빠도? 삼촌도? 할아버지도?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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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휘선 기자


-스테파니 리 씨는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나요?

▶교포라는 타이틀이 맞긴 하는데,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곧바로 강원도 춘천으로 와서 초등학교 4학년까지 자랐어요. 늘 한국사람으로 생각하고 자랐죠.

-스테파니 리 씨의 어릴 적 모습은 어땠나요?

▶초등학교 4학년 때 미국에 다시 가게 됐는데 전혀 영어를 못하는 상태에서 학교를 가야 했어요. 몸소 부딪히면서 영어를 배우게 됐죠. 제가 사는 동네가 동양인이 많이 없었고, 백인 위주였어요. 인종차별도 당연히 있었죠. 그런 부분은 스텔라와 비슷한 부분인 것 같아요. 스텔라가 겪었던 것처럼 아직도 인종차별은 존재한 것 같아요.

-한국에 돌아와서는 혼자 살고 있나요?

▶원래는 혼자 살다가 가족들과 같이 살게 됐어요. 한 3년 됐어요.

-가족이 있으니까 든든하겠어요.

▶심리적으로 안정은 되는데 자유를 뺏겼어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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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휘선 기자


-차기작으로 영화 '안시성' 개봉을 앞두고 있어요. 첫 사극에 도전하는 거죠?

▶네, 사극도 처음이고, 영화도 처음이에요. 큰 작품에 참여하게 돼서 너무나 배운 게 많았고, 좋은 경험이 됐어요. '안시성'에서는 고구려인으로 출연해요. 안시성 전투에 대한 얘기인데, 여자 부대가 있어요. 설현 씨와 함께하는 부대인데, 거기서는 스펙터클한 액션과 전쟁 신을 보여드릴 것 같아요.

-혹시 연기자로서 롤모델 같은 건 있나요?

▶한 분을 딱 꼽는 게 어렵더라고요. 딱 한 분을 따라가면 안 될 것 같고, 여러 좋은 선배님들의 장점을 다 닮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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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휘선 기자


-나중에 할리우드에 진출할 욕심은 없나요?

▶이제 연기를 시작했고 아직 한국에서도 자리를 잡은 게 아니라 연기로서 조금 탄탄한 배우가 된 다음에 다른 목표를 세울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한국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루시 리우처럼 동양미를 보여줄 수 있는 멋있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어요. 액션은 자신 있어요. '안시성'에서 해봤는데, 태권도를 했던 게 도움이 되더라고요. 준비를 잘해서 자랑스럽게 한국을 알리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시청자와 팬들에게…

▶제가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얼굴이라서 시청자 분 입장에선 선입견도 있을 것 같아요. 교포에 도도하고 센 이미지? 천천히 대중 분들에게 저를 알리면서 그런 이미지들을 친숙한 이미지로 바꾸고 싶어요. 좀 더 많은 모습 보여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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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휘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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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열 |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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