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가는 길] 아시안게임 야구, 강타선이 살아나야 한다

천일평 대기자 / 입력 : 2018.08.20 08:21 / 조회 : 2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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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에이스 양현종.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의 첫 경기는 오는 26일에 열리는 대만전입니다. 결승전은 6일 후인 9월 1일에 개최됩니다.


두 경기에 한국 대표팀의 선발은 양현종(KIA)이 유력합니다. 그는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합니다. 아시안게임만 해도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2010년 광저우대회, 2014년 인천대회에 연속으로 참가한 양현종은 광저우대회에서 2경기에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1.29를 기록했습니다. 중국과의 준결승에서는 6이닝 3안타 5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치며 대표팀의 결승행을 이끌었습니다.

인천대회에서는 2경기에 등판해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습니다. 2경기 모두 대만을 상대로 나서 조별 예선에서는 4이닝 무실점, 결승전에서는 중간계투로 나가 안타 2개를 맞았지만 실점은 없었습니다.

양현종은 올 시즌 20승을 올린 지난해보다는 다소 처졌지만, 11승9패, 평균자책점 3.78을 기록 중입니다. 사실 양현종은 2010년과 2014년에는 에이스가 아니었습니다. 광저우와 인천에서 대표팀 에이스는 각각 류현진과 김광현이었습니다.

이번 대회 에이스는 양현종입니다. 그가 만일 3실점 정도를 하더라도 역대 최강 타선으로 평가되는 이번 대표팀 타선이 충분히 만회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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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이자 중심타선에 기용될 김현수.


야구 대표팀의 중심타선은 4번타자 트리오인 김현수-박병호-김재환입니다. 박병호가 1루수를 맡고 김현수가 좌익수로 나선다면, 김재환은 지명타자로 나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타격 1위' 이정후(중견수)와 손아섭(우익수)의 테이블세터, 타격왕을 다투고 있는 양의지(포수)와 안치홍(2루수), 그리고 김하성(유격수)과 황재균(3루수)은 6~9번 타선이 가능합니다.

나란히 3할4푼-20홈런-90타점을 넘기고 있는 김현수-박병호-김재환이 해결사로 기대되지만 양의지, 손아섭, 안치홍, 김하성, 이정후 등도 결정적 순간 터질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단기전인 이번 대회에서는 어떤 변수가 나올 지 모릅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이 바레인에 6-0으로 이기고 두번째 말레시아전에서 뜻밖에 1-2로 패했습니다.

야구 대표팀 선수들도 이 같은 이변에 모두가 주의하고 있습니다. 선동열 대표팀 감독은 선발투수인 양현종(KIA), 임기영(KIA), 박종훈(SK), 이용찬(두산), 최원태(넥센), 임찬규(LG) 6명 중 한 명을 구원으로 바꿀 방침입니다.

선동열 감독은 "선발진 6명 중 한 명이 미들맨으로 자리를 옮겨야 한다. 단기전은 선발이 가장 중요하지만 만약 일찍 무너지게 된다면 이들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마무리 투수 역시 정우람(한화), 함덕주(두산). 장필준(삼성) 중 상황에 따라 기용할 계획입니다.

야구는 축구보다 이변이 더 많은 경기입니다. 약팀에도 방심하지 않아야 합니다.

특히 대만은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놓고 항상 한국과 경쟁한 최대 라이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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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한국 야구 대표팀 /사진=뉴스1


2006년 '도하 아시안 게임’에서는 오승환, 류현진, 이대호 등 최고의 선수들로 팀을 구성하고도 한 수 아래로 꼽힌 일본과 대만에 모두 패하는 망신을 당한 바 있습니다.

9전전승으로 한국 스포츠 사상 올림픽 구기종목 남자 단체 금메달을 사상 최초로 획득한 10년전 베이징 올림픽 야구에서도 과정은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당시 예선 2차전서 만난 중국과의 경기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과 달리 박빙의 승부로 이어졌습니다. 한국은 송승준, 중국은 리천하오가 선발 등판했는데 6회까지 한국은 3안타만 날리며 무득점으로 0-0 이었습니다. 그런데 6회말 1사에서 경기 도중 폭우가 쏟아져 서스펜디드 게임으로 넘어갔습니다.

중국은 대만과의 조별풀리그 경기에서 0-2로 끌려가던 8회 대거 3점을 뽑아내 역전에 성공하고 연장 12회 승부치기에서는 대만에 4점을 먼저 주고도 곧바로 5점을 뽑아내 역전승을 일궈내며 예전의 중국이 아님을 과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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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7일 재개된 중국과 경기에서 한국은 중국의 마운드를 물려받은 부타오에게 3과 2/3이닝 무득점 행진을 이어가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습니다. 경기는 9회까지 0-0. 이어서 승부치기가 실시됐습니다.

국제대회에서 승부치기는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처음 도입돼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13 WBC에서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승부치기는 연장 10회부터 적용됩니다. 공격하는 팀은 9회 마지막 타석이 누구였는지 상관없이 타순대로 주자 2명을 1, 2루에 내보내고 공격을 시작합니다.

중국이 연장 11회 무사 1, 2루에서 시작된 승부치기에서 자유빙의 내야 땅볼로 1사 2, 3루 득점찬스를 이끌어냈습니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장원삼에 이어 오승환을 마무리로 내보냈습니다.

펑페이가 중견수 뜬공을 날려 3루주자가 홈을 밟았으나 한국측의 어필로 3루주자 리터치가 빨랐다는 3루심의 판정으로 중국의 득점은 취소됐습니다.

그리고 11회말 무사 1, 2루 상황을 맞이해 정근우가 번트를 댄 것을 중국 투수가 잡아 3루수에게 던진 게 세이프가 돼 무사 만루. 여기서 이승엽이 좌익수 쪽 끝내기 안타로 소중한 1점을 뽑아내 1-0으로 힘들게 이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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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대표팀이 지난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첫 소집 훈련을 가졌다.


다음 날 8월 18일 우커송 야구장에서 벌어진 대만과 풀리그 5차전에서는 9-8로 승리했습니다. 하지만 대만전 승리 과정은 찜찜했습니다.

한국은 1회 초부터 엄청난 폭발력을 펼쳤습니다. 이종욱과 정근우의 연속 내야 안타와 김현수의 희생타, 이승엽의 볼넷으로 만든 1사 만루 기회에서 이대호의 좌전 적시타로 2-0으로 달아난 한국은 이진영의 2타점 적시타와 고영민의 3점 홈런으로 순식간에 7-0을 만들었습니다.

2회초에도 1점을 뽑아 8-0까지 달아나며 콜드게임 승을 거두는 것이 아니냐는 성급한 예상이 나오던 2회말부터 실점이 쏟아졌습니다.2사 1, 3루에서 이에쥔장과 린저위앤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8-2가 됐고 5회말에는 1사 만루에서 지앙즈시엔에게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고 희생타 등으로 8-6까지 점수 차가 좁혀졌습니다. 선발 봉중근이 9안타 6실점 5자책점을 내주었습니다.

6회말에 한기주가 구원으로 나왔지만 펑정민에게 2타점 적시타로 8-8 동점이 됐습니다. 한국은 7회초 무사 1, 2루에서 강민호가 때린 유격수 위를 살짝 넘어가는 안타로 결승점을 뽑았고 이후 권혁과 윤석민 등이 대만 타선을 틀어막으며 1점차 승리를 챙긴 것입니다.

이처럼 각국의 야구 수준차는 줄어들었고 단기전에서 승부는 예측을 불허합니다.

투수들의 컨디션이 중요한데 단기전에서는 잘 던지던 투수도 기복을 보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 대표팀의 타선이 넉넉하게 점수를 뽑아 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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