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영의 시선] '시작부터 꼬인' 한국, 확실히 AG는 쉽지 않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동영 기자 / 입력 : 2018.08.20 06:00 / 조회 : 2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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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아시안게임 첫 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된 강민성. /사진=뉴스1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18일(이하 한국시간) 성대한 개회식을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대회 이틀째 한국은 '슈퍼 선데이'를 노렸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시작부터 꼬인 모양새가 됐다. 확실히 아시안게임은 녹록한 무대가 아니었다.

한국은 대회 이틀째인 19일 태권도·사격·펜싱·수영·레슬링 등에서 메달을 수확했다.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6개를 얻어 총 11개의 메달을 가져왔다. 순위는 중국-일본에 이어 3위다.

아쉬움이 남는 하루였다. 당초 한국은 19일 대량의 금메달을 수확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잇달아 발생한 부상이 뼈아팠고, 불운한 모습도 보였다.

시작부터 꼬였다. 금메달을 기대했던 우슈에서 이하성(24·경기도체육회)과 서희주(25·전남우슈협회)가 모두 메달을 따지 못했다. 이하성은 우슈 투로 남자 장권에서 좋은 연기를 펼쳤지만, 점프 후 착지에서 엉덩방아를 찧은 것이 치명타로 작용했다.


최종 12위. 인천 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던 이하성을 대회 2연패를 노렸지만, 무산되고 말았다. 금메달이 아니라 메달 자체를 따지 못한 이하성은 경기 후 연습 존에서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다가 자리를 떴다. 그만큼 충격이 커보였다.

서희주는 갑작스러운 부상에 울었다. 우슈 투로 여자 검술·창술 전능에 출전한 서희주는 19일 검술 첫 번째 순서로 배정됐다. 하지만 본 경기를 앞두고 연습 과정에서 무릎 부상을 입었다. 출전 의지를 보였지만, 코치의 만류로 출전을 포기했다.

서희주는 굵은 눈물을 흘렸다. 컨디션이 좋았고, 중국의 강자들이 출전하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어느 때보다 금메달 가능성이 높았다. 서희주 스스로도 개인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염원하고 있었다. 부상이 모든 것을 앗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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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출전조차 하지 못한 우슈 대표팀 서희주. /사진=뉴스1





사격에서도 금메달 소식은 없었다. 이대명(30·경기도청)-김민정(21·KB사격단)이 나선 사격 혼성 10m 공기권총에서는 은메달을 따냈다. 은메달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었다.

이번 대회부터 정식 종목이 된 태권도 품새에서도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4개의 금메달을 모두 가져온다는 목표였지만,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기록했다.

남자 개인전에서 강민성(20·한국체대)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한영훈(25·가천대)-김선호(20·용인대)-강완진(20·경희대)이 나선 남자 단체전도 금메달을 품었다.

반대로 여자부는 아쉬움이 남았다. 개인전에 나선 윤지혜(21·한국체대)가 준결승에서 인도네시아 선수에 밀리면서 결승 진출에 실패했고,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 대회 한국의 첫 번째 메달이기는 했지만, 아쉬움은 있었다.

곽여원(24·강화군청)-최동아(18·경희대)-박재은(19·가천대)이 출전한 여자 단체전에서는 은메달을 가져왔다. 결승까지 올라갔지만, 결승에서 태국에 간발의 차이로 밀리고 말았다.

곽택용 태권도 품새 코치는 "4개 세부 종목 모두 금메달을 목표로 했는데, 이루지 못했다. 반성해야 한다. 홈 텃새도 있었다고 본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펜싱 여자 사브르와 남자 에페도 '노골드'였다. 여자 사브르에서는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던 김지연(30·익산시청)이 준결승에서 지면서 결승조차 오르지 못했다. 결과는 동메달.

남자 에페 역시 아쉬움이 남았다. '디펜딩 챔피언' 정진선(34·화성시청)이 준결승에서 패하며 동메달에 머물렀고, '할 수 있다' 박상영(23·울산광역시청)은 결승에 올랐지만, 드미트리 알렉사닌(카자흐스탄)에 패하며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특히 김지연과 정진선은 나란히 "계속 이겼던 선수에게 졌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부담감에 눌린 모양새가 됐다. 박상영은 결승에서 갑작스럽게 무릎 부상을 당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지만, 끝내 승리까지 가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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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도중 무릎에 이상이 오면서 제대로 경기를 치르지 못한 박상영. /사진=뉴스1





이외에 수영에서 이주호(23·아산시청)이 남자 배영 100m 동메달을 따냈고, 레슬링에서는 공병민(27·성신양회)과 김재강(31·칠곡군청)이 자유형 74kg와 97kg에서 값진 동메달을 따냈다.

한국이 당초 세운 목표대로라면, 금메달 8~9개까지 가져올 수도 있었다. 대회 전체 금메달 목표가 65개임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수치다. 하지만 결과는 2개였다. 줄줄이 부상을 당하면서 어려운 경기를 했고, 불운과 부담도 있었다.

개회식을 제외하면 이제 단 하루가 지났을 뿐이다. 앞으로 무수히 많은 경기들이 남았고, 무수히 많은 메달을 딸 수 있다. 하지만 첫날 예상외의 결과가 나온 점은 대회 내내 다른 종목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대표 선수들은 아시안게임을 바라보며 4년을 준비한다. 이 4년이 허무하게 날아갈 수 있는 것 또한 아시안게임이다. 부상이 될 수도 있고, 부담에 사로잡힐 수도 있다. 경기 외적인 변수도 있다.

실제로 19일 한국 대표팀이 그랬다. 뜻대로 되지 않았고,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강력한 우승후보'라고 평가하지만, 이것이 금메달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아시안게임은 만만한 무대가 아니라는 것을 또 한 번 확인한 하루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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