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포커스] 자만인가 방심인가...'손흥민 불길한 우려' 적중했다

스포탈코리아 제공 / 입력 : 2018.08.18 08:34 / 조회 : 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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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박대성 기자= “목표는 금메달이지만 갈 길이 멀다. 우리가 월드컵에서 독일을 꺾은 만큼, 아시안게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다른 아시아 팀에 질 수도 있다. 항상 집중해야 한다.”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1차전 직전, 반둥에 입성한 손흥민의 한 마디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등 굵직한 대회를 경험했기에 다양한 가능성을 우려했다. 한 수 아래인 아시아 팀에 일격을 맞을 가능성을 언제나 생각했다.

한국의 출발은 좋았다. 바레인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E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6-0 완승으로 금빛 질주 시동을 걸었다. 러시아 월드컵 이후 미국 투어, 뉴캐슬과 개막전에 출전한 손흥민은 벤치에서 후배들의 완승을 지켜봤다. 황의조는 자신을 누르던 인맥 논란을 해트트릭으로 날렸다.

말레이시아전도 바레인전과 같은 완승이 예상됐다. 말레이시아는 월드컵 본선 무대도 통과하지 못한 약팀이다. 손흥민이 벤치에서 대기하더라도 황희찬, 황의조 등에게 공략될 공산이 컸다.

그러나 샴페인을 너무 일찍, 크게 터트린 탓일까. 한국은 집중력은 경기 시작 5분 만에 흩어졌다. 골키퍼 송범근이 펀칭을 해야 할 상황에 판단 미스로 볼을 흘렸다. 말레이시아 공격수는 송범근의 실책을 놓치지 않고 득점에 성공했다.

전반 5분 만에 득점은 한국을 조급하게 했다. 말레이시아가 문전 앞에서 두 줄 수비 대형을 만든 만큼, 와이드한 측면 방향 전환이 필요했지만 중앙 침투만 고집했다. 황의조의 침투와 황희찬의 측면 움직임이 있었지만 좀처럼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조급함은 2번째 실점이 됐다. 말레이시아는 측면 원투패스로 한국 수비를 흔들었고, 한 템포 빠른 슈팅으로 득점했다. 한국 입장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황의조가 후반 막판 만회골을 넣었지만 경기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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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불길한 우려가 적중한 순간이었다. 축구공은 둥글기에 말레이시아가 반드시 한국에 패하리란 보장은 없다. 한국이 월드컵에서 독일을 잡았던 것처럼, 말레이시아도 2010년 7월 이후 8년 만에 한국에 승리했다. 한국 입장에서 ‘반둥 쇼크’인 셈이다.

바레인전 6-0 완승이 집중력을 흩트린 걸까. 아니면 방심이었을까. 반둥 쇼크를 지켜본 한 축구인은 “동남아시아 팀에 당했다. 조별리그 1차전을 완벽하게 이기고 자만한 것 같다. 로테이션 문제도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로테이션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우승을 노리는 만큼, 로테이션은 불가피한 일이지만 토너먼트 진출 확정 후 사용해도 늦지 않았다. 말레이시아전 완승으로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하고 키르키즈스탄전에 테스트를 해도 크게 문제 되지 않았다.

물론 1% 긍정적인 요소는 있다. 말레이시아전 충격 패배는 향후 일정에 큰 도움이 된다. 반둥 쇼크를 당한 김학범호 마음속에는 “방심은 절대 금물”이란 말이 깊이 새겨졌을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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