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포커스] 갈 길 먼 한국, 벤투라도 와서 다행이다

스포탈코리아 제공 / 입력 : 2018.08.18 08:18 / 조회 : 1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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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이현민 기자= “한국 축구에 대해 아느냐는 물음에 손흥민 밖에 답하지 못했다.”


축구팬들이 그토록 원하던 키케 플로레스 감독을 선임할 수 없었던 이유다. 대한축구협회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 위원장은 “키케 감독이 한국 축구를 잘 모르는 것도 있었지만, 결정적으로 준비가 안 됐다. 금전적인 부분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밝혔다.

함께 후보로 거론됐던 카를루스 케이로스,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슬라벤 빌리치와도 접촉했지만,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 혹 관심이 있더라도 다른 클럽의 제안으로 거절한 감독이 있었다. 한국은 우선 순위가 아니었다”라는 게 김판곤 위원장 이야기다.

할 만큼 했다. 키케의 경우 김판곤 위원장이 직접 집까지 찾아가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을 두고 대화를 나눴다. 팬들 기대치에 부응하고,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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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김판곤 위원장은 ▲월드컵 예선을 통과한 지도자, ▲빅리그를 경험한 지도자, ▲리그 및 대륙별 국제대회를 우승한 지도자 등 세 가지 조건에 부합하는 인물을 찾아 나섰다.

막상 부딪혀보니 문제는 산더미였다. 우선, 한국 축구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 또 한 가지는 명성에 걸맞은 금전 요구였다. 예를 들어 중국이 그렇듯 '축구 변방에 가니 많은 돈이라도 달라’는 뉘앙스였다.

다른 감독으로 선회할 수밖에 없었다. 때마침 파울루 벤투 감독을 만났고, 김판곤 위원장은 “가장 진정성이 느껴졌다. 코치진 5명이 미팅에 참석할 것을 요청했고, 모두 대동했다. 한국행 의지가 강했다”고 전했다.

최근 벤투 감독의 최근 행보를 보면 못 미더운 건 사실이다. 지난달까지 중국 충칭 리판을 이끌었지만, 성적 부진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김판곤 위원장은 “벤투 감독이 중국에서 실패한 건 인정한다”면서도, “충칭은 광저우나 상하이에 있는 팀들처럼 스쿼드가 좋지 않다. 나 역시 이 부분을 확인하기 위해 대화했다. 벤투 감독은 ‘구단에서는 스쿼드가 좋지 않으니 강등권만 안 내려가면 된다고 했다. 실제 그런 적 없다’고 답했다”며 상세히 전했다.

벤투 감독이 클럽에서는 빛을 못 낸 건 분명하나 국가대표에서는 나름 성적을 냈다. 유로 2012에서 포르투갈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물론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조 3위(2위 미국에 득실차 뒤져)에 그치며 16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김판곤 감독은 벤투 감독의 전술과 전략, 훈련 방식을 면밀히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팬들이 우려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동의한다”면서도, “경기, 훈련법을 모두 봤다. 그가 지도한 팀이 상대 문전까지 잘 가더라. 우리가 저만큼 나아가면 더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넓은 이해를 갖고 평가해 달라”고 당부 메시지를 남겼다.

현 상황에서 벤투 감독이라도 와준 게 다행이다. 만약, 거절했다면 감독 선임에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자칫 다가올 9월 A매치(코스타리카, 칠레)를 주먹구구식 대행 체제로 갈 뻔했다.

안타까운 건 이번 감독 선임 과정을 통해 한국 축구의 위상이 또 드러났다. 명장들에게 '메리트가 없다'는 것. 아직 갈 길이 멀다. 벤투 감독은 스스로 험난한 길을 택했다. 도전 정신에 박수 보낼 만하다.

한국은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2010 남아공 월드컵 원정 16강,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당시 1위인 독일을 격파하며 잠시 ‘반짝’했다. 이 외에 세계무대에서 꾸준함, 그리고 확실한 경쟁력을 입증하지 못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 이후 외국인 감독 체제에서 번번이 실패를 맛 봤다.

이제 달라져야 한다. 대한축구협회도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 2022 카타르 월드컵까지 동행하기로 했다. 벤투 감독의 나이는 이제 50세다. 커리어를 쌓고 앞으로 지도자 생활을 계속해야 한다. 본인도 성공하기 위해 한국에 온다. 서로 믿고 인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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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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