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박보영 "남자들의 첫사랑은 이런 건가요?"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8.08.17 15:33 / 조회 : 7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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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보영 / 사진=김창현 기자


"남자들의 첫사랑은 이런 건가요?"

배우 박보영(28)이 첫사랑 뮤즈로 변신했다. 박보영은 영화 '너의 결혼식'(감독 이석근)에서 김영광의 첫사랑 그녀로 관객을 만난다. 그동안 예쁘고 사랑스럽기만 했던 박보영의 얄밉고, 못된 모습을 처음 볼 수 있다.

영화 '너의 결혼식'은 3초의 운명을 믿는 승희(박보영 분)와 승희만이 운명인 우연(김영광 분), 좀처럼 타이밍 안 맞는 그들의 다사다난 첫사랑 연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박보영은 이번 영화에서 조금은 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기존의 예쁘고 귀여운 모습 그대로 '첫사랑'을 연기하지만, 그동안 보여줬던 것과 다른 나쁜 여자의 모습도 보여준다. 영화 속 박보영은 고등학교 교복을 입고 등장한다.

박보영은 인터뷰를 통해 누군가의 첫사랑을 연기했던 이야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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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보영 / 사진=김창현 기자


-국민 여동생, 국민 뽀블리(박보영+러블리)에서 이제 국민 첫사랑 승희가 됐다. 첫사랑을 연기한 소감은 어떤가

▶맨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는, 승희가 나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렇게 나쁜 아이를 어떻게 연기해야 할까 생각도 했고, 감독님과 이야기도 많이 했다. 제가 느끼는 승희는 그 나쁘게 보이는 것들만 잘 정리하면 매력적일 것 같다고 생각했다. 연기를 하다보니, 승희는 솔직하고 현실적이고 자기가 원하는 게 뭔지 잘 알고 선택하는 주관이 뚜렷한 친구였다. 그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그동안 영화가 하고 싶었는데 장르도 로맨스고, 이런 캐릭터를 연기해 보고 싶어서 선택했다.

-'건축학개론'에서 수지도 그랬고, 이번 영화에서 박보영의 캐릭터도 그랬고 '첫사랑' 캐릭터가 어느 부분에서 얄미운 점이 있다.

▶ 여자 분들은 공감할 것 같은데, 남녀 관계는 미묘해서 타이밍이 엇갈릴 때도 있고, 알면서 (남자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그런 부분은 제가 봐도 좀 못된 것 같다. 제가 이 영화를 촬영하면서 느낀 것은 '정말 남녀의 시각이 다르구나' 하는 점이다. 이 영화는 남자인 우연(김영광 분)의 시선에서 보는 영화다. 똑같은 것도 남녀가 해석하는 것이 다르더라. 그래서 촬영하다가 "저 못하겠어요"라고 말한 적도 있다. 그래서 촬영을 중단하고 감독님과 토론하기도 했다. 어느 지점에서 승희는 갑자기 내가 생각한 애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되더라. 그런데 신기한 것은 현장에 있던 감독님이나 남자 스태프는 "여자는 원래 다 그런 거 아니에요?"라고 말하시더라. 하지만 여자 스태프들은 다 내 말이 맞다고 했다. 중간에 타협도 많이 하고, 감독님도 제 이야기를 받아 들여주신 부분도 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그런 것을 처음 해봤다. 결국 내가 끝까지 승희를 붙잡아야겠다고 생각해서 의견도 적극적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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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스틸컷


-어느 지점이 가장 이해하기 힘들었는지 궁금하다.

▶ 제 생각에 남자들이 기억하는 첫사랑은 '예뻤는데 성격은 안 좋았어' 이 정도인 것 같다. 아마도 좋아했지만 안 이뤄져서 그렇지 않을까. 제가 생각하는 첫사랑 이미지도 있었지만, 남자의 시선에서 가야 하는 영화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그렇게 남자의 생각대로 가야 된다고 생각했다. 영화 속 이별 장면이 있는데, 저는 너무 슬퍼서 눈물이 났다. 그런데 감독님은 눈물을 흘리지 말라고 하시더라. 헤어진다는 생각을 하면 눈물이 차오르는데 이별할 때 여자는 매몰차고 차가워야 된다고 하셨다. 남자 스태프들의 기억에는 헤어질 때 여자들이 차가웠다고 하더라. 그런데 승희로서는 내 마음이 울컥했다. 그 부분이 참 어려웠다. 남녀는 일단 사고 방식이 좀 다른 것 같다.

-멜로 영화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쉽지 않았겠다

▶ 멜로가 너무 하고 싶었는데 어렵다. 여자의 시선에서 보는 멜로가 나왔으면 좋겠다. 남자의 시선에서 해서 더 어려웠던 것 같다. 드라마에서도 멜로를 했지만 그건 정통 멜로는 아니었다. 제가 하고 싶었던 것은 '내 머리 속의 지우개'같은 작품었다. 그런데 내가 '또르르' 예쁘게 울고, 예쁘게 웃는게 잘 안 된다. 연기하면서, 그 언니들이 잘하는 이유가 있구나 생각했다. 손예진 선배가 너무 잘하셔서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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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보영 / 사진=김창현 기자


-본인의 실제 연애 스타일은 어던가?

▶ 저는 원래 연애하면 다 퍼주는 스타일이다. 다 퍼주고 다 맞춰주고 다 해준다. 그렇게 맞춰주는게 마음 편하다. 근데 이제 그렇게 안하려고 한다. 못된 여자의 연애를 해봐야겠다. 안 맞춰 줘야지 생각하고 있다. 제 성격에서 고치고 싶은 부분들이 있는데 그게 연애에서도 연장선상으로 나타난다. 바꿔보고 싶다. 사실 아직 제대로 된 첫사랑은 안해본 것 같다. 좋아한 적은 있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은 잘 모르겠다. 저희 친언니가 결혼을 했는데, 언니에게 형부를 사랑하는게 어떤 감정인지 물었더니 '가슴이 찡한 것'이라고 하더라. 근데 저는 아직 찡한 것은 못 느껴봤다.

- 내년에 서른인데, 교복 입은 모습이 너무나 잘 어울렸다

▶ 30대도 교복을 입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극중 잠깐 입고 나오는 것은 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처럼 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영화를 보면서 '이제 교복은 내가 봐도 무리구나' 생각했다. 내가 봐도 안되겠더라. 예전에는 성숙해 보이려고 노력 했다면, 어느 순간부터는 교복입고 어떻게하면 어려 보일까 생각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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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보영 / 사진=김창현 기자


-벌써 12년차 배우다. 자그마한 체구 덕분에 포켓걸, 뽀블리 등으로 여전히 불리고 있다. 그런 수식어가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

▶ 제가 꼭 그렇게 작고 귀엽기만 한 건 아닌데, 왜 그렇게 봐주실까 고민한 적도 있다. 현실에서 제가 작고 이러니까 역할도 '힘센 여자 도봉순' 같이 힘세고 좀 그런 것도 했다. 제가 뭘 하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저를 도와주려고 하셔서 '저 힘세요', '저 잘할 수 있어요' 이런 말을 계속하게 된다. 제가 까칠한 이야기도 많이 하고, 꼭 작고 귀여운 모습은 아니다. 저도 '도봉순'처럼 힘도 세다. 꼭 도와주시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여전히 저를 그렇게 보다보니 그냥 인정해야 할까 생각도 한다. 제가 어떻게 해서 되는 건 아닌것 같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데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한정 돼 있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항상 '저 죽이는 역할도 하고 싶다'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그런거 안 주실까봐 계속 말하는데 그런 역할은 잘 안 준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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