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선발' 배재준의 호투.. LG에 그나마 '위안'

잠실=김동영 기자 / 입력 : 2018.08.09 21:54 / 조회 : 4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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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선발로 나서 좋은 투구를 선보인 배재준.






LG 트윈스가 삼성 라이온즈에 재역전패를 당하며 8연패 늪에 빠졌다. 이길 수도 있어던 경기를 지키지 못했다. 그나마 이날 선발로 나선 신예 배재준(24)의 피칭은 위안이었다.

LG는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정규시즌 삼성전에서 불펜이 무너지며 6-9의 재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1회초 먼저 1점을 내줬지만, 1회말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2회말 박용택의 3점포로 역전까지 갔다. 하지만 이 3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했고,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뼈아픈 패배였다.

결과가 아쉽게 됐지만, 그래도 LG가 얻은 것은 있다. 바로 배재준이다. 이날 배재준은 데뷔 첫 선발 등판에서 깜짝 호투를 펼쳤다. 상대를 아주 압도했던 것은 아니지만,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하고 내려왔다.


이날 배재준은 5이닝 4피안타 1볼넷 4탈삼진 3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승패 없음이었지만, 내려올 때에는 팀이 4-3으로 앞서 있었기에 데뷔 첫 승도 바라보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등판이었다. 원래 타일러 윌슨(29)이 이날 선발로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우측 팔꿈치 부상(회내근 미세 손상)을 입으면서 등판이 무산됐다. 주사 치료를 받았고, 상태를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이에 LG는 배재준이라는 '깜짝 카드'를 꺼냈다. 류중일 감독은 경기 전 "현재 있는 투수들 가운데 가장 컨디션이 좋다"며 "버티는 데까지 던지게 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배재준으로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었다. 퓨처스에서 선발로 뛰기는 했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 12경기 가운데 9경기가 선발 등판이었다. 기록도 3승 1패, 평균자책점 2.88로 좋았다.

1군에서는 불펜으로 7경기에 나선 것이 전부다. 가장 길게 던진 것이 3이닝이었다. 평균자책점도 4.50으로 아주 좋았던 것은 아니다. 냉정히 말해 '어쩔 수 없는' 선택에 가까웠다.

하지만 배재준은 자신에게 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좋은 투구를 펼치며 자신의 이름 석자를 류중일 감독에게 각인시켰다. 최고 147km까지 나온 묵직한 속구에 커브와 슬라이더를 더하며 삼성 타선을 막아냈다.

1회초 러프에게 적시 3루타를 맞아 1점을 내주기는 했다. 이후 4회까지는 추가 실점이 없었다. 2회와 3회는 삼자범퇴로 막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시원시원한 피칭을 선보였다.

5회 위기가 오기는 했다. 1사 후 첫 볼넷을 내준 후, 살짝 흔들렸다. 자신의 실책으로 점수를 내주기도 했고, 희생플라이로 다시 점수를 줬다.

그래도 끝까지 리드를 지켜내면서 5회를 마쳤다. 4-1에서 4-3까지 쫓겼지만, 동점까지 가지는 않았다. 결과적으로 적시타도 하나도 맞지 않았다. 득점권 3타수 무피안타였다.

LG로서는 반가운 부분이었다. 선발진에 다소간 아쉬움이 엿보이는데 윌슨까지 경미하기는 해도 부상을 입고 빠졌다. 덮친데 덮친 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배재준이라는 카드가 나타났다.

한 경기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임시 선발로 나서 조기에 무너지는 사례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이와 비교하면 배재준은 희망을 줬다. LG가 얻은 수확이자 위안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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