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인의 쏙쏙골프] 더스틴 존슨과 주타누간에게서 배울 점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 입력 : 2018.08.06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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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말 우승을 차지하며 나란히 세계 랭킹 1위에 복귀한 더스틴 존슨(미국․34)과 아리야 주타누간(태국․23). 이들은 각각 PGA와 LPGA에서 최고의 장타자여서 더욱 눈길을 끕니다.

남녀 장타자가 함께 세계 1위에 오른 건 매우 이례적이어서 “드라이브는 쇼(Show), 퍼팅이 돈(Money)”이라는 골프계 명언이 무색해질 지경이죠.


존슨과 주타누간은 기량이나 전략이 아마추어와 하늘과 땅 차이여서 배울 점이 없어 보이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얼마든지 ‘이미지 트레이닝’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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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틴 존슨 / 사진=AFPBBNews=뉴스1


존슨은 약간 내리막을 타긴 했지만 최고 432야드의 드라이버샷을 날린 무시무시한 장타자입니다. 그런데 그가 남긴 말이 재미있습니다. “드라이버 잡았다고 절대 최선을 다하지 마라!” 단 5m라도 더 날리기 위해 드라이버를 바꾸고 연습에 힘을 쏟는 이들에게는 생소한 말입니다. 하지만 존슨의 이어지는 설명을 끝까지 들어야죠.


“온힘을 다해 드라이버를 날린다면 샷의 균형이 무너질 확률이 높다. 프로는 물론 아마추어도 80~90%의 힘으로 때려야 방향이 좋아지고 거리도 잘 날수 있다”

이건 아마추어들의 월례 모임에서 매년 한두번씩 하는 롱기스트 시상에서 확실히 느낄수 있습니다. 남자들의 자존심인 ‘롱기스트 상’을 타기 위해 저마다 어깨에 힘을 주지만, 정작 롱기스트 주인공은 평소 정확히 공을 날리는 이들의 차지가 되기 일쑤입니다. 장타자들은 욕심이 들어가니 공의 방향이 이리 저리 흩어지기 마련입니다.

존슨은 4년전만 해도 ‘드라이버는 쇼’라는 사례의 대표였습니다. 공만 멀리 나갔지, 아이언샷이나 어프로치로 핀에 갖다 붙여 만드는 버디수는 많지 않아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죠. 2014년 무관(無冠)의 수모를 겪은 뒤 어프로치와 퍼트 훈련에 매진, 2015년부터 올해 7월말까지 무려 11승(통산 19승)을 거두는 최강자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주타누간은 잘 아시다시피 드라이버를 거의 잡지 않습니다. 2번 아이언의 티샷이 웬만한 선수들 드라이버샷보다 더 나가는 260야드를 기록하니 무리하게 드라이버를 칠 이유가 없습니다. 주타누간은 지난달 29일 끝난 아버딘 스탠다드 인베스트먼트 스코티시 오픈 우승으로 시즌 세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습니다.

주타누간의 우승 비결은 존슨과 마찬가지로 단단히 익힌 어프로치와 퍼트 기술입니다.

주타누간은 대부분 아이언 티샷을 하면서도 정확성은 현저히 떨어지는 게 좀 이해가 안갑니다(8월 1일 현재, 티샷 페어웨이 적중률은 68.02%로 전체 111위). 아이언샷의 그린 적중률은 69.56%로 58위에 그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취약점을 퍼트로 보완하고 있죠, 홀당 퍼트 수 1.72개, 라운드 당 퍼트 수 28.39개로 모두 1위에 올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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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야 주타누간 / 사진=AFPBBNews=뉴스1


주타누간은 퍼트 못지않게 어프로치도 눈부십니다. 지난달 29일 아버딘 스탠다드 인베스트먼트 스코티시 오픈 마지막날 18번홀(파4)이 하이라이트였습니다. 주타누간은 호주 교포 이민지에게 1타차로 쫓긴데다 이민지가 세컨샷을 핀 1.2m에 붙여 연장전으로 이어질 분위기였습니다.

주타누간은 세컨드 샷이 그린 오른쪽 15m 지점에 떨어졌는데, 그린앞까지는 링크스 코스인 탓에 땅이 푹 꺼져 있었습니다. 공을 그린에 살짝 올려도 런이 심해 파 퍼트가 쉽지 않을 상황이었죠. 그러나 쭈타누깐은 멋진 백스핀으로 런을 줄여 공을 핀 80cm에 붙였고 이 놀라운 샷에 기가 죽은 이민지는 버디 퍼트를 놓쳐 연장전 돌입이 좌절됐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아마추어라로 지나치게 티샷 거리에만 신경쓰시지 마시고 아이언샷, 어프로치와 퍼트, 벙커샷을 꾸준히 연마해야 한다는 겁니다. 각 부문을 다 잘할순 없지만 모자라는 부문은 없는 ‘균형잡힌 플레이어’가 되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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