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 김의 MLB산책] 워싱턴의 고민, 바이어 될까 vs 셀러 될까

댄 김 재미 저널리스트 / 입력 : 2018.07.2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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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자 명단에 오른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AFPBBNews=뉴스1





워싱턴 내셔널스가 26일(이하 한국시간) 맥스 슈어저(34)와 함께 팀의 선발 원투펀치를 이루는 우완 에이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30)를 10일짜리 부상자명단(DL)에 올렸다.


스트라스버그는 이날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으나 목 부위 신경손상으로 인한 통증으로 등판이 취소됐고, DL에 등재됐다. DL 등재 시작일은 지난 22일로 소급 적용됐다.

스트라스버그의 DL 등재는 특히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데드라인(한국시간 8월 1일)을 겨우 엿새 앞둔 시점에서 발생해 워싱턴에게 상당한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현재 워싱턴이 이번 트레이드 데드라인에서 과연 바이어가 돼야 할지, 셀러로 나서야 할지가 불분명한 상황인데, 팀의 에이스 하나가 쓰러졌다. 팀의 진로 결정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스트라스버그가 과연 얼마나 오래 전열에서 이탈할지도 불분명한 상황인 데다 팀이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 여부도 선뜻 판단하기가 쉽지 않아 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6일 경기까지 치른 현재 워싱턴은 50승 51패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에서 선두 필라델피아 필리스(57승 44패)에 7경기, 2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54승 44패)에 5.5경기 차 뒤진 3위를 달리고 있다. NL 와일드카드 순위를 살펴보면 이 부문 2위 애틀랜타에 5.5경기차로 뒤진 8위다. 현 NL 와일드카드 선두 밀워키 브루어스(58승 46패)와는 6.5경기 차다.

승률이 5할도 안 되면서 소속지구에서 7게임 차 뒤진 3위,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선 5.5게임차 8위라면 보통의 경우라면 포스트시즌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트레이드 데드라인에서 셀러로 나서야 할 처지다.

더구나 워싱턴은 만약 셀러로 나서기만 결심한다면 이번 트레이드 데드라인에서 전체 판도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막강한 트럼프 카드를 손에 쥐고 있다. 바로 브라이스 하퍼다.

올 시즌을 끝으로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하퍼를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는다면 치열한 영입경쟁을 통해 상당한 수확을 올릴 수가 있을 것이다. 셀러로 나서는 것에 상당한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문제는 워싱턴의 경우 그렇게 똑 부러진 결론을 내리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우선 현시점에서 팬그래프닷컴이 산출한 올해 내셔널리그의 포스트시즌 프로젝션을 살펴보자.

팬그래프닷컴 2018 NL 포스트시즌 프로젝션(7월 25일 경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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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표에서 보면 워싱턴은 놀랍게도 현재 성적에 비해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과 지구 우승확률이 상대적으로 엄청나게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워싱턴의 성적(50승 51패)는 NL 전체 15개 팀 가운데 11위에 불과하다. 지금 NL에서 워싱턴보다 승률이 낮은 팀은 마이애미와 뉴욕 메츠, 신시내티 레즈,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4팀뿐이다.

그런데 그런 워싱턴의 PO 진출 확률은 무려 49.5%에 달해 NL 6위에 올라있고 지구우승 확률 34.5%는 컵스와 다저스, 필리스에 이어 4위다. 월드시리즈 우승확률도 4.8%로 NL에서 다저스(16.4%)와 컵스(9.5%)에 이어 3위다.

팬그래프의 전망만 놓고 보면 워싱턴은 아직도 당당한 우승후보인 셈이다. 만약 이 전망이 정확하다면 워싱턴은 이번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셀러로 나서는 것이 아니라 바이어로 나서야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렇다면 팬그래프닷컴은 무슨 근거로 이렇게 황당해 보이는 전망을 내놨을까. 그것은 기본적으로 워싱턴이 지난 2년 동안 평균 96승씩을 올렸고 3년 연속 NL 동부지구 우승에 도전하는 막강 전력의 팀으로 지난 2년간 팀의 주축 멤버들이 그대로 팀에 포진하고 있다는 점이 있다.

여기에 지금까지는 너무도 많은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져 팀이 제 기량을 발휘하기 힘들었다는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 지금까지 너무나 많은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지는 바람에 제 성적을 얻지 못하고 있지만 결국 이들이 다 돌아와 팀이 본 궤도를 찾게 되면 결국 우승후보로서의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동부지구에서 1, 2위를 달리고 있는 필라델피아와 애틀랜타가 아직도 객관적으로 볼 때 우승팀 전력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사실도 이런 전망에 중요한 몫을 한다.

실제로 필라델피아는 현재 승률이 컵스에 이어 NL 2위지만 월드시리즈 우승확률은 1.4%로 다저스(16.4%)와 컵스(9.5%), 워싱턴(4.8%)은 물론 애리조나(1.7%)에도 뒤진 5위에 그치고 있다.

NL 승률 4위인 애틀랜타는 이보다도 더 낮다. 필라델피아와 애틀랜타가 지금은 실력의 120% 이상을 발휘하며 놀라운 선전을 이어가고 있기는 하지만 포스트시즌에 들어간다면 기존의 파워들을 넘기에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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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내셔널스 브라이스 하퍼. /AFPBBNews=뉴스1





이들은 또 패기가 넘치는 젊은 팀들이지만 선수 상당수가 포스트시즌 경험이 없어 본격적인 페넌트레이스가 달아오르는 8,9월이 되면 얼마나 계속 버틸 수 있을 지 미지수다. 특히 이런 팀들은 정규시즌과 달리 월드시리즈처럼 단기전에선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이 이런 낮은 월드시리즈 우승 확률에 반영되고 있다.

이런 팬그래프닷컴의 전망이 맞는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만한 황당한 추정도 아니라는 것은 이미 검증된 사실이다. 그동안 축적된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가지고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나온 전망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 전망을 신뢰한다면 워싱턴은 이번 데드라인에 하퍼를 파는 대신 전력 보강에 나서야 한다. 하퍼의 계약 마지막 시즌에 월드시리즈를 향한 대역전 드라마에 도전한다는 것은 상당히 흥분되는 시나리오가 아닐 수 없다. 일단 포스트시즌에만 나갈 수 있다면 워싱턴의 선발진과 중심타자들의 파워를 생각할 때 월드시리즈 타이틀도 결코 헛된 꿈만은 아닌 것이 분명하다.

물론 그런 전망을 믿지 못하겠다면 정반대 코스로 가야 한다. 지금까지 기대에 못 미쳐온 팀이 남은 두 달 동안 갑자기 정신 차려 펄펄 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여긴다면 시즌 종료 후 FA로 떠나가 버릴 수 있는 하퍼를 지금 트레이드해 유망주를 대거 확보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팀에 더 유리할 것이다.

특히 하퍼 외에도 대니얼 머피, 지오 곤잘레스, 라이언 맷슨 등도 시즌 종료 후 FA가 되는데 이들을 모두 트레이드 마켓에 내놓을 경우 워싱턴은 팜 시스템을 완전히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이런 사실만으로도 팀이 어떤 코스를 선택해야 할지 머리가 지끈지끈한데 스트라스버그의 부상은 워싱턴의 결정을 더욱 어렵게 한다. 기존의 부상선수들이 하나둘씩 돌아오고 있는 상황에서 스트라스버그가 건재하다면 아직도 승부를 걸어 볼 만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만약 그가 부상에 덜미를 잡힌다면 모든 것이 무의미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스트라스버그의 부상이 오래갈지 여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에선 더욱 혼란스럽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워싱턴이 이번 데드라인에 어떤 코스를 선택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결정을 내린 시간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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