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이 故노회찬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전문)

이성봉 기자 / 입력 : 2018.07.27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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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추모사 낭독하는 유시민 작가./사진=KBS 뉴스 방송화면


유시민 작가가 고(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추모제에서 낭독한 편지가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유시민 작가는 지난 26일 오후 7시 서울 신촌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노회찬 원내대표 추모식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추도사를 낭독하기로 했던 유시민 작가는 "추도사가 아니고 노회찬 대표님께 짤막한 편지를 하나 써왔다. 써온 대로 해보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유시민 작가는 차분한 목소리로 "우리에게 다음 생이란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왔고, 지금도 그렇다고 믿지만 다음 생이 또 있었으면 좋겠다. 다음 생에서 또 만나자"고 말했다.

유시민 작가는 "회찬이 형, 한 번도 형이라고 불러보진 못했다. 오늘 처음으로 불러보겠다"며 "형, 다음 생에는 더 좋은 곳에서 태어나시라. 자주 더 멋지게 첼로를 켜고, 더 아름다운 글을 더 많이 쓰고 김지선님을 또 만나서 더 크고 더 깊은 사랑을 나누시라"라고 천천히 읽어나갔다.

이어 "그리고 가끔씩은 물 맑은 호수로 저와 단둘이 낚시를 가기로 하자"며 "회찬이형, 완벽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좋은 사람이라서 형을 좋아했다. 다음 생은 저도 더 좋은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다"고 말하며 눈물을 훔쳤다.


유시민 작가는 "그 때는 만나는 첫 순간부터 형이라고 하겠다"며 "잘가요 회찬이형. 아시죠, 형과 함께한 모든 시간이 좋았다는 것을"라고 덧붙였다.

한편 유시민 작가는 향년 62세로 별세한 노회찬 원내대표와 2012년 진보정의당(정의당 전신)을 창당하고, 함께 팟캐스트에 출연하는 등 각별한 인연을 이어왔다. 지난달 유시민 작가가 하차한 JTBC '썰전'에 노회찬 원내대표가 후임을 맡아 출연하기도 했다.

다음은 유시민 작가의 편지 전문

다음 생에서 또 만나요.

'우리에게 다음 생애란 없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살아왔습니다. 지금도 그렇다고 믿습니다. 그렇지만 다음 생이 또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때 만나는 세상이 더 정의롭고 더 평화로운 곳이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누구나 온전하게 자기 자신에게 행복한 삶을 살아도 되면 좋겠습니다.

회찬이 형, 늘 형으로 여겼지만 단 한번도 형이라고 불러보지는 못했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불러볼게요. 형! 다음 생애는 더 좋은 곳에서 태어나세요. 더 자주 더 멋지게 첼로를 켜고 더 아름다운 글을 더 많이 쓰고 김지선님을 또 만나서 더 크고 더 깊은 사랑을 나누세요. 그리고 가끔씩은 물 맑은 호수로 저와 단 둘이 낚시를 가기로 해요. 회찬이 형, 완벽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좋은 사람이라서 형을 좋아했어요.

다음 생은 저도 더 좋은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어요. 그때는 만나는 첫 순간부터 형이라고 할게요. 잘가요, 회찬이형. 아시죠? 형과 함께한 모든 시간이 좋았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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