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30줄에 맞이한 윤영선의 월드컵과 한결 같은 꿈

스포탈코리아 제공 / 입력 : 2018.07.27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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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성남] 한재현 기자= 대한민국의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이 끝난 지 한 달 째 되어 간다. 아쉬움은 크지만 희망도 봤다. 성남FC 수비 리더이자 독일전 기대 이상 경기력을 보여줬던 윤영선(30)에게도 마찬가지다.

대표팀 수비는 월드컵 직전부터 불안했고, 실수까지 터져나오면서 뭇매를 맞았다. 스웨덴과 멕시코에 연패 후 강력한 우승후보 독일을 만났으니 우려는 더 했다.


그 위기 속에서 윤영선이 등장했다. 신태용 감독은 수비에 다소 변화를 줬고, 흔들린 장현수(FC 도쿄) 자리에 윤영선을 선발로 내세웠다. 그는 부담이 큰 독일전에서 첫 월드컵을 치르는 부담감이 앞을 가로 막았지만,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와 함께 중앙 수비를 잘 책임지며 2-0 승리에 밑바탕이 됐다.

조현우(대구FC)와 이용(전북 현대) 빛에 가렸지만, 윤영선은 독일전 무실점 수비로 잊지 못할 월드컵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16강 진출 실패로 러시아에서 인연은 끊겼지만, 그의 월드컵을 향한 의지는 다시 시작됐다.

-월드컵 갔다 온 이후 달라진 점 있다면?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잠시나마 알아주다가 잠깐 반짝였던 것 같다. 월드컵 분위기가 이어지면 좋을 텐데.

-가족들이 많이 좋아했을 것 같다.

독일전 뛰기 전 우리 가족 생각하면서 뛰었다. 자랑스러운 남편과 아빠가 되기 위해 약속했다. 아이들이 많이 좋아했다. 초등학교 다니는 첫째는 주위 친구들이 많이 물어보더라. 둘째, 셋째 유치원에 데려다 주면 경기 잘 봤다고 인사도 많이 받는다.

-성남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는지?

여유가 좀 더 생겼다. 그거 하나는 큰 차이다. 리그를 치르면서 도움되는 것 같다. 팀원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경험적인 면에서 큰 것 같다.

-성남 젊은 선수들이 월드컵 이후 많이 물어보던가?

처음에는 많이 물어보더라. 지금은 아니지만. 특히, 독일전 어땠는지 많이 궁금해 했다. 독일 선수들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선수가 아닌 팬으로서 물어보는 것 같았다(웃음).

신태용 감독의 독일전 선발 통보 “긴장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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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전 선발 확정 순간을 떠올린다면?

출전은 경기 이틀 전에 알았다. 버스에서 내려 운동장 가는 길에 신태용 감독님께서 ‘긴장되냐’라고 물었다. 그렇다고 하니 선발로 출전을 말씀해주셨다. 긴장되면서 부담스러웠다. 수비에서 실수도 나와 여론이 안 좋았기에 부담감을 이겨낼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러나 16강행 희망이 있었고, 최선을 다하려는 마음을 가졌다. 최강 독일이었기에 잃을 것도 없었다. 월드컵이 아닌 한 경기라 생각하고 준비했다.

-독일전 선발은 예상 외였다. 조금 늦은 감도 있고

이번 대회에 못 뛸 거라 생각했다. 수비수는 고정 멤버였고, 전술적 변화를 주기 힘든 포지션이다. 보고 좋은 경험을 하고 돌아가려 했다. 독일전 기대 이상 활약이라는데 매우 좋게 봐주셔서 감사했다.

-월드컵이 처음이라 긴장감이 컸을 텐데?

입장하는 순간 전율이 돋더라. 많은 한국 팬들이 찾아와주셔서 편안하게 했다. 큰 경기에 긴장을 덜 하는 편이다. 늘 하던 대로 플레이가 나온 것 같다.

-우승후보 독일을 상대로 선전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감 생긴 듯 한데?

영권이 스타일을 알았다. 말을 서로 많이 했었다. 서로 위치 선정에 있어 많은 도움을 받았다. (현수가 중원에서 많이 뛰며, 수비 커버를 잘해줬다. 현우가 선방해서 자신감도 붙었다. 전반을 마치니 더 끈끈함이 생겼다. 나도 모르게 볼 터치 했을 때부터 잘 될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 충분히 버틸 거라 생각했다. 서로 다 같은 마음이었다.

당연히 이겼기에 16강에 갈 줄 알았다. 끝나고 멕시코전 0-3 패배 소식 들으니까 많이 아쉬웠다. 속상했다. 눈물이 났다. 최선을 다했는데 좀 따라주지 않아서 아쉬웠다.

-독일을 직접 상대해 본 소감을 말하자면?

굉장히 강했다. 전 포지션 모두 유명한 선수들이다. 수비적으로 했기에 상대에 뒷 공간을 많이 내주지 않았다. 베르너는 뒷 공간을 파고 드는 스타일이라 신경 썼다.

-스스로 월드컵서 활약을 평가하자면?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무대를 경험했기에 좋은 추억이었다. 다음에 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여전히 꿈은 있다. 이번 경험은 자랑스럽다. 좀 더 즐기고 싶었기에 독일전 끝나고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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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전에서 성남팬과 좋은 추억도 있었다

최종 명단 발탁되고 나서 성남 팬 한 분이 독일전에 온다고 들었다. 우연이 잘 맞아서 좋은 느낌을 받았다. 경기 전 워밍업 하는데 나와 성남 응원 걸개가 걸려져 있었다. 힘을 많이 받았다. 경기 후 끝나고 인사했다. 이후 구단을 통해 그 분께 유니폼 선물을 드리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응원 걸개를 주신다고 하더라. 집에 잘 보관 하고 있다. 먼 지 오기 쉽지 않은데도 좋은 추억을 주셨기에 잊지 못할 추억이다.

윤영선은 현재 성남으로 돌아와 팀을 K리그2 선두로 이끌고 있다. 성남은 이전과 다르게 다시 치고 올라와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젊은 선수들로 크게 바뀌었다. 윤영선의 어깨는 무겁지만, 월드컵을 통해 얻은 자신감과 여유는 성남 K리그1 승격행에 큰 힘이 되고 있다.

-군 복무 후 돌아온 성남은 이전과 다르게 많이 바뀌었는데?

굉장히 낯설었다. 내가 알고 있는 성남이 아니었다. 코칭스태프를 비롯한 선수들 구단 직원도 많이 바뀌었다. 친정팀이면 편안한 느낌을 받아야 하는데 걱정했다. 남기일 감독님께서 많이 배려 해주셨다. 선수들이 어리다 보니 일부러 다가가려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현재 흐름을 잘 유지하면, 승격 가능성이 큰데?

승격은 자신 있다. 8월까지 이 기세를 이어가면 좋은 결과를 기대 한다. 팀이 어린 선수들이 많지만 끈끈함이 있다. 서로 위로하고 칭찬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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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일 감독은 월드컵 전 윤영선에게 “큰 장점은 흔들리지 않는다. 항상 한결 같은 선수다. 본인이 해야 할 몫을 해낸다. 한국 축구에 기여할 선수다”라며 기대했고, 독일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를 본 윤영선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그의 월드컵 꿈도 다시 불타올랐다.

-남기일 감독이 한결 같은 선수라 칭찬했는데?

스스로 꾸준함을 유지하는 것 같다. 수비는 최대한 실수를 많이 줄여야 한다. 패스 하나 하더라도 실수가 없어야 한다. 감독님 말씀 듣고 생각했는데, 나한테 그런 점이 있었구나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실지 몰랐다. 한결 같은 게 쉽지 않다.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4년 뒤에는 욕심 나지 않나?

다음 월드컵을 가고 싶다. 9월부터 A매치가 있는데 한 단계씩 밟아가면 좋은 기회가 올 것이다. 꾸준한 모습이 필요하다. 소속팀 활약이 중요하다.

-앞으로 윤영선의 축구 인생에서 꿈은?

이제 시작이라 생각한다. 수비수는 30세에 전성기라 말씀하시는데, 이제 눈을 뜬 것 같다. 축구 자체를 늦게까지 즐기며, 꿈을 향해 달려가고 싶다.

사진=한재현 기자, 성남FC,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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